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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책]'음식의 제국', '장칭', '통세계사' 외


다사다난했던 올해도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도서출판몰 다산몰(www.dasanmall.co.kr)에서 각 분야마다 '올해의 책'을 선정, 총 결산했다. 다음은 역사 분야 '올해의 책'이다.

◆음식은 인류 문명과 늘 함께 해 왔다-음식의 제국

음식은 단순히 생존을 가능하게 하는 최소단위가 아니다. 음식은 경제적이고, 정치적이며, 사회적이고, 미학적인 매체이다. 따라서 음식은 문명의 뼈대가 되는 필요충분조건이다.

'음식의 제국'(알에이치코리아)은 인류가 땅에서 기르고 사냥하고 교역해온 '먹을거리'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지난 1만3천년간 음식이 인간의 운명을 지배해온 과정을 생생하게 서술한 연대기이다.

농업, 기후, 환경문제를 중점 연구하는 미국의 저명한 농경학자 에번 프레이저와 저널리스트이자 '임프로퍼 보스터니언'의 편집장인 앤드루 리마스가 '음식이 지배하는 제국의 노예'로 살아온 것이나 다름없는 인류의 문명사를 흥미진진한 타임슬립을 통해 새롭게 그려냈다.

저자들은 현재 전 세계 식량난이 일촉즉발의 상황임을 경고하며, 막강한 식품 강대국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중국을 그 화두로 제시하여 현재의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한다.

특히 저자들은 인류의 흥망성쇠가 반복되는 가운데 19세기 파멸적 식민지 정책은 세계의 절반을 빈곤 상태로 몰아넣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그 후유증은 21세기가 지금에도 회복되지 못해 아프리카의 일부 국가들은 '음식'조차 구하지 못해 죽어가는 경우가 발생한다. 또한 이 책은 기후 변화, 연료비 상승, 한계에 다다른 농경지 등의 문제에 봉착한 21세기 '음식의 제국'을 진단한다.

아울러 저자들은 인류가 직면한 식량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음식의 제국'을 통해 인류의 내일을 담보하는 생태공동체에 대한 대안적 문제제기를 한다.

◆정치적 마녀의 초상-장칭

1980년 11월에 시작된 일명 '4인방 재판'에서 피고석에 선 마오쩌둥의 미망인은 이렇게 자신을 기소한 검찰과 공산당 지도부를 향해 당당하게 거침없는 비난을 쏟아내며 재판부를 곤경에 빠뜨렸다.

20세기 중국 현대사에 가장 큰 비극을 꼽자면 바로 '문화대혁명'이다. 집권세력의 잘못된 판단으로 수천만의 목숨이 사라지고 중국 역사의 시계바늘이 수 십년간 퇴보된 사건으로 아직도 중국은 '문화대혁명'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화대혁명 끝난 뒤 중국 공산당은 점진적 시장개혁 정책을 추진해 나가면서 과거 권력자 마오의 존재를 탈색해 나간다.

특히 중국 공산당은 체제 유지와 마오의 과오를 덮기 위해 당시 4인방 세력들에게 정치적 책임을 묻고 마오의 아내인 장칭을 '마오쩌둥을 타락하게 만든 주범'으로 격하시킨다.

하지만 장칭이란 인물이 처음부터 탐욕과 권력욕이 눈이 먼 인물은 아니었다. '장칭'(교양인)은 중국 현대사의 암흑기 '문화혁명'의 주역 장칭의 삶을 재조명하는 전기이다.

오랫동안 중국 현대사와 중국공산당 정치를 연구해 온 저자 로스 테릴은 '영웅 마오쩌둥을 타락시킨 창녀', '사악한 여자'라는 오명에 가려진 장칭의 본 모습을 생생하게 되살려낸다.

장칭은 타고난 여성적 매력과 무대 위에서 갈고 닦은 연기력, 활화산 같은 열정, 힘의 균형을 가늠하고 조정하는 정치적 능력을 갖춘 인물임에 동시에 정적을 제거하는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냉혹함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요소가 더해져 장칭은 중국 공산주의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냉혹한 여성 정치가로 등장하게 됐다.

그의 인생은 1991년 5월14일 77살의 나이에 스스로 목을 매 자살하기까지 질곡의 역사였다.

이 책은 장칭이란 한 여성 정치가의 일생 뿐만 아니라 마오쩌둥이 통치하는 동안 중국을 움직인 정치 메커니즘에 대해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중국을 알고 싶은 이들에게는 매우 훌륭한 필독서라고 할 수 있다.

◆외우지말고 읽기만 해-통세계사

'통세계사'(다산에듀)는 국사, 동양사, 서양사의 3개의 흐름을 한손에 잡히게 하는 역사교양서이다.

광개토대왕과 알레산더 대왕 가운데 누가 먼저 태어났는가?라는 질문에 우리 청소년들은 쉽게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이는 국사와 서양사를 따로 학습했기 때문에 생긴 폐해라고 할 수 있다. 한 쪽의 역사를 다른쪽의 역사에 연결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동시대에 동서양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감을 못잡는다는 것은 효율적인 학습을 하지 못했다는 반증이 된다.

국사와 서양사를 따로 배운다면 동서양이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고 역사가 한줄기로 흐르고 있다는 것을 감지 못하게 된다. 이책은 특정한 사관을 내세우지 않는 객관화된 진실이 특징이다.

사관의 위험성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대로 이야기 하는 것이다. 친일사관, 중국사관, 서양사관 등은 우리 입장에서는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은 세계사에서 잘 다루어지지 않는 이슬람, 중동, 남아메리카 등의 이야기까지 다루고 있어 역사적 지평을 넓혀준다. 역사를 아버지가 아이에게 들려주듯 서술해 편안하고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다. 역사는 딱딱하고 재미없다는 인식을 벗기고 역사를 좀더 친근감 있게 접근하게 해 준다.

하지만 이책은 청소년이나 학습서로 제한 된 것이 아니다. 일반인을 위한 교양서적으로도 손색이 없다. 1권 인류탄생에서 중세 시대까지, 2권 중세이후부터 현대까지를 통(通)하면 역사가 손에 잡히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사건을 민족이란 키워드로 소개-지도로 보는 세계민족의 역사

가령 체첸 민족이 러시아에 테러공격을 하는 이유나 3천만 명 쿠르드 민족은 왜 나라가 없는가 등에 대해 지도를 곁들여 일목요연하게 해설하고 있다.

이 책에는 영국이 바로 옆에도 식민지를 두었다는 사실과 조로아스터교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등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도 들려준다.

전 세계에 존재하는 민족들의 특성을 소개하고 지정학적 위치에 대해 고찰하고 있어 통해 세계를 읽는 안목을 키우는데 큰 도움을 준다.

이 책을 집필한 21세기 연구회는 역사학, 문화인류학, 고고학, 종교학, 생활문화사학 연구자 9명이 설립한 국제문화연구회이다.

이들은 21세기 100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연구하고 있다. 국가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지구촌의 공동과제를 테마로 삼아 세계시민의 자각과 시각을 기르는게 목표인 연구집단이다. 이 책은 민족과 언어, 민족과 종교, 민족의 이동, 토착민족과 소수민족 등의 순서로 돼 있다.

특히 마지막 7장 지구촌 에너지 전쟁은 에너지 전쟁에 뛰어든 열강들의 욕심과 석유 이권을 둘러싼 분쟁의 역사를 명쾌하게 분석하고 있다.

◆고대 현대까지 시대정신 조명-역사고전강의

시대정신이란 한 시대의 문화적 소산에 공통되는 인간의 정식적 태도나 양식 이념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는 물론 사전적 해석이다. 이 말은 독일의 J.G.헤르더가 처음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시대정신을 가장 부각한 학자는 헤겔이다.

'역사고전강의'(라티오)는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의 정신을 탐구하고 있다. 서양의 정치체제와 국제관계 흐름을 추적하며 그 행위자들인 역사적 인간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역사 고전 공부를 통해 참다운 인문인이 돼 역사발전에 동참하는 사람이 늘어나길 바라는 바람으로 이책을 썼다고 한다. 철학자 강유원씨가 인문 고전강의에 이어 쓴 이 책은 인문학에서 가장 공부를 먼저 해야할 부문은 역사학이라는 저자의 철학이 반영된 책이다.

강유원 씨는 역사를 움직이는 힘과 사회의 원천적 모습에 깊이 성찰하고 있다. 역동적 상호작용에 대한 역사적 통찰이 있어야만 인문학 공부가 제대로 될 수 있다는 저자의 분석은 인문학이 홀대받는 시대에서 곰곰히 생각해 봐야할 대목이다.

이 책은 고대지중해 세계와 폴리스 시대부터 1,2차 세계대전과 전 지구적 자본주의 체제에 이르기까지의 역사적 과정을 총정리한 지상 강의록이기도 하다.

차례에서 대강을 읽어 책 전체 내용을 개관하고 본문으로 들어가는 구성은 독서의 맥을 짚어내는 데 도움을 준다.

좋은 책의 발견-북스커버리 CBC뉴스 유수환 press@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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