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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1등 된 삼성 '시장주도자'로 거듭나야


[삼성폰 왜 강한가-4(끝)] 아직 시장 주도권 쥐지는 못 해

삼성전자가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안정적인 1위에 올라섰다. 스마트폰 분야에서 애플을 제쳤고, 애플과의 격차는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일반폰까지 합친 시장에서도 14년 동안 1위를 유지했던 노키아마저 제치고 사업 진출 23년 만에 처음으로 1위에 올라섰다. 이런 성과는 특히 '아이폰 쓰나미'에 떠밀려 큰 위기에 몰렸다가 극적으로 반전시킨 것이어서 더 주목된다. 아직까지 '아이폰 쓰나미'에서 확실하게 살아 돌아온 경쟁 휴대폰 글로벌 기업은 삼성 외에 거의 없다. 아이뉴스24는 사지에서 돌아와 세계 최강으로 자리매김한 삼성전자의 저력이 무엇인지를 긴급진단해보는 시리즈를 4회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주]

[삼성폰 왜 강한가-4] 아직 시장 주도권 쥐지는 못 해

어느 시장에서나 그렇듯 휴대폰 시장에서도 '영원한 1위'라는 것은 없다. 모토로라, 노키아 등의 사례를 봐도 그렇다. 문제는 그 기간을 얼마나 길게 갈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이제 막 1위 자리에 오른 삼성전자의 숙제 또한 그것이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는 재역전이 가능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애플이 어떤 혁신을 선보이느냐에 따라 시장이 다시 출렁일 수도 있다. 곧 나올 것으로 보이는 아이폰5가 얼마나 큰 돌풍을 불러 일으킬지 여부가 당장의 관건이다.

모토로라를 사들인 구글도 변수다. 구글은 애플과 함께 IT 시장의 혁신을 주도하는 강력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통해 제휴한 삼성의 우군이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구글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중국 기업들의 발빠른 추격도 염려해야한다. 화웨이, ZTE 등 중국 기업들은 정부 지원과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선발주자들을 빠르게 뒤쫓고 있다. ZTE의 경우 이미 LG전자의 휴대폰 점유율을 훌쩍 넘을 정도로 기세 등등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그래서 삼성전자가 추구해온 '빠른 추격자' 전략이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본다. 이미 1위이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는 시장 주도 전략이 필요할 때다.

누가 스마트폰 시장 '게임의 룰'을 주도하느냐가 관건이고, 이를 놓고 혈투는 계속될 것이다.

◆'메이드 인 차이나'의 맹추격

싸구려 제품 취급을 받던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가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무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그동안 저가의 피처폰으로 매출을 올려왔지만 최근에는 기술력으로 승부한 제품들을 선보이며 글로벌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1월 열린 CES에서 화웨이는 6.68mm의 초박형 스마트폰을 공개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ZTE도 국내 업체들이 내놓은 제품들과 견줄만한 쿼드코어 스마트폰과 LTE폰을 공개했다.

성장세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세계 휴대폰 시장점유율에서 ZTE는 4.4%를 기록하며 LG전자를 넘어 4위를 차지했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에서는 800만대(5.2%)를 차지하며 전분기 대비 300%의 증가율을 보였다.

화웨이는 스마트폰 분야에서 글로벌 '톱3'에 들겠다는 목표로 전력질주하고 있다. 화웨이는 올해 자사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3배가량 증가한 6천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6억대 가량으로 예상되는 올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약 10%를 차지하는 수치다.

중국 기업이 이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부의 지원과 구매력이 막강한 내수 시장 등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정책적으로 중국 시장에 맞는 독자 표준을 키워 업체들의 기술력을 발달시켰다. 정부의 지원으로 채택된 TD-LTE, CMMB(디지털방송) 등 중국 독자 표준은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을 키우는 바탕이 됐다. 또 핵심 기술 분야는 기술력을 키우기 위해 정부가 직접 투자해 운영한다.

막강한 내수 시장도 빠른 성장에 한 몫 한다. 중국은 세계 인구의 1/5에 달하는 13억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내수시장만 공략해도 엄청난 판매고를 올릴 수 있다.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기술수준은 높아지고 가격은 낮아지게 된다.

삼성도 이런 상황을 인정하고 있다. "중국 업체가 10년 전 우리가 했던 일을 그대로 따라 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발전 속도가 무섭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월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2'에서 밝힌 소감이다.

거세지는 대륙의 바람에 세계 1위 삼성전자도 마음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제 2의 아이폰 쓰나미'를 경계하라

삼성전자는 '혁신 기업'이라기 보다 '잘 짜여진 제조 기업'이다. 지난 3년간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초기 시장에서 대응이 늦었던 만큼 열심히 제품을 만들었다. 단순히 잘 나가는 제품을 베끼기만을 했다면 오늘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로아컨설팅 김진영 대표는 "패스트팔로워 전략이 없었더라면 삼성전자는 1등이 되진 못했을 것이다. 그 방식이 창의적이었기에 의미있다"면서 "하지만 앞으로 계속 '팔로워'만 될 수 없는 만큼 미래에 대한 철저한 준비와 고민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자체 플랫폼이 약하다는 점, 소비자에게 제품 철학을 전달하지 못한다는 한계 등이 앞으로 성장을 발목 잡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 동안 삼성전자가 뛰어난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안드로이드 시스템과 함께 성장해왔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 부품 협력사와 이통사라는 협력군의 지원이 뒷받침했다.

하지만 타사 플랫폼을 통한 성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구글은 모토로라를 인수했으며, 언제든지 삼성전자의 강력한 경쟁자로 나설 수 있다. 최근 리서치인모션(RIM) 인수설은 삼성전자가 '플랫폼 경쟁력이 없다'는 전제 하에 흘러나오고 있다.

게다가 그 동안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은 이런 것'이라는 제품 철학을 소비자들에게 제시하진 못했다. 때마다 최신 스마트폰을 만들어 팔기에 바빴다. 최근 '인간 중심의 스마트폰'이라는 컨셉을 제시했지만 시작에 불과하다.

반면 애플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완벽히 결합된 자체 에코시스템 아래 성장해왔다. 게다가 애플은 과거에 상상하기 어려웠던 혁신적 기능, 디자인,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아이폰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이에 따라 올해 출시되는 후속 아이폰이 삼성전자의 앞 날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애플 아이폰이 돌풍을 일으킨 다는 가정 하에 삼성전자가 허망한 1위의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반대로 계속 시장을 장악할 것인지 미래를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갤럭시S부터 쌓아온 삼성전자의 브랜드 경쟁력이 어느 정도인지 잴 수 있는 척도도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5가 앞으로의 휴대폰 시장 구조를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상황을 양사도 인지하고 차기작에 대한 큰 부담을 안고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기덕 수석연구원은 "지금은 누가 게임의 룰을 바꾸느냐가 문제 이며 스스로가 그 룰을 바꾸지 않으면 다른 기업이 언제든지 주도기업의 위치에 오를 수 있다"며 "다른 방식으로 어떻게 시장을 만들 수 있는지, 지금 1등이 된 시점에서 고민해 길을 만들어야하는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특별취재팀: 김현주, 박웅서, 백나영기자

/특별취재팀 digita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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