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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입 하나에 월드베스트SW 프로젝트 '흔들'


지경위 강용석 의원 'WBS 프로젝트' 특정 컨소시엄 지원금 전액 삭감 주도

[정수남기자] '정부의 야심작도 국회의원 입 하나에...'

지난 2010년 2월 정부가 세계적인 SW기업을 육성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월드베스트소프트웨어(WBS) 프로젝트'가 올들어 크게 흔들리면서 사업의 실효성까지 보장받을 수 없게 됐다. WBS는 국내 소프트웨어(SW)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가 추진중인 프로젝트로 오는 2012년까지 모두 1조원이 투입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사업을 주관하는 지식경제부가 지난 8월 사업 예산을 80% 삭감, 2천억원으로 줄인데 이어 8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가 안철수연구소 컨소시엄의 보안 관련 예산을 모두 삭감키로 하면서 그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WBS의 삭감된 총 예산은 2천240억원으로 내년에만 1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지경부는 지난 2010년 1차 사업으로 7개 과제를 선정, 모두 260억원을 지원했고 올해는 2차 사업(5개 과제)에 440억원을 올 연말까지 지원할 방침이다. 또 올해 말까지 확정할 3차 사업(10~12개 과제)에는 440억원을 책정했다고 지경부 측은 설명했다.

◆지경부도 강용석 의원 주장에 동조

하지만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와 지경부가 사전에 교감이라도 하듯 이들 과제의 일부를 가로 막았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SW업체 한 관계자는 "지난 8일 국회 지경위는 1차 사업에 선정된 안철수 연구소의 '모바일 악성프로그램 방지·방어솔루션 개발 사업'의 내년 예산 14억원을 전액 삭감했다"고 말했다.

이는 지경위 소속인 강용석 의원(무소속)이 안 연구소의 기술력이 충분치 않고 연도별 예산률도 저조하다고 지적한데 따른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주장했다.

또 지경부는 8일 지경위 예산결산소위에서 안 연구소 관련 예산을 삭감해도 된다면서 강 의원 주장에 동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WBS 1차 프로젝트 7개 가운데 하나인 안 연구소 사업은 중소기업 2곳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이 컨소시엄에 참가하고 있다.

올해 안 연구소는 개발 사업에 작년과 비슷한 27억원을 배정 받았으며, 당초 지경부는 안 연구소 사업에만 108억원의 예산을 할당한 바 있다.

지경부 산하 기관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지난 9월 안 연구소 개발사업에 대해 '과제 계속수행' 결정을 내렸으나, 점검 한달도 채 안 돼 최근 안 연구소 개발사업에 대해 특별점검에 들어갔다.

현재 안 연구소 프로젝트에 대해 평가관리원은 특별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는 강용석 의원이 지경부 측에 수 차례 공문과 함께 보좌관을 보내는 등 지경부에 압력을 가한데 따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이에 대해 양정식 지경부 WBS 프로젝트 담당 사무관은 "평가관리원은 일년에 한번 국가 프로젝트 수행실적을 점거하고 있다"면서 "관리원은 특이사항이 발생하거나 중간 진도 점검 차원에서 특별 점검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담당자가 아니라 정치권의 외압 관련 공문을 보지 못했다"면서도 "이번 예산 삭감은 일부에 국한된 것으로 지경부는 WBS 프로젝트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실제 지경부는 1차 WBS 사업에 240억원, 2차 사업에 210억원, 3차사업에 400억원을 각각 책정했다.

◆지경부-지경위 결정은 "SW 사업에 대한 희망을 꺽는 일"

업계 관계자는 "이번 지경위와 지경부 결정은 국내 SW 사업에 대한 희망을 꺽는 일"이라며 "안 연구소의 모바일 솔루션 개발사업은 컴퓨터와는 달리 글로벌 기업들과 출발점이 비슷해 조금만 더 연구하면 우리 SW 기업들이 모바일 관련 솔루션의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W업계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중기에는 SW 기술력 제고를, 국가에는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WBS 사업을 마련해 추진했다"면서 "정부가 정치적인 놀음에 야합하면서 건전한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안 연구소 측은 "정부 예산이 없으면, 연구소 단독으로라도 개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들 프로젝트가 국내 SW 산업 경쟁력 제고는 물론, 일자리 창출, 이공계 기피 현상 완화 등 선적인 효과가 많은 만큼 국회와 정부가 합리적인 판단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안 연구소 측은 이어 "WBS 프로젝트 가운데 임베디드 등 다른 사업보다 모바일 분야는 단기간에 사업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경위는 9일 오후 2시 전체회의를 다시 열고 안연구소 예산 삭감에 대해 재논의할 예정이다.

정수남기자 perec@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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