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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요금제 손본다


'추락하는 ARPU'에 요금인상 배제 못해

[강은성기자] 통신 3사가 하반기에 요금을 재조정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동통신 가입자들의 월평균 지불 금액이 지난 해부터 꾸준히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KT와 SK텔레콤은 하반기에 요금제도 개편을 위한 전반적인 검토에 돌입한다. LG유플러스도 LTE 전용 요금제 마련과 함께 현행 스마트폰 요금제에 대한 개편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요금제 개편추진은 추락하는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을 예년 수준으로 회복시키기 위한 것이다. 가입자 입장에서는 통신요금이 올라간다는 의미가 된다.

SK텔레콤이 기본료 1천원을 내리기는 했지만 아직도 추가 요금인하 압박이 거센 상황이다. 그러나 통신사들이 요금제 개편을 빌미로 요금 인상을 추진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사고 있어 눈여겨 볼 대목이다.

◆2분기 3사 ARPU, 3~7%까지 추락

통신 3사는 최근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도 하락하는 ARPU 추세를 그대로 보여줬다.

가입자가 가장 많은 SK텔레콤의 경우 2분기 청구기준(가입비 및 접속료 제외) ARPU가 3만3천592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0년 같은기간의 3만4천695원에 비해 3% 이상 줄어든 금액이다.

통상 ARPU의 경우 분기 대비 혹은 전년 동기대비 1% 안팎의 소폭의 등락만을 거듭한다는 점에 비해볼때 SK텔레콤의 2분기 ARPU 추락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는 KT나 LG유플러스가 더 심각하다.

KT의 2분기 ARPU는 3만178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줄었고 LG유플러스는 2만5천462원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7.6% 하락했다.

이처럼 가입자가 통신사에 내는 '청구기준 ARPU'는 스마트폰이 출시된 지난 2010년부터 소폭이나마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늘면서 통신3사가 신규 가입자 유치를 위해 지급하는 '보조금'은 줄일 수 있었지만 이를 '매출할인' 즉 할인요금제로 깎아주고 있기 때문에 ARPU가 줄어드는 것이다.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 안승윤 경영전략실장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 ARPU에 비해 상승하긴 했지만 여전히 하락세라는 점이 문제"라면서 "스마트폰 가입자들이 대부분 할인요금제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KT CFO 김연학 전무도 컨퍼런스콜을 통해 "스마트폰 가입자 ARPU는 일반 휴대폰 ARPU보다 높은 것이 사실인데 할인요금제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ARPU는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전무는 또 "KT의 경우 아이폰4와 같은 프리미엄 스마트폰도 많이 팔렸지만 지난해와 비교하자면 아이폰4보다는 그보다 약간 판매가가 낮은 보급형 스마트폰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ARPU가 다소 낮아진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 CFO 성기섭 전무 역시 "스마트폰 가입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고 있고 ARPU도 1분기보다는 늘어났지만 평년 수준보다는 낮다"고 인정했다.

◆스마트폰 요금제 할인율 줄일 수도

추락하는 ARPU를 개선하기 위해 통신 3사는 하반기에 집중 보완 전략을 세울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ARPU의 추락이 회사 주요 경영 및 투자 지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회복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것.

극단적인 방법으로 통신 3사는 현재의 스마트폰 '요금할인' 제도 자체를 손 볼 수도 있다.

SK텔레콤 안승윤 실장은 "장기적으로는 할인요금제 가입자 비중도 낮춰가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의 경우 9월부터 기본료 1천원 인하를 하면서 '모듈형 요금제' 등을 시행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가입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모듈형 요금제란 음성통화, 문자, 데이터 등의 월제공량을 자신의 이용 패턴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요금제다.

SK텔레콤은 모듈형 요금제 이용자들의 경우 스마트폰 단말기 할인 비중을 다르게 적용해 '할인요금제 가입자 비중을 낮추는' 방법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LG유플러스 역시 마찬가지.

이 회사 성기섭 전무도 "일단 LG유플러스는 스마트폰 가입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하반기에 스마트폰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ARPU는 상승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 가입자들이 대부분 할인요금제 고객이기 때문에 ARPU 개선을 위해서라도 곧 내놓게 될 LTE 전용 요금제에서는 다른 형태의 요금제가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T 김연학 전무는 보다 강경하게 요금제 개편에 대한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컨퍼런스콜에서 "KT의 요금제가 합리적인지 검토하고 있다"면서 "제 값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전무는 또 "가입자도 늘고, 무선 데이터 트래픽도 늘어나는데 가입자평균매출(ARPU)은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KT가 지나치게 많은 중복 할인을 제공하거나 혹은 할인폭이 너무 큰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KT의 무선 부문은 가입자가 100만명 가까이 늘었고, 데이터 트래픽은 10배가 늘어났는데 ARPU가 줄어든다는 것은 결국 요금 구조가 비정상적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

김 전무는 "요금체계 전반을 개편할 수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늘어난 가입자와 트래픽을 매출에 100% 반영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ARPU가) 보다 합리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를 보일 수 있도록 요금제 개편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통신 3사가 이처럼 하반기에 스마트폰 정액 요금제를 '손 보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면서 자칫 요금이 인상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적지 않다.

증권가 관계자는 "ARPU란 곧 가입자가 해당 통신사에 매월 내는 실질 비용의 평균을 말한다"면서 "이 ARPU를 올리겠다는 것은 갑자기 고액 가입자가 대폭 늘어나거나 아니면 전체 가입자들이 내는 비용 자체를 올리겠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초당과금제, 기본료 인하 등으로 ARPU 하락 요인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스마트폰 '정액요금 할인제'가 마치 부메랑처럼 통신사들의 ARPU를 하락시키고 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통신사들은 결국 할인율을 줄이거나 중복할인을 없애는 등의 방법으로 ARPU를 끌어올릴 수 밖에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할인을 덜 받게 되면 소비자가 부담하는 월별요금은 그만큼 높아진다는 얘기. 대신 약정할인 기간을 줄인다거나 요금할인 대신 초기 보조금을 좀 더 지급하는 방향으로 ARPU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는 "결국 '조삼모사'의 방법이지만 ARPU가 중요 투자 지표인만큼 통신 3사는 이를 개선하지 않을 수 없는 형국"이라고 전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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