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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태블릿 시대, 미디어 혁명은 계속된다


[김익현기자] 지난 2월 루퍼트 머독이 '더 데일리(The Daily)'란 신문을 창간했다. 세계 최대 미디어 재벌인 머독에게 신문 하나 창간하는 건 새삼스러울 건 없다. 고급지부터 대중지까지 엄청난 미디어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데일리'는 창간 전부터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다. 아이패드 전용 신문으로 내놓겠다고 선언한 때문이다. 전통 매체 시대의 제왕인 머독이 어떤 그림을 내놓을 지에 많은 관심들이 쏠렸다.

'더 데일리'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역시 머독답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인쇄신문 마인드에서 탈피하지 못했다"는 혹평도 만만치 않았다.

엇갈린 반응에도 불구하고 '더 데일리'가 던진 메시지는 적지 않았다. 미디어 생태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는 메시지. '혁신 없는 매체는 살아남기 힘들 것'이란 메시지. 2011년 세계 미디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화두다.

◆아이뉴스24 11년, 도전과 혁신의 역사

미디어는 늘 기술혁신의 한 가운데 놓여 있었다. 지금은 올드미디어로 분류되는 매체들 역시 기술 혁신의 결과물이었다. 신문이나 방송 모두 처음 등장할 땐 최첨단 뉴미디어였다.

아이뉴스24가 처음 발을 내딛던 지난 2000년의 화두는 '독립형 인터넷신문'이었다. 아이뉴스24를 비롯해 오마이뉴스, 머니투데이, 이데일리 등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언론의 기존 패러다임을 뒤흔들었다. 그 때까지 생각도 못했던 '실시간 저널리즘'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은 달라진 저널리즘 환경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사건 발생과 동시에 뉴스가 쏟아진 때문이다. "보도자료 보내고 돌아서니 기사가 떴더라"며 당혹스런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인터넷신문들이 혁명의 주역으로 떠오른 것은 '실시간 저널리즘'이란 외형 때문만은 아니었다. 수시로 굵직한 특종들을 쏟아내면서 '빠르면서 정확하고 깊이 있는 보도'를 선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이뉴스24 역시 2000년 출범과 동시에 남북 IT 교류를 비롯한 특종들을 연이어 쏟아냈다. 2000년 4월10일. 분단 이후 처음으로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다는 발표가 있기 하루 전날 '남북 정보통신 협력 추진'이란 대특종을 낚았다. 그 후 이 기사는 박지원 장관의 남북 정상회담 공식 발표 이후 '남북 통신협력 급물살 탄다'로 제목이 바뀌면서 한 발 앞서나갔다. 그야말로 절묘한 시점이었던 것이다.

초기 아이뉴스24를 지탱해 준 대특종은 이 뿐이 아니었다. 데이콤의 한국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들어와 있는 일부 서버가 해커들의 경유지로 사용되고 있다는 기사를 비롯해 남북간 인터넷전화가 가능하다는 소식들 역시 아이뉴스24가 초기에 일궈낸 특종들이다.

특히 아이뉴스24는 2003년 전국을 강타했던 1.25 인터넷 대란을 비롯한 각종 사안들을 신속하고 깊이 있게 파헤치면서 독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또 오픈소스 브라우저인 파이어폭스가 막 각광을 받을 무렵 국내 언론 최초로 개발자인 블레이크 로스를 인터뷰 해 독자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미디어 환경 격변…변화의 기로에

영광의 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아이뉴스24를 비롯한 인터넷신문들이 막 전성기를 구가하려던 무렵, 미디어 시장에는 또 다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었다. 바로 블로그와 포털이었다.

지난 2004, 2005년 무렵 네이버, 다음 등 포털이 인터넷 뉴스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인터넷신문들에 위기가 닥쳤다. 막강한 사용자 층을 무기로 한 포털들은 순식간에 인터넷 뉴스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가 버렸다.

하지만 더 큰 위협요인은 다른 곳에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들이 새로운 뉴스 소비 공간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 여기에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보급 확산이 겹치면서 인터넷신문들은 거대한 변신의 회오리 속으로 밀려 들어갔다.

올들어 국내 시장에선 스마트폰 가입자 1천만 명 시대가 열렸다. 지난 해 말 700만 명을 조금 넘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빠른 성장세다. 이들 중 상당수가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열람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한 뉴스 유통은 인터넷 매체들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 꼽힌다.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려도 마찬가지다. 지난 해 4분기 들어 스마트폰 출하량이 PC 출하량 수를 추월한 것.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1억대를 넘어서면서 9천200만대 수준에 머문 PC를 추월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2년 간 스마트폰 시장은 3배 가까이 늘어난 반면 PC 시장은 45% 성장에 머물렀다. 결국 뒤늦게 출발한 스마트폰이 1억대 고지를 먼저 밟으면서 주된 플랫폼으로 떠올랐다.

물론 SNS와 스마트폰은 인터넷신문들에겐 위협 요인인 동시에 기회다. 실제로 많은 인터넷 매체들이 SNS와 스마트폰, 태블릿을 결합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의 IT전문 매체인 매셔블처럼 팔로워 수만 수 백 만명에 이르는 곳도 등장했다.

◆자이트, 플립보드…'The Daily Me' 시대의 도래?

니콜라스 네그로폰테는 <디지털이다(Being Digital)>란 책을 출간하면서 '나만을 위한 신문(The Daily Me)'이란 개념을 제시했다. 네그로폰테가 처음 '나만을 위한 신문'이란 개념을 제시할 때만 해도 '몽상' 정도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이제 뉴스 유통 시장에도 '나만을 위한 신문'이 현실로 다가왔다. 아이패드용 뉴스 앱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플립보드만 봐도 알 수 있다. '일반적인 뉴스' 보다는 내가 관심을 가질만한 내용에 초점을 맞춰주고 있는 것.

플립보드는 서비스를 시작할 때 사용자가 섹션 화면 설정만 해놓으면 그 후로 편하게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구글리더기 등의 사용자 계정을 등록해놓으면 이들 사이트에 게재된 글도 잡지형태로 보기 좋게 표출해준다.

또 CNN을 비롯해 폭스, USA투데이 등 여러 미디어의 콘텐츠를 볼 수도 있다. 비즈니스나 기술분야 정보를 원하는 이용자는 플립테크(FlipTech), 플립비즈니스(FlipBusiness), 플립파이낸스(FlipFinance)를 선택하면 된다. 유용한 블로그나 특정 트위터 이용자의 글을 참고하고 싶은 이용자는 이들의 실명이나 사이트명을 등록할 수 있다.

최근 모습을 드러낸 자이트(Zeit)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간다. 기사를 읽을 때마다 "이 기사를 좋아합니까?"란 질문이 나온다. '예'라고 누르면 비슷한 유형의 기사를 더 적극적으로 표출해 주겠다는 것. 이쯤 되면 보편적인 공론보다 나만을 위한 뉴스를 읽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해도 크게 그르지 않다.

◆"혁신 없는 뉴스는 시체"

SNS와 스마트폰, 그리고 태블릿으로 대표되는 미디어 플랫폼 격변. 새로운 플랫폼을 활용한 '나만을 위한 뉴스'들의 잇단 등장. 전통 저널리즘의 영역을 위협하는 각종 SNS형 미디어의 부상. 인터넷 언론들을 위협하는 변화의 바람이다. 예전의 패러다임에만 집착할 경우 이런 변화에 쉽게 적응하기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도 있는 법. 창간 11주년을 맞는 아이뉴스24 역시 이런 변화의 바람에 적극 맞설 계획이다. SNS를 중심으로 한 소셜 바람을 잘 활용해 독자들을 직접 찾아가는 매체로 탈바꿈하려고 한다.

변화는 때론 힘든 고통이 뒤따를 수도 있다. 혁신이란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해 오던 관성에서 벗어나는 것도 간단한 작업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뉴스24의 11년 역사에 늘 혁신의 바람이 있었다고는 말하기 힘들다. 때론 혁신을 주도하기도 했지만, 또 때론 혁신의 물결을 제대로 타지 못한 적도 있었다.

이젠 뉴스 생산 못지 않게 유통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 어떤 기사를 어떻게 생산하느냐는 점 못지 않게,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유통시킬 것이냐도 무시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앉아서 기다리기 보다는, 직접 독자들을 찾아가는 방법도 연구할 필요가 있다.

아이뉴스24 역시 올해는 이런 변화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계획이다. 독자들과 함께 하고, 활발하게 소통하는 언론으로 새롭게 태어날 것이다.

전통이 부재한 뉴스는 목자 없는 양떼와 같고, 혁신이 없는 뉴스는 시체와 같기 때문이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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