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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 사기 사건의 실제는..


 

이 사건은 인터넷을 뒤흔든 스캔들이었다. 2000년 초, 전혀 가치 없는 그림 한 점이 이베이(eBay)에서 135,805달러에 판매되었다. 이는 모두 구매자들이 이 그림이 20세기의 추상화가 리차드 디벤콘(Richard DiebenKorn)의 작품일지도 모른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디벤콘의 작품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 그림과 함께 제공된 사연 역시 진실이 아니었다.

진실은 이러하다. 캘리포니아 주 새크라멘토에서 변호사로 일하는 케네스 월튼(Kenneth Walton)은 디벤콘의 것과 비슷한 사인을 날조한 그림을 사진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렸다. 또한 이 그림을 몇 년 전 중고품 판매장에서 찾아냈다는 이야기를 꾸며냈다. 최고 입찰가 가운데 일부는 진짜 미술품 구매자가 아니라, 월튼의 이베이 사업 동업자였던 켄 페터먼(Ken Fetterman)이 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역사적인 경매로 이어졌던 이 사기 행각은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 전역의 신문 1면에 폭로되기 시작했다. 월튼과 또 다른 동업자인 스콧 비치(Scott Beach)는 연방법에 따라 중범죄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받았다. 페터먼은 3년의 도피 끝에 캔자스의 프리즈비(Frisbee) 골프 토너먼트에 가던 중 마침내 체포됐다.

월튼은 새로 발간된 자신의 회고록 '사기: 위조, 거짓말, 그리고 이베이(Fake: Forgery, Lies, & eBay)'에서 이 인터넷 범죄의 진실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털어 놓았다. 와이어드 뉴스가 이 책과 온라인 범법자로서의 경험에 대해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와이어드 뉴스(이하 WN): 2000년 중반 <뉴욕타임스> 1면에 당신의 디벤콘 경매 사건이 등장한 바 있다. 당신의 이야기에 쏠린 관심의 정도가 그 시대의 징후였다고 느끼나?

케네스 월튼(이하 월튼): 그 기사는 타임스 지 1면에 3일 연속으로 실렸다. 만일 그 사건이 오늘날 벌어졌더라면 그만큼의 관심을 받을 수 있었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 스캔들은 닷컴이 붕괴하고 직후에 터졌다. 모든 이들의 주식 자산이 붕괴되고 있었고, 인터넷은 하룻밤에 복덩이에서 악마가 되었다.

이베이의 주식이 폭락하고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들도 언론의 공격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 때 내가 나타나서 이베이가 사기로 들끓는다는 의혹과 일치하는 완벽한 비화를 언론에 제공한 것이다.

WN: 이베이에는 정말 사기 행위가 만연했나? 월튼: 당시에는 내 사기 행위가 만연하고 있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이베이에서는 언제나 어느 정도의 사기가 벌어지고 있고, 지금도 그렇다.

WN: 당신의 사기 행위에 대해서 말해 보자. 당신은 중고품 판매장에서 싼 그림들을 사서 이베이에서 판매했고. 가격이 수백에서 수천달러에 호가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게 어떻게 가능했는가?

월튼: 내가 관여했던 판매 건 중 일부는 날조된 사인이 들어간 그림들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이 책의 주제다. 나는 중고품 가게나 골동품 가게에서 괜찮아 보이는 그림들을 구해 판매했고 그것으로 엄청난 이윤을 남기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WN: 가짜 디벤콘 그림의 경우, 당신은 심지어 그림에 대한 이야기 전부를 지어낼 정도로 대담했다. 어떤 효과를 바라고 그런 일을 했나?

월튼: 나는 자기가 가진 물건의 가치를 잘 모르는 순진한 판매자들을 찾고 있는 미술품 구매자들이 셀 수 없이 널렸다는 것을 알게 됐다. 디벤콘 그림에 얽힌 일화는 나를 운 나쁜 보통 사람처럼 보이도록 만들기 위해 꾸며낸 완벽한 거짓말일 뿐이다. 창고에서 그림을 발견했고, 그것이 디벤콘의 작품인 줄 모르고 사이트에 올렸으며 그림 한 구석에는 언급할 필요가 있다는 것조차 몰랐던 글씨가 써 있었다는 상황을 꾸며낸 것이다.

WN: 당신은 당신의 아이가 자전거로 그림을 들이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월튼: 그림에 구멍이 하나 있어서, 내 아이가 자전거로 그림을 들이 받았으며 테이프로 붙여서 고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내게는 아이나 자전거 따위는 있지도 않다.

WN: 당신이 썼던 수법들 중에 이베이가 엄하게 단속하거나 사람들이 더 약아졌기 때문에 더 이상 불가능한 방법이 얼마나 많은가?

월튼: 스캔들이 터진 바로 뒤 이베이는 짜고 하는 입찰을 매우 엄하게 단속했고, 판매자나 자신의 물건에 스스로 입찰하거나 아는 사람이 입찰하는 것을 훨씬 더 어렵게 만들었다. 그들은 또한 그런 사태를 단속하기 위해 매우 복잡한 소프트웨어를 설치했다. 그것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하지만 확실히 훨씬 힘들어졌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이베이는 커다란 발전을 이루게 되었다. 아마 그것은 디벤콘 스캔들 이후에 떠오른 불평들에 대한 직접적인 결과일 것이다.

WN: 당신이 한 일의 결과로 당신은 사기꾼이 되었고 변호사 면허를 잃었다. 그리고 개인적인 삶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경찰에게 붙잡혔을 때. 법이 당신에게 얼마나 가혹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놀랐나?

월튼: 짜고 하는 입찰은 캘리포니아에서는 아주 역사가 깊은 불법행위다. 벌금이 고작 100 달러 정도 밖에 안 되니까 속도위반 딱지보다도 부담감이 적다. 그래서 나는 FBI 수사관들이 나를 중범죄로 기소하길 원한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 보면 나를 궁지에 빠트린 것은 법조계와 관련된 나의 배경이었다. 여러 가지 사항들을 조사할 수 있었고, 그런 행위가 불법이 아니라는 변명거리를 생각해 낼 수 있었던 방식 말이다. 나는 양심의 소리를 듣지 않았다.

WN: 당신이 요즘 어떻게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지 들으면 많은 사람들이 놀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베이 사용자들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제작한다고. 맞나?

월트: 그게 이 이야기의 아이러니컬한 반전이다. 나는 평생 동안 이베이에서 판매 행위를 할 수 없게 되었고, 변호사 자격증도 잃었다. 앞으로 뭘 먹고 살아야할지 정말 난감했다. 그런데 내 형제 가운데 두 명이 컴퓨터 프로그래머이고, 그 직업을 정말로 좋아하더라. 그래서 나도 한 번 해보기로 결심했다.

내가 처음으로 짰던 프로그램은 이베이 수수료 계산기였다. 그리고 그때부터 일이 풀리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해머 탭(Hammer Tap)이라는 이름의 이베이 소프트웨어 회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 회사는 후에 매우 높은 실적을 올렸는데, 결국 내가 그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베이 측이 알게 되었다. 그들은 내가 회사를 팔지 않으면 고소하겠다고 협박했고 그래서 나는 결국 그 회사를 팔아 버렸다. 이 시점에서 나는 더 이상 이베이와는 관련이 없다.

WN: 어떤 사람들에게 이베이는 끊기 힘든 중독처럼 보인다. 당신은 그게 사실이라고 생각하는가?

월튼: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베이는 일종의 중독, 적어도 끊기 힘든 습관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이메일, 블로그, RSS 등 당신이 정기적으로 체크해야 하는 인터넷 상의 다른 많은 것들과 비슷하다. 이베이는 당신이 갈구하는 즉효 약을 준다. 나 자신도 완전히 거기에 빠져 들었었다.

WN: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책을 쓰는 것은 속죄의 행위가 될 수 있다. 당신에게도 이 책의 집필이 그런 의미였나? 당신의 양심을 씻어 내는 의미?

월튼: 그것을 꼭 속죄라고 부를 수 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책을 쓴다는 것은 자기 정화의 측면이 매우 강했고 개인적으로는 이제까지 일어났던 일을 매듭짓는 길이었다. 아무도 이 책을 사지 않는다 해도, 이 책은 내게 매우 좋은 경험이었다.

[와이어드=Jenn Shre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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