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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 모바일 티켓리스 '고객편의' 뒷전


 

오는 6월이면 승차권 구매 없이 휴대폰으로 고속철도(KTX)를 탈 수 있는 티켓리스(Ticket-Less)사업이 시작되지만 정부 산하 기관과 대기업의 주도권 경쟁으로 국민의 4분의3이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됐다.

고속철도 티켓리스 사업 주체인 인터내셔널패스앤커머스(IP&C) 관계자는 15일 "오는 6월말이면 인터넷과 모바일을 이용한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며 모바일 분야에서는 LG텔레콤과 함께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SK텔레콤과 KTF는 IC칩 발급에 대해 의견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지난해 말 이후 협상이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오는 6월에 KTX 티켓리스 사업을 시작하더라도 LG텔레콤 가입자들만이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LG텔레콤의 시장 점유율이 16.5%라는 점을 고려하면 휴대폰 가입자의 상당수는 티켓리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 같은 결과가 빚어진 것은 지난해 7월 사업자 선정이 유찰된 이후 이동통신사와 이 사업을 진행중인 철도진흥재단(IP&C)간의 주도권 경쟁이 주된 원인이다.

지난해 7월 사업자 선정이 유찰된 것은 입찰 과정에서 철도진흥재단이 시범 사업자에게 시스템 구축 비용 명목으로 무리한 출연금을 요구, 이통사들이 이에 반발했기 때문이다. 시범 사업자는 6개월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혜택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이통 3사가 출연금 경쟁을 벌이다 결국 모두 입찰을 포기했던 것이다.

작년 하반기 철도진흥재단은 이 사업을 자회사인 IP&C에게 이양했다. 그 뒤 IP&C는 선정방식을 바꾸어 이통 3사가 모두 참여하고 시스템 구축 비용도 공동으로 분담하기로 했으나 이번에는 IC칩 발급권한이 새로운 갈등으로 등장했다.

티켓없이 휴대폰으로 열차에 탑승하기 위해서는 교통카드 기능을 지원하는 IC칩을 휴대폰에 장착해야 한다. IP&C에서는 당연히 사업주체가 이 칩의 발급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이동통신사들은 사용자 편의를 위해 이통사가 발급하도록 해줄 것으로 요구했다.

지난해말 IP&C는 입장을 바꾸어 초기 6개월은 IP&C만 칩을 발급하고 이후에는 이통사들도 칩을 발급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이른바 '칩 교차발급'을 절충안으로 내놓았다.

이에 대해 후발 사업자인 LG텔레콤만이받아들이고 SK텔레콤과 KTF는 이 안에 대해서도 받아들이지 않아 현재까지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IP&C측은 "더 이상 사업을 지연시킬 수 없어 일단 LG텔레콤과 사업을 시작하고 향후에 다른 이동통신사들과도 협의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IP&C는 모바일 티켓리스 이외에도 가정에서도 KTX패밀리카드를 충전해 승차권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더미단말기(휴대용 IC칩 충전기)의 보급 사업도 함께 전개할 계획이다.

하지만 양사를 합쳐 83.5%의 이동전화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과 KTF가 불참하면서 이 사업의 성공 여부도 불투명해졌고 국민들의 불편도 예상된다.

철도청은 우선 KTX에 모바일 티켓리스를 시작하고 향후 다른 열차에도 확대할 계획이지만 이용자가 늘지 않는다면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IP&C와 SK텔레콤과 KTF는 겉으로는 '국민의 편의'를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국민 불편을 볼모로 삼았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SK텔레콤과 KTF는 불참 이유에 대해 하나같이 "이동통신사가 발급하는 하나의 칩에 서울시 교통카드(T머니)와 KTX티켓리스 기능을 하나에 담아야 서비스도 활성화된다"며 "IP&C가 칩을 발급하면 칩을 갈아 끼워야 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불편하다"는 이유를 대고 있다.

IP&C도 칩 발급에 대해 좀더 전향적으로 나올 필요가 있다. 서울시 교통카드는 이미 이동통신사가 교통카드를 내장한 칩을 발급할 수 있도록 합의한 바 있다.

강희종기자 hjka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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