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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호] 넷피아의 무리수


 

넷피아가 한글인터넷주소(키워드) 서비스에 대해 가격 종량제를 실시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업계가 또 한번 들썩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넷피아는 올초 가격 종량제를 실시하려다 다음, NHN 등 대형 포털 사이트들의 반발로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 바 있다.

그러나 넷피아가 자사 사이트를 통해 오는 9월 1일 상용화 5주년을 맞이해 한글인터넷주소 서비스에 대해 방문자 수만큼 가격을 책정하는 종량제를 재추진할 의사를 밝히면서 이 문제가 또 한번 불거질 전망이다.

넷피아 관계자는 "그동안 쌓아온 한글 인터넷주소 서비스의 인프라를 보호하고 한글 이메일 주소보급을 확산하는 데 대형 업체들이 먼저 솔선수범하자는 취지"라며 "꼭 영리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만 알아달라"며 아직은 고객 업체들에 정식 공문을 보내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포털 관계자들은 또 한번 "말도 안 되는 억지"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한글로 치고 우리 사이트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그 숫자대로 돈을 받겠다는 발상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 "종량제를 하기 앞서 넷피아가 어떤 노력을 했는지, 종량제 실시의 당위성을 먼저 밝혀야 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넷피아가 이 문제를 다시 들고 나온 이유를 모르겠다"며 "아직까지 넷피아로부터 정식 공문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포털업계는 한글 인터넷 주소 보급이라는 넷피아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왜 이것을 '협박'처럼 보이는 종량제를 앞세워 관철하겠다는 것인지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사실, 시장에서는 넷피아의 한글 인터넷주소와 한글이메일주소 서비스에 대해 곱지않은 시각이 팽배해 있다.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창제한 것은 나랏말을 이용해 돈벌이 하라고 한 것이 아닐진데 넷피아가 이를 너무 영리적 목적으로 활용하고 그 주체를 자신들로만 국한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는 것.

인터넷 업계나 학계는 넷피아의 사업이 많은 네티즌들부터 호응을 얻고 세계로 번창하기를 빈다. 그러나 그것이 인터넷 사용자나 기업에게 강압적이거나 독선적인 방법이어서는 안된다. 특히 한글인터넷주소 서비스에 대한 불완전성이 존재하는 현실에선 더욱 그렇다.

한글은 공공의 자산이며 우리 모두가 아끼고 사랑해야 하는 우리의 근간이고 뿌리이다. 넷피아는 혹여 자신들이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500여년전 민초들을 어여삐 여기신 세종대왕의 마음을 한번쯤 헤아려 볼 필요가 있다.

정진호기자 jhj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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