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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 매각설 부인했지만, 시장 우려 '여전'


구조조정 과거 이력과 단기 차입금 규모 높아 가능성 상존

[아이뉴스24 이영웅기자] 두산이 두산중공업의 매각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지만, 시장에서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국내외 발전 플랜트 시장의 침체로 수주 불확실성이 커졌고 높은 단기 차입금 규모와 불투명한 업황 회복 등의 부담이 남아있어서다.

두산중공업이 지난 17일 매각설에 휘말리면서 이날 주가는 증시 개장 38분 만에 1만4천300원으로 추락했다. 1만6천450원인 전일종가보다 13% 가까이 급락했다. 3만원 초반대까지 주가를 형성했던 2년 전과 비교해서는 반 토막이 났다.

두산그룹은 이날 공시를 통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폭락하던 주가가 잠시 주춤하면서 지난 19일 1만5천700원까지 회복했다. 다만 두산중공업 매각설의 불씨가 남아있어 시장과 업계에선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산重, 차입금 증가·신용등급 강등 '2중고'

두산그룹은 구조조정을 통해 차입금 규모를 줄이고자 했지만, 그룹의 재무안정성 유지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3분기 두산그룹의 순차입금(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뺀 것)이 11조5천797억원으로 지난 2016년 말(9조9천억원)보다 1조5천만원 가량 증가했다.

그 중 특히 중간지주사 격인 두산중공업의 상황이 좋지 않다. 두산중공업 지난해 3분기 개별기준 순차입금은 5조214억원으로 2016년 말보다 1조476억원 증가했고 부채비율 역시 154.2%로 6.4%포인트 상승했다.

이같은 이유로는 해외시장의 업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아서다. 실제로 지난해 중공업 부문 신규수주는 전년 대비 무려 40% 이상 감소했다. 설상가상으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과 탈석탄 기조가 이어지면서 매출 70%가량을 석탄과 원전에 의존하는 두산중공업의 수익구조가 악화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27일 두산중공업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강등했다. 결국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에 대한 지원 부담이 커질 경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불가피한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과거 구조조정 단행 사례가 매각설 부채질

매각설이 시장에 통용되는 다른 이유는 학습효과 때문이다. 두산은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주요 계열사와 사업부 매각을 단행해왔다. 지난 1990년대 주력사업이었던 식품과 주류 등 소매·유통사업을 완전히 접고 중공업 그룹으로 탈바꿈한 것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경영효율 측면에서 과하거나 불필요한 곳은 없는지 세밀히 살피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현금 창출 능력을 높이고 재무건전성 강화에 보다 더 힘을 써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사업개편 신호탄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 때문에 기업의 무게중심이 사업성과 수익구조가 악화된 중공업에서 연료전지 등 신수종 사업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 2016년 연료전지는 누적 수주 1조원을 넘기며 새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두산중공업을 매각하기가 쉽지 않다는 신중론도 있다. 두산중공업은 가스복합화력과 풍력발전 등 중장기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중간지주사인 두산중공업을 매각할 경우 현재 그룹 내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 등 타 계열사와의 재편 문제가 발생한다.

정동익 KB증권 애널리스트는 "가스복합화력과 풍력발전 비중 증가 시 국내시장에서는 수입품을 쓰지 않는 한 두산중공업 외에 대안이 없다"며 "노후 석탄발전소 개보수, 원전해체, 가스터빈 유지보수 등 새로운 사업기회가 생기고 있는 점도 두산중공업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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