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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미래에셋 등 금융그룹 통합감독안 '본격 추진'


계열사 지원 못 막아 전체 위험으로 확산 우려…방지 필요

[아이뉴스24 김다운기자] 삼성, 한화, 현대차, 미래에셋 등의 그룹 금융계열사들을 통합적으로 관리·감독하는 통합 감독 방안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과거 동양 사태처럼 내부 자금으로 계열사를 부당 지원하는 행태를 막기 위한 것인데, 통합 감독 대상에 어디까지 포함될지가 관건이다.

한국금융연구원 주최로 27일 열린 '금융그룹 통합 감독 방안' 공청회에서는 이 같은 내용이 논의됐다.

금융당국은 이날 공청회 등을 통해 통합감독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확정한 후 내년 시행을 목표로 모범규준안과 법안을 동시에 마련할 예정이다.

국내 금융산업의 대형화·겸업화 확대로 2개 이상의 금융회사가 동일 지배력으로 연결된 금융그룹의 수와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은행·증권, 증권·보험 등 2개 이상의 업종이 연결된 '복합금융그룹'도 늘어나고 있다.

이 중에서 감독당국이 모니터링하고 있는 금융지주는 신한·하나·KB·농협·BNK·DGB·JB·한국투자·메리츠금융지주 등 9개다.

금융모회사그룹은 산은, 기은, 우리, 미래, 교보, SC, 씨티, 동양생명, 대신증권, 키움증권, 현대해상 등 23개, 금산결합 금융그룹은 삼성, 한화, 현대차, 동부, 태광, 롯데, 현대, 현대중공업, KT 등 11개에 달한다.

◆총자산 20조원 이상 금융그룹 선정 고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복잡한 출자관계로 얽힌 금융그룹의 경우 개별 감독체계 하에서는 그룹 전체의 부실위험에 대비한 가용자본이 과대평가될 우려가 있다"며 "그룹 전체의 건전성에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룹 내 금융회사의 고객자금으로 계열사를 지원할 수도 있으며, 계열사 간 내부거래로 인해 한 회사의 위험이 전체 그룹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높다.

이로 인해 발생한 문제가 2011년 부산저축은행, 2013년 동양 사태 등이다. 동양그룹은 계열사에 문제가 생겼을 때 동양파이낸셜대부를 통해 자회사를 지원했고, 동양파이낸셜대부는 감독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문제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당국이 은행, 증권사, 보험사, 캐피탈 등 업권별·회사별로 감독을 할 것이 아니라 금융그룹 차원에서 전체적인 통합감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은행을 모회사로 두고 있는 금융지주의 경우 연결재무제표를 바탕으로 바젤Ⅲ 등 엄격한 자본적정성 규제를 받고 있고, 은산분리에 따라 산업자본의 내부거래 위험성이 높지 않다.

하지만 은행 비중이 높지 않거나 금융이 아닌 다른 산업 계열사와 연결된 금융그룹의 경우에는 그룹 위험 관리의 필요성이 높은 것으로 진단됐다.

단, 법제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그 전에는 모범규준을 통해 감독대상을 선정하고 자율적 감독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이 추천됐다.

금융그룹의 금융지주 전환 관련 제도 및 행정적 지원을 통해 금융그룹의 지주사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분석이다.

금융그룹 통합 감독 대상 기준에 대해서는 3가지 안이 제시됐다.

첫 번째로는 금융그룹의 총자산이 20조원 이상이면서, 은행·비은행·보험·금융투자업 중 최소 2개 권역의 금융회사 자산합계가 권역별 각각 5조원 이상인 복합금융그룹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단, 은행이 모회사인 그룹은 제외한다.

이 경우에는 미래에셋, 교보생명 등 금융모회사그룹 2개와 삼성, 한화, 현대차, 동부, 롯데그룹 내 금융그룹사 등 금산결합 금융그룹 5개가 해당된다.

대형 글로벌 금융그룹 감독에 초점을 맞춘 유럽연합(EU) 선정 기준을 국내 상황에 맞춘 것으로, 업계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않고 제한된 감독역량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금융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금융그룹이 포함돼 감독목적에도 부합한다는 평가다.

모든 복합금융그룹은 통합 감독 대상으로 포함시키는 방법도 검토되고 있다. 다만 한 가지 업종으로만 구성된 동종그룹은 제외시키는 것과 동종그룹까지 포함시키는 것은 각각의 장단점이 제기된다.

모든 복합 및 동종 금융그룹을 통합 감독 대상으로 포함시킬 경우 해당되는 금융그룹은 금융모회사 그룹이 23개, 금산결산 금융그룹이 11개가 된다.

동종그룹을 제외 시 금융모회사 그룹은 16개, 금산결합 금융그룹은 7개로 이보다 줄어든다.

이 연구위원은 "대형 금융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대형 동종금융그룹은 아직 국내에 없다"며 "이종 업종으로 결합된 복합금융그룹의 부실이 시스템리스크가 될 우려가 높은 만큼 우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대표회사 선정해 그룹 감독 책임·권한 부여

통합 감독을 시행하게 되면 금융그룹의 자본적정성도 통합적으로 감독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기준에 따라 연결 자본적정성을 관리하고, 비금융계열사 보유주식에 대해서도 위험반영을 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비금융계열사 보유주식에 대한 위험반영 방식으로는 ▲금융그룹사의 비금융그룹사 출자금액 모두 필요자본에 가산하거나 ▲금융그룹사의 자기자본 대비 비금융그룹사 출자금액이 클수록 필요자본에 가산하는 금액이 누진적으로 증가하는 방식이 제시됐다.

그룹위험의 통합 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계열회사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대표회사를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대표회사에 금융그룹 감독을 위한 일정한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비(非)지주 금융그룹도 통합 위험관리 체계, 내부통제를 위한 조직체계를 구축하고, 대표회사는 금융그룹 임직원의 직무수행 준수사항 등 그룹 단위의 내부통제기준을 수립한다.

아울러 금융그룹 차원의 위험관리 및 계열사 간 이해상충 방지방안도 세울 필요가 있는 것으로 제안됐다.

금융감독당국 차원에서는 통합감독을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고, 각 업권별 감독부서 간 협력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연구위원은 "금융그룹의 위험분석을 통해 위험관리를 지원하고 개선을 권고하는 역할을 당국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금융그룹 차원에서 건전성 감독의 사각지대를 해소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강화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금융그룹 소속 금융회사가 고객재산을 계열사 부당 지원에 활용하거나 계열사 간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해 고객에게 손실을 끼치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금융그룹 통합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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