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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WD' 연합에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갈 길 간다"


삼성 중국 시안 공장 증설 확정, SK 투자 상향 검토중

[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도시바가 메모리 사업부를 매각하기 위해 웨스턴디지털(WD)이 속해있는 신(新)미일연합과 합의점을 도출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3D 낸드 플래시 시장의 유연한 대응을 위해 설비투자를 단행, 목표대로 순항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올 2분기 낸드플래시 시장 규모는 125억달러로 전분기 117억달러 대비 6.8%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2분기는 비수기로 구분된다. 그만큼 높은 수요와 타이트한 공급이 이뤄지고 있음을 예측할 수 있다. 올해 낸드플래시 산업의 총 매출은 53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38.3%로 전분기대비 점유율 상승을 이뤘다. SK하이닉스는 10.6%로 5위를 유지하고 있다.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WD)은 각각 2, 3위에 안착했다. 16.1%, 15.8%의 점유율로 두 기업의 총 점유율은 31.9% 수준이다.

미국과 일본 지역에서 5건의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도시바와 WD는 최근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를 두고 최종 합의에 돌입한 상태다. 도시바는 당초 SK하이닉스가 속해있던 한미일연합과 우선협상 중이었으나 갑자기 태도를 바꿔 WD와 우선협상 계약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도시바가 WD와 한 배를 타더라도 가시밭길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출자 비율과 경영권에 대한 합의가 선행돼야 하며, 추후 경영권에 대한 확실한 약속이 있어야 한다. 동종업체로써 각국의 반독점 규제 심사도 통과해야 한다. 무엇보다 도시바는 내년 3월까지 초과채무를 감당치 못한다면 상장 폐지의 위험에 놓여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투자계획도 흔들리고 있다. 도시바는 지난 3일 메모리 주력 거점인 일본 욧카이치 공자에 신설되는 6동에 대한 생산설비를 단독 투자한다고 밝혔다. 샌디스크와 협의했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는 게 이유다. 도시바는 샌디스크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욧카이치 공장을 공동 운영 중이다. 샌디스크는 지난해 WD에 인수된 바 있다.

또한 웨스팅하우스에서 발생한 초과채무를 감당해야 하는 도시바로써는 메모리 사업부를 매각하더라도 곧바로 설비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 게다가 도시바는 지난해부터 하락곡선을 그리면서 점유율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도시바의 앞날은 WD에 매각되거나 독자생존으로 좁혀졌다"라며, "WD에 매각될 경우, 기존 낸드 업체의 인수로 각국의 반독점 승인에 시간이 걸려 채권단이 원하는 내년 3월까지 매각종료 계획에 불확실성이 따른다. 독자 생존의 경우에는 문제점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평택 반도체 라인 가동을 시작으로, 화성사업장 신규라인 증설을 진행 중이다. 당초 중국 낸드플래시 양산 거점인 시안 라인도 최종 검토 결과 대규모 투자가 결정됐다.

지난 28일 삼성전자는 공시를 통해 “중장기 낸드플래시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시안에 위치한 SCS 법인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증설 투자를 추진 중”이라며, “향후 3년간 총 투자 예상금액은 70억달러이며, 경영위원회에서 이 중 자본금 23억달러에 대한 출자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 공장에서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고 있다. 월장 기준 12만장 수준의 3D 낸드플래시를 생산 중이다. 현재 풀 가동중일 정도로 바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심에서 실형을 받은데 따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등 사내이사 3명으로 구성된 경영위원회를 통해 투자를 확정지었다. 반도체 사업 특성상 대략 3년 전부터 투자 계획을 세워 실행에 옮겨야 한다.

삼성전자는 시안 공장 증설을 통해 늘어나는 3D 낸드플래시 공급을 서두를 계획이다. 오는 2019년 생산이 목표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평택 라인은 6월부터 가동이 시작돼 웨이퍼 캐파가 2017년말 월 10만장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2018년말에는 월 20만장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라며, "중국 시안라인은 현재 월 12만장에 이르며, 이번 결정된 증설투자로 2019년말에는 월 17만장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평택 반도체 1라인 증설 계획도 발표했다. 기존 투자금액을 더해 오는 2021년까지 총 30조원을 쏟아붙는다. 3D 낸드 생산능력을 점진적으로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 비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는 화성사업장에도 설비 증설을 위해 6조원을 투입한다.

SK하이닉스도 비록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인수와 멀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본래 목표했던 설비투자는 차질없이 수행 중이다. 차세대 낸드 기술력 확보를 통해 점진적으로 매출과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올해 설비투자 규모는 약 7조원으로 상반기 5조원이 투입된 상태다. 상반기 투자 지출이 가장 많은 곳은 M14 2층 낸드플래시 설비였다.

SK하이닉스는 전체적인 설비투자 규모를 재검토 중이다. 일부는 상향을 준비하고 있다. 신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청주와 중국 우시 완공 계획도 2019년 상반기에서 2018년 4분기로 앞당길 방침이다.

M14팹의 경우 2층에 50% 공간을 3D 낸드 설비로 채웠다. 48단에 이어 72단 낸드 양산이 진행된다. 중국 우시 신공장의 경우 D램을, 청주 신공장은 낸드를 담당하게 된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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