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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民心이 天心] "도덕성 보다 경제가 우선"…절반 쯤 李 선호


강원·경북 민심

민심이 천심이라 했던가. 대통령 선거를 일주일 남겨 놓은 지난 12일, 이명박 후보의 지방 유세 취재에 동행해 민심을 취재했다.

각 지역에서 유권자 총 14명을 만나 이번 대통령 선거에 대한 의견을 물으니, 정확히 절반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다.

이날 이명박 후보의 연세대 원주캠퍼스 방문에 소식을 듣고 찾아온 한 여성 지지자(40세, 주부)는 "개인적으로 이명박 후보 하시는 말씀이 다 좋고, 존경스럽다"면서 "오늘 악수도 하고, 포옹도 해서 너무 좋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취재 지역이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대세지역이고 이날 이후보의 유세가 있었기 때문일 수 있지만, 정동영 등 다른 후보를 지지한다는 유권자는 한 명도 만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해도 도덕성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될 전망이다. 지지자들 조차 "도덕성 문제가 마음에 걸린다"고 했기 때문이다.

절반 정도가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했다. 관심없다"고 밝히는 등 대선에 대한 무관심을 드러내 투표율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 지역 나이 성별 직업 지지후보 의견 투표의사
1 강원 춘천 47 자영업(빵집) 미정 "이명박 후보에게 마음이 가지만 도덕성이 걸려"
2 강원 춘천 60 자영업(식당) 이명박 "한나라당이라서"
3 강원 춘천 52 택시운전 미정 "모두에게 신뢰 안 가"
4 강원 춘천 40 자영업(슈퍼마켓) 미정 "대선주자에 대한 의구심 해소 덜 돼"
5 강원 원주 40 주부 이명박 "존경스러워"
6 강원 원주 23 대학생 이명박 "경기 회복 기대. 취업 걱정"
7 강원 원주 23 대학생 미정 "도덕성 중요. 찍을 사람 없어"
8 충북 제천 58 주부 미정 "昌에 마음이 가. 거짓말하는 사람 싫어"
9 충북 제천 57 자영업(건어물) 미정 "權 맞는 말 하더라. 너무 강한 사람 싫어"
10 경북 영주 58 자영업(모자) 이명박 "도덕성 걸리지만 경기 회복 기대"
11 경북 영주 66 주부 이명박 "능력 중요. 추진력 우수"
12 경북 안동 35 자영업(의류) 이명박 "경기 회복 기대.

한 두가지 단점 없는 사람 없어"

13 경북 안동 49 자영업(공구) 미정 "李, 昌, 文 중 고민. 공약보고 결정"
14 경북 안동 59 자영업(철물) 이명박 "한나라당이라서. 박근혜 전 대표 지지에도 영향 받아"

◆"도덕성 걸리지만 경제가 최우선"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 대부분은 "도덕성 문제가 고민이 되지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후보를 지지한다"는 의견이었다.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를 다니는 한 여대생(23세)는 "도덕성 문제가 제기 됐지만 졸업반이라 취업 문제가 걱정인데 앞으로의 경기를 생각해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 여대생은 그러나 "주변에는 BBK 문제 때문에 이 후보에게서 등을 돌린 친구도 있다"고 말했다.

경북 영주나 안동은 전통적으로 한나라당의 강력한 지지기반이다.

예상대로 이 지역에서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도는 유세 현장에서도 드러났다. 영주의 유명 빵집인 '태극당' 앞에서 벌어진 유세에는 이 후보가 도착하기도 전에 수많은 인파가 모여 북새통을 이뤘다.

근처에서 모자가게를 운영하는 한 유권자(여, 58세)는 "경제와 도덕성을 두고 고민이다. 서민들이 살아야 하기 때문에 경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도덕성에 문제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외국에 좀 부끄러운 생각이 있지만 내가 살자니 별 수 없다"며 지지의사를 밝혔다.

이 유권자는 "이 후보는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 생각한다"며 "최선을 다하다 보니 그렇게(도덕성 논란)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춘천시청 근처 한 식당을 운영하는 유권자(여, 60세)는 "나는 나이도 많고 잘 모르지만 강원도에서는 원래 한나라당이 최고라고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을 지지하기 때문에 이명박 후보를 찍겠다는 말이다.

근처 의류 가게에서 일하는 한 여성(35세)도 "더러 이회창 후보를 얘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명박 후보가 대세인 것 같다"면서 "한 두가지 단점 없는 사람도 없고 그만하면 됐다고 생각한다"며 이명박 후보를 추켜세웠다.

특히 영주나 안동 쪽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높은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박 전 대표가 이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이 후보를 지지하기로 마음을 굳혔다는 것.

앞서 영주에서 모자가게를 운영하는 유권자는 "지난번 한나라당 경선 때 박근혜 전 대표가 유세왔는데 그 때는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몰렸다"고 말했다.

안동에서 철물점을 운영하는 한 유권자(남, 59세)도 "경제가 제일 우선이라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다"며 "다 죽어가는 한나라당 살린 것이 박근혜 전 대표인데 박 전 대표가 이 후보를 지지한다는 데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도덕성 문제 용납할 수 없어"

그러나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유권자들도 많았다.

이들은 전반적으로 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있었으며, 도덕성 논란에 시달리는 이명박 후보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번 선거판을 '개흙탕물'이라며 과격하게 표현한 추천의 한 택시운전기사(52세, 남)는 정치판에 대해 강한 불신감을 표현했다.

그는 "선거 때만 되면 '경제도 살려주고, 잘 살게 해준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 사람들이 됐을 때 우리 서민들 쳐다보기나 하냐"면서 "워낙 그러니까 이제 아무리 떠들어도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국에서 가장 낙후된 곳이 강원도"라면서 "오늘 이명박 후보가 여기 왔다는데, 되고 나면 강원도 사람들 쳐다도 안 볼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춘천에서 대를 이어 38년째 빵집을 운영한다는 한 유권자(여, 47세)는 "도덕적으로 정말 깨끗한 사람이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는데, 갈수록 경기가 나빠지니 마음 속으로 고민"이라면서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에서 만난 한 여대생(23세)도 "경제보다 지도자의 도덕성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찍을 사람이 없다"고 토로했다.

충북 제천의 한 주부(여, 58세)는 "성경 말씀에도 있듯이 거짓말은 감출 수 없고, 덮으려고 해도 덮을 수 없다. 거짓말하는 사람은 진짜 싫다"면서 "이회창 후보에게 마음이 가지만 아직 완전히 결정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제천에서 건어물상을 운영하는 여성 유권자(57세)는 "여기 앉아서 하루 3만원 벌면 잘 했다고 생각한다"며 "너무 강한 사람은 싫다"고 말했다.

이 유권자는 "권영길 후보가 맞는 말을 하더라"며 권 후보에게 마음이 기울고 있다고 했다.

이설영기자 ron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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