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昌, 얄궂은 '말번' 12


범여권 단일화 결렬, '군소' 후보들의 막판 무더기 후보 등록으로 17대 대선이 사상 유례 없는 '후보 풍년'을 맞으면서 지난 1997, 2002년에 기호 1번으로 뛰었던 이 후보가 가장 '말석'에 앉게 된 것. 선거법상 무소속 후보는 정당에 소속돼 있는 후보보다 뒷 번호를 부여받게 돼 있다.

이 후보는 12번 부여 직후, '상유십이 순신불사(尙有十二 舜臣不死 : "아직 열 두 척의 배가 남아 있고 저는 죽지 않았습니다"라고 이순신 장군이 임금에게 한 말)'를 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 후보는 "12척의 배로 왜적을 물리쳤던 충무공 이순신처럼 저도 단 12척의 전함으로 수백척 함대를 꺾고 반드시 대선에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아예 '원칙 함대, '도덕 함대', '법치 함대' 등 12가지 '함대'를 내세우며 '충무공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그러나 '말번'의 비애는 다름 아닌 여론조사. 이혜연 대변인은 28일 "여론조사 시 기호 12번까지 지지도를 묻는 도중 전화를 끊는 경우가 많아 도무지 여론조사를 할 수 없다"며 "이에 대해 강력한 대처방안을 요구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현수막 제작이 여타 후보보다 늦은 것도 번호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후보측은 "아직 현수막이 게첩되지 못한 것은 번호를 늦게 배정받아 제작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오늘 오후부터 게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홍보 비용에서도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7일 출정식 때 쓰인 음향장비 대여는 계약금 일부만 지급하고 나머지 금액은 추후에 지급하는 방식으로 조달할 수 있었다. 이 후보는 이날 "저는 돈도 없고 세도 없다. 돈 드는 선거는 내게 불가능하다. 공짜로 해 주는 토론회 등은 사양하지 않겠다"고 언론에 호소한 바 있다.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며 '만년 1등' 이력을 쌓아 온 이 후보가 '말번'의 어려움을 딛고 대권 3수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병묵기자 honnez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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