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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强小기업 열전] (15)씨앤에스테크놀로지...DMB칩 분야의 독보적 존재


 

지난해 12월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지상파DMB 개국행사가 열렸다. KBS·MBC·SBS 등 지상파DMB 사업자들과 정부 관계자들은 이날 수도권 전역에서 시작된 지상파DMB 방송 개국을 선언하고 축하했다.

이날의 개국행사 및 축하공연을 객석에서 지켜본 이들 가운데 남다른 감회를 가진 이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서승모 씨앤에스테크놀로지 사장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10여 년간의 고생이 이제 DMB의 시작으로 결실을 맺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을 법하다.

지상파DMB용 멀티미디어 칩 제조사인 씨앤에스는 지난해 연말 50만개 가량의 지상파DMB 칩을 공급하며 DMB 활성화의 최대 수혜기업 가운데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다.

씨앤에스가 공급하는 지상파DMB 칩은 LG전자의 PDA를 비롯해 차량용 수신기, 전용 단말기 등 각종 지상파DMB 단말기에 공급되며 지난해 전체 지상파DMB 칩 시장의 90% 가량을 차지했다.

◆DMB칩으로 우뚝 서다

산업자원부는 이달 3일 씨앤에스의 DMB 칩 '넵튠'을 '차세대 세계 일류상품'으로 선정했다. 이로써 씨앤에스의 넵튠은 우리 정부가 인정한 대표적 수출 상품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차세대 세계 일류상품제도는 지난 2001년부터 산업자원부가 수출촉진을 위해 시행하는 제도로, 3년 내에 세계시장 점유율이 1~5위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는 전략 상품을 선정해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는 제도다.

지상파DMB가 본격적으로 서비스되면서 모바일 방송 도입을 검토중인 해외에서도 관심도 높아져 씨앤에스에 '러브콜'을 보내는 해외 기업들도 많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27일 씨앤에스는 대만의 통신칩 및 솔루션 유통업체 올텍(Alltek)과 판매대리점 계약을 맺었다. 이에 앞서 11월말에는 국내 무역전문 회사 명화네트와 중국지역의 지상파 DMB칩 및 수신기 세트 및 모듈판매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진출을 위한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약 8천800만대의 휴대폰 판매가 이뤄진 중국에서는 지상파DMB를 모바일 방송의 표준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서승모 사장은 "베이징과 상하이, 광둥 지역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며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시장 역시 DMB 방송이 추진되고 있어 향후 수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 베이징시는 지상파DMB를 이동방송 표준으로 확정하고 이르면 올해 4월께부터 본 방송에 들어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 지상파DMB폰 50만대 공급계약을 맺기도 했다.

다행히 지상파DMB의 국내 시장 반응도 뜨겁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50만개의 DMB 칩을 공급한 씨앤에스는 올해 250만개 가량의 칩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최대 500만대의 지상파DMB 단말가 판매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가정을 하고 볼때 씨앤에스는 올해 지상파DMB 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운 것이다.

◆지상파DMB에서 꽃 피운 영상전화기술

지난 2004년까지만해도 씨앤에스는 IP 기반의 광대역 통합망(BcN)용 인터넷 영상전화기 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었다. 94년 이후 10년 가량 영상전화기 시장에 1천억원 가량을 쏟아부어 기술개발에 나섰지만 시장이 크게 열리지 않았다.

"시장도 없는 영상전화기에 왜 계속 투자만 하느냐"는 걱정어린 충고와 따가운 시선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미래의 성장 잠재력을 감안할때 포기할 순 없었다.

하지만 영상전화 기술은 지상파DMB에서 '꽃'을 피우게 됐다. 서승모 사장은 "영상전화 기술은 통신과 데이터의 압축 및 복원 등의 기술을 핵심으로 하는데, DMB와 90% 가까이 비슷한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며 "누구보다 빨리 DMB용 멀티미디어 칩을 개발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아날로그디바이스, 브로드컴, 일본 르네사스 등은 멀티미디어 칩 분야에서 선두권을 다투는 세계적인 기업들이 적지 않았지만 50여 개의 국내 단말기 제조사들이 씨앤에스를 선택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다.

씨앤에스는 아이앤씨테크놀로지·아트멜·텔레칩스·파나소닉·프론티어실리콘·피엔피네트웍스 등 다양한 베이스밴드 및 DAB 모듈 전문 기업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해 단말기 제조기업들의 다양한 요구를 대부분 수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씨앤에스 이승호 반도체연구소장은 "각종 SW나 솔루션에 대한 라이선스 문제와 AS까지, 단말기 제조를 위해 필요한 솔루션을 모두 '턴 키' 방식으로 제공할 수 있어, 적기에 단말기 출시가 가능토록 지원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트라이톤' 시대 개봉박두

멀티미디어 칩 넵튠으로 지상파DMB의 개막을 알린 씨앤에스는 올해 3월 멀티미디어 칩 신제품 '트라이톤' 출시를 앞두고 있다. 트라이톤은 DMB 뿐만 아니라 휴대인터넷 와이브로까지 하나의 단말기에서 서비스가 가능토록 설계된 씨앤에스의 차세대 전략 상품이다.

이승호 소장은 "넵튠이 차량용이나 전용 단말기용 칩이라면 트라이톤은 휴대폰용으로 개발된 전략적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결국 삼성전자나 LG전자의 휴대폰에 탑재해 해외시장 진출을 노리는 전략 상품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휴대폰에는 카메라 기능이 필수적입니다. 준이나 핌 같은 무선인터넷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위해선 영상기술도 필요합니다. 퀄컴의 베이스밴드 칩과도 연동이 잘돼야 하구요, 차량용과 달리 전력소모도 줄여야 합니다. 이런 기능들이 추가된 겁니다."

각종 기능의 반도체를 하나의 칩으로 만들게 되면 부품의 숫자와 크기가 줄어들게 된다. 이에 따라 지금의 '뚱뚱한' DMB폰도 머지 않아 날씬해질 수 있게 된다. 서승모 사장은 '가로세로 각각 2㎝정도의 칩에 멀티미디어 기능을 모두 탑재할 수 있어 향후 슬림형 지상파DMB폰의 등장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적자시대 '굿바이', 흑자 기대감 높아

되돌아 보면 씨앤에스는 어려운 시기의 연속이었다. 93년 회사가 설립되고 지난 2000년 코스닥에 등록한 이후에도 이렇다 할 성적을 내놓지 못했다. 2005년 25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지만 연간으로 보면 적자가 예상된다.

"정부의 연구 프로젝트가 갑자기 중단되며, 해당 연구원들이 하루아침에 짐을 꾸린 적도 있었다"는 한 연구원의 얘기는 씨앤에스의 지난 10년이 고난의 연속이었음을 한마디로 설명해준다.

◇씨앤에스의 최근 4년간 실적 현황

항목 2002년 2003년 2004년 2005년
매출액 153억원 194억원 201억원 158억원
순이익 △124억원 △155억원 1.3억원 △59억원

그러나 DMB 활성화는 씨앤에스가 재도약을 하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지금같은 추세라면 올해 씨앤에스가 지난해 매출의 '갑절'이 될 만큼의 실적과 대규모 흑자경영으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한다.

"전체 직원의 70% 가량이 연구개발 직원입니다. 이들은 묵묵히 자기분야의 기술개발에 땀흘려 온 인재들입니다. 이들을 생각해서라도 올해엔 흑자를 내야지요."

서 사장은 올해 독일월드컵의 특수 등을 반영하지 않는 등 사업계획을 보수적으로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연말에는 함께 구슬땀을 흘려온 직원들에게 두둑한 성과급을 꼭 지급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씨앤에스는 회사 수익의 25%를 직원들에게 보너스로 지급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러나 매년 적자 성적에 이를 지키지 못했다.

대한민국 대표상품 DMB의 활성화와 함께 씨앤에스가 올해 어떠한 성과를 일궈낼 지 벌써부터 주목된다.

[인터뷰] 컨버전스시대 핵심부품 제공할 것...서승모 씨앤에스 사장

서승모 사장은 "이통3사가 모두 지상파DMB폰 유통에 나서게 되면 전국적인 지상파DMB 바람이 불 것"이라며 "최종 사업계획이 안나왔지만 수십억 규모의 흑자달성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지난해 4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흑자를 이룩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지금같은 추세라면 50억원 이상의 흑자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에는 독일 월드컵으로 인한 DMB 업계의 특수도 기대된다. 그러나 서 사장은 "월드컵 특수같은 외부 변수까지 포함하면 기대감만 너무 커지게 돼 경계하고 있다"며 "보수적으로 사업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누구보다 지상파DMB 활성화에 관심이 높은 그는 지상파DMB 의 성공을 위해선 무엇보다 전국 서비스가 차질없이 실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는 올해 상반기 중 전국 사업을 위한 주파수를 확보하고 연내 사업자 선정 및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올해 3월이면 DMB와 와이브로 등을 함께 지원하는 멀티미디어 칩셋 '트라이톤'이 출시되면 소비자들도 이동중에도 값싸게 인터넷을 이용하고 TV까지 시청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씨앤에스는 융합시대의 핵심 부품을 제공한다는 것에도 큰 의미를 두고 있어요."

서 사장은 "매년 그랫듯 올해도 매출의 10% 정도를 기술개발에 투자해 영상전화기 시장과 와이브로, DMB 등 방송통신 융합시대의 핵심 솔루션 공급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덧붙였다.

서 사장은 지난 90년대 초 삼성전자 D램 설계팀장 시절, 아내가 구슬꿰는 아르바이트에 나서는 모습을 지켜보며 "직원들 모두가 행복한 기업을 만들겠다"며 회사를 설립한 인물이다.

"당시에는 대기업이라도 급여가 넉넉치는 못했어요. 10년 넘게 사업해오며 직원들에게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 올해 연말에는 두둑한 보너스를 꼭 지급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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