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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산업 가자 세계로/베트남 리포트](중) 가능성 무한한 미완의 대지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하노이공과대학(www.hut.edu.vn). 전교생 5만

명인 이 대학은 아시아권에서도 빠지지 않는 대학이다. 규모나 학생 수준

면에서 아시아 최상위권에 속한다.

하지만 인터넷 환경을 들여다보면 한심하기 그지 없다.

PC 1천 여대에 서버 10개, 프락시 서버 2개, IP 32개. 하노이공과대학

의 인터넷 환경을 나타내는 수치들이다. 이 대학에서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은 600여명에 불과하다. e메일 아이디를 보유한 사람도 800여명에 지

나지 않는다. 이 중 절반 이상은 야후닷컴을 웹메일 아이디로 보유하고 있

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마디로 빈약한 수준이다. 이 같은 하노이공과대학의 인터넷 환경은 베

트남의 빈약한 인프라를 대변하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이트에 한 번 접속하려면 최소한 5분은 걸릴 정도로 형편없는 인터넷 환

경, 한 달에 90달러(30시간 사용 기준)에 육박할 정도로 값 비싼 인터넷

요금 등은 지난 90년대 중반 막 인터넷 열풍이 불기 시작할 무렵의 우리

상황을 떠올리게 만든다.

베트남 시장을 놓고 IT업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군침을 흘리고 있는 것

도 바로 이 때문이다. 비록 지금 IT인프라는 열악하지만 향후 인터넷을 포

함해 IT 전분야의 발전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는 것이 전

문가들의 의견이다.

◆ 베트남 인터넷 환경은?

지난 8월 16일 하노이공과대학 전산센터에는 20여 명의 학생들이 인터넷

강좌를 수강하고 있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주최로 인터넷을 통한 한-베

트남 친선교류를 위해 방문한 청년 봉사단은 열흘 일정으로 인터넷 전반에

걸친 강의를 마련한 것.

이 대학의 따 풍 후아 국제부 부장은 "한국인들의 봉사활동을 계기로 양국

이 보다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친선을 도모하길 바란다"며 이번 인터넷

교육에 대해 상당한 기대감을 보였다.

교직원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강의 첫 날인 지난 16일엔 60여 명

의 신청자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하지만 시설과 교육 분위기를 감안,

인터넷 초보자를 중심으로 20여 명으로 추려냈다.

첫날 강의는 인터넷 가입과 e메일 계정 만드는 것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강의 진행은 마음처럼 순탄하지는 않았다. 강의 내용을 직접 실행

하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 한 번 접속하는 데만 5분 여씩 소요되는 빈약

한 인프라 때문에 학생들과 강사진 모두 진땀을 흘려야만 했다.

프로그램을 공부하고 있다는 한 학생은 "현재 베트남의 인터넷 환경은 너

무 안 좋다"며 "인터넷을 거의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기본적인 인터넷 설비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인터넷을 아는

사람이 적을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웅엔 전산센터장도 베트남 IT발전의 가장 시급한 과제에 대해 설비투자가

가장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현대 베트남에선 전화선 접속 환경이다. 그러다 보니 한 사이트에 접속하

는 데만 5분 이상 걸린다. 인(忍)터넷인 셈이다.

하노이 대학 학생들은 "인터넷 이용속도가 빨라지면 인터넷을 많이 이용

할 것"이라며 "인터넷에 대해 관심도 높고 많은 걸 공부하고 싶지만 사용

환경이 너무나 열악하다"며 아쉬움을 피력했다.

베트남 인터넷 이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바로 느려 터진 접속속도. 많

은 사람들이 접속하는 시간대에는 인터넷 카페에서 조차도 쉽게 접속할 수

없을 지경이다.

인터넷 카페는 베트남 전체에 약 300여개 정도가 설치됐다. 현재 하노이

와 호치민에서 운영되고 있다. 인터넷 사용 비율은 기업체가 60%로 대부분

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15%), 학교 및 교육기관(20%) 등이 주류

를 형성하고 있다. 기업 사용자 중 현지인들은 40%, 외국계 기업체들이

30%에 이른다.

VDC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 인터넷 사용자는 매일 2천명씩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사용환경은 이 같은 성장세를 따라가

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베트남의 인터넷 환경 발전을 가로막는 또 다른 요인은 바로 비싼 사용 요

금 문제. 개인 이용자가 한 달에 30시간을 이용할 경우 인터넷 사용료로

약 90달러 정도를 지불해야 한다.

전화선이 아닌 E1 정도의 전용선을 이용할 경우에는 한 달에 2만5천 달러

를 사용료로 내야한다.

그러나 보니 아직까지 베트남에서는 웹사이트, 인트라넷 등의 개념이 대중

화되진 못한 편이다. 지난 99년 현재 6만 여 기업체 중 자신의 웹사이트

를 보유한 기업체는 500여 개 사에 불과했다.

게다가 베트남엔 PC보급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다. 그나마 보급된 것들

도 대부분 낙후된 컴퓨터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 왜 베트남인가?

이처럼 열악한 인터넷 환경에서도 여러 IT선진국들이 베트남 시장에 눈을

돌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우선 베트남의 IT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된 상태가 아니므로 진출할 수 있

는 부분이 무한하다는 평가다. 베트남 정부에서도 IT산업을 향후 국가경제

성장을 위한 전략산업으로 선정할 정도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한국통신 하노이 사무소에 근무하는 허성 박사는 "IT산업은 초기진출이 중

요하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인프라 구축이 우선돼야 할 것이고 베트남 국

민들도 이용해보고 편리하면 그 인프라를 이용하는 건 당연하다"고 설명했

다.

또 인접해 있는 라오스, 캄보디아도 독립국이긴 하지만 정치나 경제적으

로 베트남의 보이지 않는 지배상황에 놓여 있다. 따라서 베트남 IT시장으

로의 성공적인 진입은 이들 국가들까지 시장확대가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예는 IT분야에서 앞서있는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까지 시장 영역

을 확대하고 태국 시장에까지 이르는 경우에서도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동남아시아 IT산업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는 싱

가포르를 동남아 시장 진출의 전초기지로 삼고 있다.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은 서구 선진국보다 뒤늦게 공업화를 이뤘

고 최근 까지 정치적 불안을 겪었기 때문에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선진국

을 따라잡으려는 정부의 의지는 매우 강하다.

동남아 국가들의 IT열기에 비해 그 실상은 너무나 뒤떨어져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시장성을 보고 진출하려는 국가들이 워낙 많아 베트남 민족들의

IT마인드는 어디보다도 높다.

또 베트남의 인적 자원은 상당히 우수하다는 평가이다. 게다가 다른 동남

아시아와 마찬가지로 인건비가 낮다는 점도 강력한 유인요인으로 작용한

다.

주베트남 남관표 참사관은 "베트남 민족은 게임과 수학 능력이 탁월하

다"며 "우수한 인적 자원과 값싼 인건비를 이용한 사업방안을 모색하는 것

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에서 방송장비 사업을 하는 이준철 CK코퍼레이션 사장은 "다른 동남

아 시장에 비해 공부를 많이 하는 민족이며 머리가 좋아 활용폭이 넓

다"며 "다른 동남 아시아인에 비해 근면 할 뿐 아니라 손재주 또한 뛰어나

다"며 베트남의 인적 인프라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종화기자 jh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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