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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낮춘 '보급형 책' 도서정가제 대안될까


판형, 포장 줄여 생산단가 절감…보급형 출판물로 재출간

[류세나기자] 지난달 말 시행된 개정 도서정가제로 서적 할인율이 최대 15%로 제한되면서 가격을 낮춘 보급판과 페이퍼백(포켓북)이 시장에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이미 출시된 도서보다 포장과 사이즈를 줄인 보급형 도서를 제작, 기존 정가보다 30% 가량 할인된 금액으로 판매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 것.

특히 국내 출판시장에서는 같은 내용의 책이라도 작은 문고판보다 둔중한 무게감을 가진 책이 대접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이러한 변화의 바람은 소비자들에게 신선하게 받아들여진다는 평가다.

출판사들, 생산 단가 낮춰 보급판과 페이퍼백으로 출간

출판사 위즈덤하우스는 오는 28일 웹툰 만화 '미생(1~9권 완간)' 200만부 돌파를 기념해 특별보급판을 출시할 예정이다. '미생' 보급판은 기존 전집 세트에서 케이스를 빼고 책 사이즈를 줄여 가격을 낮췄다.

보급판의 가격은 일반 세트 정가 9만9천 원보다 약 30% 저렴한 7만2천 원으로 책정됐다. 여기에 도서할인율 최대 15%를 적용하면 6만1천200원에 구입할 수 있어, 도서정가제 시행 이전 40% 할인된 가격(5만9천400원)과 비슷한 수준에 살 수 있게 됐다.

출판사 부키도 지난 달 장하준 케임브리지 교수의 저서 150만부 판매 돌파 기념으로 '나쁜 사마리아인들'과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등 2종의 페이퍼백을 출간했다.

책의 사이즈를 줄인 만큼 가격도 낮췄다. '나쁜 사마리아인들'과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각각 1만4천원, 1만4천800원에서 9천800원으로 판매된다. 이 역시 최대 15%의 할인율을 적용받으면 8천33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출판계에서는 콘텐츠의 질은 유지하면서 생산 단가를 낮춘 보급판, 페이퍼백의 재조명을 반기는 분위기다. 도서정가제 시행에 따른 가격인상 효과와 소비자들의 책 값 부담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란 측면에서다.

국내 대형서점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에 책을 구입하고, 이에 따른 독자층을 더욱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페이퍼백 도서가 국내 출판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페이퍼백을 터부시했던 국내 도서시장의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 역시 "좋은 콘텐츠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고,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규모 작은 한국 출판시장서 '페이퍼백은 시기상조' 지적도

하지만 국내 출판시장 규모가 양장본과 페이퍼백을 잇달아 출간할 정도로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본 판형의 도서가 판매가 이뤄져야 새로운 판형의 서적을 출시하는데, 이중 부담을 감수할 만한 출판사는 소수에 불과하다는 의견이다. 또 아직까지 국내 도서 소비자 중 상당수가 소장하기 좋은 양장본을 선호하고 페이퍼백에 대한 인식이 낮아 보급형 출간이 그야 말로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A출판사 관계자는 "작은 출판사들에게는 페이퍼백 출간이 부담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며 "페이퍼백이 휴대하면서 읽기엔 편리하지만 국내 도서 소비자들은 책의 디자인 등 소장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신·구간 구분 없이 할인율을 15% 이내로 제한하는 도서정가제 개정안을 지난 11월21일 시행, 향후 추이를 지켜본 뒤 문제점이 발생하는 부분은 부분 수정한다는 방침이다.

류세나기자 cream5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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