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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협 "은행, 타업권 넘보지 말고 본업 효율 높여라"


"韓 은행 생산성, 타 금융·해외 은행보다 저조…본업 효율 제고부터"

[아이뉴스24 이혜경기자] 금융투자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금융투자협회가 국내 은행권의 비효율성을 조목조목 지적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최근 신탁업법 제정을 둘러싸고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권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와중에 은행권에 대한 비판을 제기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은행권이 신탁업법을 자본시장법에서 분리한 후 자산운용 시장에 진출하려는 것 아니냐는 경계심을 지닌 금투업계의 입장을 반영한 보고서이긴 하지만, 은행권의 생산성 미흡에 대한 지적 자체는 곱씹어 볼 만한 부분이다.

9일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 기획조사실은 '국내 금융산업의 효율성 분석' 자료 브리핑을 통해 "국내 은행업의 수익성은 보험, 여신전문금융업(이하 여전업), 증권, 자산운용 등 국내 주요 금융권역들과 비교해 저조하며, 미국 상업은행 대비로도 크게 낮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기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의 경우(2015년 기준), 은행은 2.08%로, 생명보험 5.83% , 손해보험 9.60%, 증권 6.87%, 자산운용 12.44%에 비해 크게 낮았다. 은행보다 ROE가 낮은 곳은 여전업(1.45%) 한 곳에 그쳤다.

자본과 부채를 합산한 총자본의 효율을 가늠하는 지표인 자산이익률(ROA, 2015년 기준)도 0.16%를 기록한 은행이 가장 저조했다. 다른 금융업권의 ROA는 생명보험 0.52%, 손해보험 1.27%, 여전업2.21%, 증권 0.84%, 자산운용 9.63%로 모두 은행의 ROA보다 높았다.

국내 은행의 생산성도 주요 업권들에 비해 낮은 것으로 지적됐다(2015년 기준). 1인당 순이익의 경우, 은행은 3천300만원으로, 카드 1억4천600만원, 생명보험 1억3천100만원, 증권 8천900만원보다 떨어졌다.

이날 브리핑을 맡은 정수섭 금투협 기획조사실장은 "국내 은행의 낮은 생산성은 금융위기 이후 지속 개선중인 미국 은행과도 상반된다"며 "2015년에 미국 상업은행의 1인당 순이익은 9천100만원으로, 국내 은행의 2.7배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2007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금융업체들이 비용절감 노력을 가속화중이나, 국내 은행은 오히려 비용효율성이 악화됐다는 지적이다. 판관비를 총이익으로 나눈 이익경비율을 보면, 은행의 이익경비율은 2007년에 42.1%에서 2013년 52.2%, 2015년 57.1%로 늘어나는 추세였다.

2015년의 이익경비율을 해외 주요국 은행들과 비교하면, 미국(59.92%), 일본(62.45%), 홍콩(45.76%), 호주(52.91%), 캐나다(59.20%) 등으로, 62.56%인 국내 은행보다 낮은 곳이 많았다. 높은 곳은 영국(76.84%) 정도였다(총자산 100억달러 이상 은행 대상.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 자료).

◆"은행권, 생산성 개선 없이 펀드·보험 판매 등 타 금융업무 확장"

금투협은 아울러 "국내 은행이 수익성 개선을 명목으로 자체적인 생산성과 비용효율성 제고에는 주력하지 않고, 펀드판매, 보험판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일임업 등 다른 금융업권 업무로의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 확장하고 있다"며 그나마 그 성과도 신통치 않았다고 꼬집었다.

2014년 은행 전체의 영업수익 중 펀드 및 보험판매 수수료 비중은 0.82%(방카슈랑스 0.44%, 펀드 0.38%)에 그쳐 은행의 수익제고 효과가 미미했다는 것이다.

은행의 펀드 및 보험 판매가 중소운용사나 보험사의 채널 확대, 소비자 접근성 제고 등의 긍정적 효과를 내기도 했지만 은행의 전문성 부족으로 인한 불완전판매 이슈와 판매시장 과점화 등은 문제였다고 거론했다.

정수섭 실장은 "국내 은행의 건전한 성장은 국내경제 및 금융산업 전반의 발전을 위해 중요하지만, 지금과 같이 압도적 지점망, 영업력 등을 앞세워 금융시장을 과점하는 구조는 규모면에서 열위인 타금융업의 생존을 위협하고 시장 전반의 다양성을 저해한다"고 강조했다.

2016년 9월말 현재 은행업은 국내 금융업에서 총자산 기준 61.3%(2천603조원), 자기자본기준 46.9%(181조원)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총생산(GDP)의 1.57배에 달하는 규모로 성장한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 금융업 규모는 GDP의 0.86배 수준이다.

정 실장은 "국내은행들은 수익성 및 경쟁력 개선을 위해 은행업 전반의 생산성과 효율성 제고가 우선돼야 한다"며 "핵심역량 제고, 지역다변화 등의 노력과 함께 타업권에 대해서도 영역침해가 아닌, 핀테크·지주사 활용 등 협업이 기반한 비즈니스 개발을 통해 국내 금융산업 전반의 발전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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