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격호 韓 임원 해임 지시 효력 없어"

[장유미기자] 장남 신동주의 '반격'은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앞세워 일본 롯데홀딩스뿐 아니라 한국 롯데그룹 임원들도 해임하기 위해 움직인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이달 중순쯤 한국 롯데그룹의 핵심 임원 3~4명을 해임한다는 내용의 지시서를 작성하고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해임 지시 날짜는 알 수 없지만 지난 15일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가 신동빈 한국 롯데그룹 회장을 대표로 선임한 직후인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또 이번 해임 지시서는 신 총괄회장이 작성할 때 장남 신 전 부회장과 장녀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5촌 조카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 등이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시서는 아직까지 한국 측에는 전달되지 않았지만 일본 롯데홀딩스에는 1장이 보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시서가 실제로 한·일 양측에 전달된 사실이 밝혀지면 차남 신동빈 회장의 한·일 원톱체제는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 특히 한국 롯데그룹은 신 회장의 경영체제가 이미 기틀을 잡은 상황이어서 이번 해임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일에 대해 재계는 신 이사장을 비롯한 일부 친인척들이 한·일 양국 롯데 핵심인물에 대한 전방위적인 해임을 시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신 총괄회장이 문서에 서명 대신 주로 도장을 찍지만 해임 지시서에 서명했다는 사실을 토대로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에서 신 전 부회장에게 이끌려 시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모든 이들을 신 총괄회장과 접촉하지 못하게 한 상태에서 신 전 부회장 측이 일방적으로 진행한 것"이라며 "정해진 절차를 무시하고 진행했기 때문에 당연히 해임 지시서에 대한 효력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신 총괄회장이 이성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상태라면 (3~4명의 임원을 해임하는 것이) 정상적 인사라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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