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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 변화 시도하는 지하철…스타트업과 협업 모색


서울교통공사-스타트업 토크콘서트…"지하철역도 '허브' 돼야"

[아이뉴스24 윤선훈기자] "'도시철도' 하면 예전에는 그저 '철도'로 이어주는 수단이라는 생각만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지하철역도 커뮤니티라든지 포털, 허브 역할을 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서울도시철도공사에는 277개의 역이 있습니다. 역 주변을 커뮤니티·포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려고 합니다."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

서울교통공사가 스타트업들과 힘을 합쳐 지하철 서비스 혁신 방안을 모색했다. 5일 서울 강남구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서 열린 서울교통공사와 스타트업 간 오픈토크 '스타트업, 서울 지하철을 부탁해!'에서는 서울교통공사가 가지고 있는 기존 인프라와 스타트업들의 기술력 및 아이디어를 조합한 갖가지 서비스 계획들이 발표됐다.

이미 외국에서는 영국, 독일 등에서 스타트업과 교통 공기업 간 협업 사례가 있다. 영국 런던교통공사는 '니트로어스(NITROUS) 프로그램'을 통해 현지의 6개 스타트업들과 상생협력을 맺었다. 스타트업들은 교통정보 플랫폼, 휴대폰 최적경로, 승객들의 동선 데이터 수집·분석 플랫폼 등을 제공하며 런던교통공사와 협업했다. 독일의 국영 철도회사인 도이치반 역시 스타트업을 통해 교통수단 비교 최적 경로 서비스, 유사 경로 승객 택시 탑승서비스 등을 제공했다.

국내에도 스타트업과 서울교통공사 간 협력 방안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성과공유제와 구매조건부 계약시스템 모두 공모·심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 스타트업들에게는 다소 진입장벽이 높았다.

이러한 상황을 바꾸고자 서울교통공사가 먼저 스타트업에 손을 내밀었다. 고객 이동가치 확장 및 동반성장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모색했고, 지난달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에 스타트업들과의 협업을 먼저 요청하면서 이날 토크콘서트가 성사됐다. 이날 서울교통공사에서는 김 사장을 포함해 전략기획실장, IT전략실장 등 각 부문 책임자 14명이 참석하면서 스타트업과의 협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박혁 서울교통공사 과장은 "시간이 오래 걸려서, 지하철 공사에 들어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 자체를 스타트업들이 꺼린다고 들었다"며 "솔직히 그간 저희가 짚고 넘어가야 하는 규제들이 많았는데, 이제 이러한 것들이 당겨질 수 있을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날 행사 이후에도 커뮤니티를 형성해 지속적으로 발전 방안을 함께 고민해 보자고 덧붙였다.

이날 총 8개의 스타트업들이 발표를 통해 아이디어를 선보였다. 김태현 사운들리 대표는 지하철 안내방송을 스마트폰 앱을 통해 푸쉬 알람으로 보내는 서비스를 제안했다. 이어폰을 꽂고 있어도 스마트폰이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비가청 음파 통신 기술을 활용해, 지하철 안내방송에 사람은 들을 수 없지만 스마트폰은 인식 가능한 주파수를 넣는 원리다.

신혁수 닷(DOT) 사업개발부장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마트워치를 활용해 음성·점자를 통한 시각장애인 지하철 도착 안내 시스템 및 지하철 보행 안내 시스템을 제안했다. 진대연 어웨어(AWAIR) 한국사업총괄은 지하철 공기 중 온도·습도·이산화탄소·화학물질·초미세먼지 농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했다. 다양한 수치들을 '어웨어 스코어'를 통해 점수 하나로 취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장동소 원더루트 대표는 지하철 역사 내 공간을 물류공간으로 활용해 물류 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이는 아이디어를 발표했다. 오지성 뮤렉스파트너스 상무는 '모빌리티 특화 캐피털'을 조성하는 중이라며 서울교통공사와 모빌리티 스타트업 간 사업 제휴 및 네트워크 강화를 제안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이광민 리앤컴퍼니 대표는 서울 지하철을 이용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와이파이 기반 관광서비스를 제안했다. 외국인들의 이동 경로, 동선 등을 와이파이를 통해 추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집한 빅데이터를 스타트업 등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서형준 토이스미스 대표는 지하철 및 지하철 역사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움직임을 체크해 빅데이터로 활용하는 솔루션을 제시했다. 정수영 마스아시아(Maas-Asia) 공동대표는 지하철 승객 빅데이터를 활용해 공유자전거 거점 운영을 효율화하고 교통 연계 시 환승 정책 등의 도입을 제안했다.

한편 이날 참석한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비콘 관련 정보 등 서울교통공사가 가지고 있는 각종 데이터들을 스타트업에 개방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같은 데이터들이 개방된다면, 교통약자 환승지도 등 보다 편리한 기능들을 스타트업들이 지하철과 접목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이에 대해 김태호 사장은 데이터를 개방·공유하는 방향에 동의한다며 "단순히 수송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것들을 활용해서 여러 스타트업이나 산업들이 발전할 수 있게 된다면 그 자체가 큰 기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저희가 가지고 있는 것을 개방하고 나누는 것 자체가 공공 목적에 맞다고 본다"며 데이터 개방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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