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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G 게임 혼자 개발해 한중일 석권 '쾌거'


[인터뷰]이남원 키메이커 대표…액션 RPG '다크소드'로 동북아 1위 올라

[문영수기자] 대형 게임사도 달성하기 어려운 성과를 1인 개발사가 거뒀다. 화제의 주인공은 '다크소드'를 개발한 키메이커 이남원 대표. 13년 경력의 그래픽 디자이너 출신인 그는 지난해 7월 회사를 나와 홀로 만든 다크소드로 그야말로 '사고'를 쳤다.

이달 6일 글로벌 155개국에 출시된 이 게임은 국내 애플 앱스토어 역할수행게임(RPG) 부문 1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중국과 일본 앱스토어 RPG 1위를 속속 기록했다. 세계적으로 가장 규모가 큰 아시아 3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그것도 대형 마케팅 지원을 기대하기 힘든 1인 개발 게임이 가시적인 성과를 낸 것이다.

거대 자본도, 유명 퍼블리셔도 없던 다크소드가 전 세계 이용자들의 이목을 끈 비결은 뭘까. 이를 가리켜 이 대표는 '청개구리 심보'라는 표현을 썼다. 남들이 하지 않는 것만 골라 했다는 뜻이다. 틈새 시장 공략과 차별화된 게임성이 다크소드의 흥행 요인으로 요약된다.

다크소드는 앞을 가로막는 적들을 호쾌하게 베어나가는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이다. 화려한 원색의 그래픽 대신 그림자처럼 시커멓게 연출한 캐릭터들이 적들을 일거에 휩쓰는 핵앤슬래시 액션을 부각시켰다. 이쁘고 귀여운 캐릭터들이 인기를 얻는 지금, 다크소드와 같이 '어둡고 음침한' 캐릭터들은 보기가 쉽지 않다. 그래픽에서 차별화를 시도했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일반적으로 캐릭터 디자인이 아름다운 제품들이 수익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는데, 반대로 어둡고 시커먼 캐릭터들을 선호하는 게이머들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우리나라에서는 흔하지 않지만 중국이나 동남아 등에서는 그림자 인형극이 널리 퍼져 있어 충분히 시도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앞서 '림보' '배드랜드' '섀도 파이트'와 같은 그림자 그래픽을 갖춘 흥행작이 있다는 점도 이같은 도전을 하게 했다"고 말했다.

시장 내 포지션을 처음부터 명확히 잡은 것도 효과를 봤다. 이 대표가 설정한 다크소드의 포지션은 다름아닌 '세컨드 RPG'. 주력으로 플레이하는 게임 외에 틈틈히 즐길 수 있는 가벼운 게임으로 기획했다는 의미다.

그는 "모바일 RPG를 즐기는 이용자들은 메인 게임과 세컨드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면서 "시작부터 욕심을 내기보다 코어 RPG 이용자들이 세컨드 RPG로 선택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 인지도를 쌓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운도 따라줬다. 다크소드가 출시된 이달 초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은 주요 신작의 출시가 뜸했던 시기였다. '클래시오브클랜'으로 유명한 슈퍼셀의 '클래시로얄'이 등장하면서 이 게임과 경쟁을 피하려는 움직임이 일었던 탓이다. 이 대표는 "모두가 클래시로얄을 피해가려 하던 시기에 난데없이 등장한 '시커먼' 게임이 상대적으로 이용자들의 시선몰이를 하지 않았나 싶다"며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래픽 디자이너 출신…게임 엔진 등 활용해 '나홀로' 게임 개발

이 대표는 13년차 경력의 그래픽 디자이너 출신이다. 처음부터 홀로 게임을 만든 것은 아니었다. 온라인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무게추가 넘어가던 과도기. 그가 근무했던 회사는 난항에 빠졌고 어설프게 도전한 모바일 게임은 쓴맛만 봤다. 자의 반 타의 반 1인 개발을 시작한 셈이다.

개발자가 아닌 그래픽 디자이너였지만, 기술적으로 발달한 요즘 게임 엔진과 주변의 도움에 힘입어 그는 차근차근 게임 개발을 이어갔다.

혼자 게임을 만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책임져야 할 가족이 있다는 것은 그를 더욱 위축시켰다. 이 대표는 "응원해준 다른 인디 개발자들과 가족이 없었다면 도전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다크소드로 주목받은 이 대표의 다음 목표는 계속해서 색다른 게임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시장에 전혀 없는 게임을 만든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미 익숙한 장르라도 형식과 특색만 조금만 달리하면 충분히 색다른 게임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견해다.

이 대표는 "주류에 가까운 게임을 만들면서도 실험적인 게임도 계속 병행할 것"이라며 "즐거운 게임 개발을 계속 이어나가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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