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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强小기업 열전] (11)북토피아...'유비쿼터스 북'의 개척자


 

지난 10월19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세계 110개국 1만2천여 개 출판사가 참가해 성황리에 열린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 우리나라는 주요 손님 나라인 '주빈국'으로 참가했다. 이 전시회에서는 특히 출판사가 아니면서도 눈길을 끈 국내 업체가 있었다.

전자책 전문업체인 북토피아.

이 회사는 이 전시회에서 세계 최초로 '유비쿼터스(Ubiquitous) 전자책 서비스'을 시연해, 국내외 출판사로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미래 책'의 전형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U북의 선구자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책을 마음껏 볼 수 있다는 개념의 U-북은 출판의 선진국인 유럽에서조차 생소한 것처럼 보였다.

U-북은 그만큼 낯설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보였다.

하지만, 여러 출판 관계자들로부터 적잖은 관심을 끌었다.

U북이 관심을 끈 것은 전자책의 장점을 언제 어디서나 경험할 수 있도록 그 사용 범위를 확대했다는 점 때문이다. 시공을 초월해 책을 전자적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 요즘 젊은 세대와 어울린다는 판단 때문이다.

전자책의 경우 인터넷 서점과 달리 구매 즉시 받아 볼 수 있으며, 인터넷 접속만 되면 언제, 어디서나 열람 가능하다. 또 PDA, 휴대폰 등 휴대 단말기로 옮겨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휴대성과 이동성도 보장된다.

전자책은 또 책의 본문내용을 검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노벨상'이란 키워드로 검색만 하면 이 단어가 포함된 책의 본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이용자들은 도서본문검색을 통해 나온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서적이 자신이 찾고자 하는 책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전자책의 본문검색은 확장성표기언어(XML)란 구조검색이 가능한 차세대 인터넷 언어를 사용해 제작됐기 때문에 가능하다.

종이책에 비해 저렴한 가격도 전자책이 빠르게 전파되는데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전자책은 같은 종이책에 비해 50~60% 가량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전자책 가격이 저렴할 수 있는 요인은 별도의 인쇄, 유통 비용이 투입되지 않기 때문.

또 멀티미디어 기능이 탑재된다는 점도 특성. MP3, 플래시, 동영상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구현해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북토피아는 이런 특징을 가진 전자책, U북 시장의 선구자이다.

◆국내 전자책 시장을 열다

지금의 북토피아는 지난 2001년 10월 와이즈북과 북토피아의 합병으로 탄생했다.

합병 전 옛 북토피아는 국내 유명 단행본 출판사들 100여개가 미래 출판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공동으로 설립한 회사였다.

또 와이즈북은 전자책 관련 솔루션을 개발하던 기술 중심의 기업이었다.

두 회사의 합병은 '행복한 만남'이었다.

북토피아는 기술이 부족했고, 와이즈북은 책과 출판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가 부족했는데, 둘이 합병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한 것.

즉 합병 전의 두 회사는 모두 바퀴 하나씩이 부족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로 인해 사업성과가 부진했던 것 또한 사실이었다.

두 회사의 합병은 이 같은 한계가 지속되면서 전격적으로 이뤄졌으며, 합병을 통해 탄생한 와이즈북토피아(이후 북토피아로 사명 다시 변경)는 전자책 산업의 두 축인 콘텐츠와 기술을 모두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또한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북토피아는 현재 동종 업계 최대 매출규모와 콘텐츠 수를 자랑한다. 북토피아는 현재 약 6만종의 전자책을 서비스하고 있고, 매출도 25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제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특히 대부분의 신간, 베스트셀러를 전자책으로 서비스하고 있다.이용자들은 서점에 직접 방문하거나 인터넷 서점에서 구매한 책의 배송을 기다리지 않아도, 신간 서적과 베스트셀러를 전자책으로 볼 수 있다.

◆전략적 제휴 시장 확대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 전자책 시장이 기지개를 펼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대표적인 전자책 업체인 북토피아와 바로북이 지난 2월 '전자책 저변과 시장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이다.

이때 콘텐츠 공동 DB를 구축키로 합의했다. 콘텐츠 공동 DB란 양사가 각기 보유한 콘텐츠를 하나로 통합하고 상호 개방하는 것이다.

업무협약을 통해 북토피아와 바로북은 사이트 성격이나 마케팅 정책, 제휴사의 특성에 따라 콘텐츠 공동DB를 자유롭게 활용키로 했다. 북토피아와 바로북은 최대 9만5000여종에 달하는 콘텐츠를 서비스할 수 있게 된 것.

공동 DB 구축 이전까지 북토피아는 문학, 교양, 외국어, 경제경영과 같은 일반 서적 중심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었던 것에 비해, 바로북은 엔터테인먼트 및 장르문학 분야 콘텐츠에 강점을 보여 왔다.

두 회사는 제휴를 통해 서로 부족한 것은 보완한 것.

북토피아는 또 출판사들과 신뢰관계, e북 제작 기술의 향상을 토대로 내년 말까지 서비스할 수 있는 전자책을 20만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전자책 시장이 관심을 모으는 또 다른 요인은 바로 모바일.

2003년 10억원 규모로 성장한 모바일 전자책 시장은 지난해 30억원대로 200% 가량 성장했으며, 올해는 그 규모가 70억원대로 100%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이용 인구 또한 급성장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2003년 드라마로 만들어져 화제를 모았던 『옥탑방고양이』(김유리 지음, 시와사회 펴냄)와 MBC 느낌표 선정도서였던 『가방 들어 주는 아이』(고정욱 지음, 사계절 펴냄)는 모바일 전자책으로 각각 5만회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또 무협, 로맨스 등 엔터테인먼트 성향이 짙은 장르의 서적은 모바일 전자책 시장에서 스테디셀러를 기록하며 시장에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모바일 전자책 시장이 이처럼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콘텐츠 확대와 단말기의 성능 개선.

이 밖에 모바일 전자책 시장을 확대하려는 이동통신사의 적극적인 마케팅 노력도 시장 성장의 발판이 됐다.

이와 함께 전자책 서비스 업체들은 모바일 특성에 맞는 콘텐츠 개발과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북토피아는 지난해 10월 EBS 수능교재를 모바일로 공부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또한 올해 1월과 2월에는 각각 장정일 씨의 『삼국지』(김영사 펴냄)와 유명 영화의 시나리오를 모바일용 전자책으로 제작하는 등 모바일에 특화시킨 콘텐츠 개발에 주력, 현재는 1천200여종 이상을 서비스하고 있다.

모바일 전자책 시장의 확대를 가져온 또 다른 주요 요인으론 바로 단말기의 발달이다. 카메라폰의 등장으로 액정 화면이 커지면서 모바일용 전자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도 더불어 개선된 것이다. 사실 모바일 전자책 등장 초기만 해도 이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작은 디스플레이’이었다.

하지만 지금 출시되는 휴대폰의 경우 이전 단말기에 비해 최소 150%에서 최대 200% 가량 더 많은 텍스트를 수용하면서 모바일 전자책 독자들의 ‘책 읽기’를 수월하게 만들고 있다.

게다가 PMP(Personal Multimedia Player), 위성DMB, 와이브로(휴대인터넷)와 같은 휴대용 단말기 등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경우 모바일 전자책은 더욱 빠른 속도로 모티즌(모바일 + 네티즌) 속을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미니인터뷰>

“이제 제대로 뛰어볼 만한 시기가 왔습니다” ... 오재혁 북토피아 사장

“이제 제대로 뛰어볼 만한 시기가 왔습니다.”

북토피아의 오재혁(37) 대표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우리나라 산업개발은 경부고속도로 만드는 데부터 시작됐습니다. 전자책 분야 역시 휴대폰으로 모든 걸 해결하는 유비쿼터스 세대가 주요 공략대상입니다. 그래서 지난 10월 상용화된 유비쿼터스 전자책 서비스는 전자책 산업을 위한 인프라 구축의 일단락을 의미합니다.”

‘미국에서도 잘 안 되는 전자책 사업이 한국에서 잘 되겠느냐’라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도 오 사장은 “우리나라의 전자책 산업은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외국은 전자책이 IT업계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저작권 해결문제가 굉장히 어렵다는 것이 오 대표의 설명이었다. "지금의 북토피아는 옛 북토피아와 제가 대표로 있었던 와이즈북의 합병으로 새로 만들어진 회사입니다. 옛 북토피아는 한국 출판인회 소속 102개 출판사가 다가올 디지털 출판 시대를 대비해서 만든 회사에요."

당연히 지금의 북토피아도 주주의 대부분이 출판사로 구성돼 있다. "외국의 전자책 업계는 지금 국내에서 벌어지는 음반저작권 분쟁과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저작권 문제가 자연스레 해결됐죠. 그래서 앞으로 시장이 얼만큼 커 나가든 전혀 문제될 게 없습니다. 기술만 믿고 시작했던 제게 옛 북토피아와 합병은 큰 행운이었죠. "

99년에 5명으로 시작한 회사는 현재 직원수 110명을 바라본다. 중국 자회사에 100여명의 직원이 더 있다. 처음엔 초라하기만 하던 매출도 이제 제법 규모를 갖췄다.

"2000년 3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지난 해 150억원까지 올랐습니다. 초반 인프라 구축에 많은 돈이 들지만 일단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서면 추가 비용이 크게 들지 않으면서 수익성이 더 좋아집니다. 올해 매출 목표는 250억원으로 잡고 있어요."

오 대표의 단기적인 목표는 사업 인프라를 좀 더 탄탄히 구축, 2년 후엔 상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 보다 더 큰 꿈을 가지고 있다.

"기존의 종이 출판사를 전자출판사로 진화시킨다는 게 북토피아의 모토입니다. 지금도 출판사와 긴밀하게 작업하고 있지만, 조만간 출판사가 전자출판을 직접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제공하고 산업 진입의 발판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이균성기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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