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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와 협업으로 꽃피운 'WWW'


물리학자 팀 버너스 리의 WWW 개발

[백나영기자] 유럽핵입자물리연구소(CERN, 썬)가 과학계에 선사한 최고 선무을 힉스 입자다. 하지만 썬은 인류에게 더 큰 선물을 줬다. 바로 월드와이드웹(WWW)과 하이퍼텍스트다. 초고속 인터넷과 모바일 혁명도 조금 과장하면 썬이 인류에게 선사한 선물이다. 팀 버너스 리와 함께 작업을 진행했던 연구원에게 WWW 개발 과정에 대해 들어봤다.

월드와이드웹(WWW)과 하이퍼텍스트의 산실인 썬을 이름 그대로 물리연구소다. 최근에는 힉스입자를 발견하면서 물리학계의 오랜 숙제를 풀어냈다. 물리학자들이 모여 우주의 기원을 연구하는 이곳에서, IT 발전의 최첨병 역할을 한 WWW를 개발했다는 것이 다소 어색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연구소의 근무 환경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어떻게 WWW가 탄생하게 됐는지 이해할 수 있다. 썬은 공유와 협업 문화 위에 존재하는 연구소이기 때문이다.

썬은 태생부터 공유와 협업의 산물이었다. 스위스, 프랑스, 독일, 영국 등 20여개국이 공동으로 설립한 것. 연구소 건물도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에 걸쳐있다. 올해 힉스 입자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도 전 세계 3천명의 연구자들이 CERN을 중심으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협업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팀 버너스 리가 1989년 WWW를 개발하는 과정 역시 공유와 협업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연원을 따지고 들어가면 초기부터 계속 이어온 글로벌 협업시스템이 자리잡고 있단 얘기다.

당시 썬에는 수십 개의 나라에서 온 수 천명의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근무를 했다. 연구소 내부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과학자들도 있었다. 이들이 쏟아내는 데이터의 양은 엄청났다. 하지만 데이터가 제각각 흩어져있어 필요한 정보를 찾는데 많은 시간이 소비되고, 심지어 찾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연구소는 이 정보들을 효율적으로 공유할 방법이 필요했다. 연구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 이것이 팀 버너스 리가 맡은 임무였다. 버너스 리와 WWW 개발을 함께 진행한 컴퓨팅센터의 직원 데니스 헤거티는 "그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보다 쉽게 공유하고 전송하기 위해 WWW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버너스 리는 개인적으로 개발한 웹프로그램 '인콰이어(enquire)'를 기반으로 연구소의 정보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버너스 리가 개발한 이 시스템은 정보를 자동으로 구조화해서 배열을 해 생각하지 못한 정보까지 검색해줬다. 버너스 리는 이를 확장시켜 연구소 밖에 있는 전 세계의 컴퓨터와 연결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도 욕심을 냈고, 그렇게 WWW가 탄생했다.

공유와 협업의 정신은 웹을 넘어서 데이터 분석까지 이어지고 있다. 연구소는 지역적으로 분산된 슈퍼컴퓨터·서버 등을 연결한 그리드형 클라우드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썬의 검출기에서 나온 정보들은 연구소 자체 컴퓨터에 저장되고 2차적으로는 한국을 포함한 12개의 그리드에, 3차적으로는 150개 그리드에 저장된다. 초당 300MB씩 생성되는 방대한 입자의 데이터를 전세계로 분산해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개방과 공유로 탄생한 웹의 정신이 그리드라는 클라우드형 데이터 분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백나영기자 100n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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