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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계 네트워크의 불연속 상전이 현상 규명


강병남 연구팀 논문 '사이언스지'에 게재

[백나영기자] 급작스럽게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국내 연구진이 억압을 받는 환경에서 소규모 집단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현상을 이론적으로 규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의 과학저널 '사이언스지' 8일자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강병남 교수 연구팀은 성장을 억압받는 환경에서 소규모 집단이 대규모 집단으로 급진적으로 진화할 수 있는 조건을 물리학의 '상전이' 개념을 이용해 규명했다고 8일 발표했다.

상전이는 물질이 다른 상으로 상태를 옮기는 현상을 말한다. 상전이점에서 엔트로피가 연속적으로 변하면 연속 상전이, 불연속적으로 변하면 불연속 상전이라고 부른다. 불연속 상전이의 대표적인 예는 물이 임계온도 100℃에서 기체인 수증기로 갑자기 변하는 현상이다.

그동안 과학계에는 사회와 같은 복잡계 네트워크에서 연속적 상전이가 진행되다가 외부로부터 힘을 받아 성장이 억제되면 임계점에서 폭발적으로 결합하는 불연속 상전이가 이루어진다는 수학 모형이 존재했다.

사람들은 시간이 흐르면 사회적 관계를 통해 다양한 크기의 집단이 만들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대규모 집단의 형성은 연속적으로 천천히 진행된다. 그러나 거대 집단의 형성을 억압하는 상황이라면 다 자라지 못한 중간 크기의 집단이 일정 임계점에서 폭발적으로 결합해 대형 집단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독일의 경우에도 연속적으로 진화하면서 커지던 집단이 '베를린 장벽'이라는 억압 상황을 만나 임계점에 도달했고 폭발적인 결합에 의해 장벽이 무너지고 대규모 집단이 탄생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집단의 폭발적 성장에 대한 수학 모형은 있었으나 그동안 '어떤 조건'을 충족시켜야 모형을 증명할 수 있는지 밝혀지지 않아 논란이 되어왔다.

강병남 교수 연구팀이 이를 풀이한 결과 특정수 N명의 집단에서 매개 역할을 하는 개체 수가 모집단 개체수의 로그값(logN)보다 크면 불연속 상전이가 일어나는 것을 밝혀냈다. 예를 들어 100명의 집단에서 네트워킹이 가장 약한 2명 이상을 선택해 사교활동의 동기를 제공하면 대규모 집단이 급진적으로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반대로 대규모 그룹이 출현하는 것을 억제하는데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전염병 확산이 대유행상태까지 발전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강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비평형계에서 일어나는 불연속 상전이 현상에 대한 원인을 규명한 것"이라면서 "연구 대상이 된 수학모형은 다양한 성질을 내포하고 있어 논란이 되어 왔는데 본 연구를 통해 모든 결과를 하나의 이론적 틀에서 이해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백나영기자 100n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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