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출범···다음TV 운명은?

[민혜정기자]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신성장동력으로 꼽았던 '다음TV'가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에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다음은 지난 2011년 가온미디어·크루셜텍과 '다음TV'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스마트TV 사업에 야심차게 도전장을 던졌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이후 다음은 TV보다 모바일 사업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했고, 이번 카카오와 합병을 통해 더욱 관련 분야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이번 합병에 따른 다음TV 관련 시너지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기존 처럼

외부 콘텐츠와 제휴에 주력하는 등 독자노선을 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27일 다음 등에 따르면 현재 다음TV는 다음 본사 사업부의 기술력이나 인력과 무관하게 자체 인력으로 TV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고, 콘텐츠 수급도 별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TV 관계자는 "다음TV팟, 다음 클라우드 서비스 등 다음TV에서 이용할 수 있는 다음 콘텐츠는 한정적"이라며 "현재 다음과 논의하고 있는 콘텐츠 제휴 사안은 없고, 다음TV 독자적으로 외부 콘텐츠와 계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다음이 지난 2012년 4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기반 '다음TV플러스'라는 셋톱박스를 출시하며 스마트TV시장 경쟁에 가세했을때와 다른 행보. 당시 다음은 게임 콘텐츠까지 다음TV로 확장시키겠다며 사업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었다.

실제로 다음은 PC 성장에 한계를 느끼고 그 돌파구로 TV 시장에 주목했다. 지난 2008년에는 IPTV사업진출에도 나섰지만 통신3사에 밀려 사업자 선정에서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그러나 도전을 멈추지 않고 지난 2011년 가온미디어, 크루셜텍과 합작법인 '다음TV'를 설립했다. 이 법인은 다음이 38.5%, 가온미디어가 38.5%, 크루셜텍이 23% 규모로 출자했다. 다음이 TV 플랫폼 개발을 책임지고, 가온미디어는 셋톱박스를, 크루셜텍은 리모컨을 만드는 형태다. 사업을 이끄는 수장으로는 다음 컨버전스사업팀 출신의 정영덕 대표가 선임됐다.

다음TV는 사업 초기 포털업체의 TV사업 진출이라는 측면에서 업계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뚜렷한 성과물을 얻지는 못했다. 지금 다음TV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음 서비스는 다음TV가 출시됐을때와 같이 다음의 'TV팟'과 '클라우드 서비스' 정도다.

포털 업계 관계자는 "애플·구글처럼 자체 운영체제를 갖고 있지 않는 국내 포털 업체들이 TV 플랫폼을 활용하기는 쉽지 않다"며 "이용자들이 PC나 모바일에서 이용하면 되는 국내 포털 서비스를 구태여 TV에서 사용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다음TV, 카카오효과 글쎄?…독자노선 이어갈 듯

이에 따라 앞으로 다음카카오가 출범한다 해도 새롭게 TV 플랫폼 분야를 강화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 중론. 카카오는 모바일에 강점을 보인 회사였고, TV에 활용할 콘텐츠도 '게임하기' 정도 외에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와 관련 다음측은 "카카오와 합병 외에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다음은 다음TV를 포함해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들이 많지만 이를 어떤식으로 재편할지 이제 논의하는 단계"라고 말을 아꼈다.

다음TV는 현재 다음 콘텐츠 보다 디즈니,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있는 푹, 영화, 뽀로로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수급에 공들이고 있다. 지난 20일에도 EBS와 제휴해 만든 '스터디+'라는 교육콘텐츠 전문 셋톱박스를 출시했다.

다음TV는 최근 '크롬캐스트', '에브리온TV 캐스트' 등 TV셋톱박스가 출시되며 스마트TV 시장이 다시 주목을 받으면서 단말기 형태를 다양화하고 콘텐츠 제휴해 힘 쓸 계획이다.

다음TV 관계자는 "2012년 셋톱박스를 출시해 지금까지 5만6천대를 판매하는 등 스마트TV 시장에서 나름 입지를 다져왔다"며 "개별 콘텐츠만을 직접 수급하는 방식을 넘어 지상파, EBS 교육, 등 메이저TV 기반 서비스 플랫폼을 직접 접목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