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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다음 성장 동력 '부재'


기존 검색경쟁력 약화·신사업 성과 미미

[김영리기자] 다음커뮤니케이션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금까지는 2위 사업자로서 선방해왔지만 올해 들어선 맥을 못추고 있기 때문이다.

포털 사업의 가장 근간이 되는 검색 경쟁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는데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사업마다 부진한 성과를 내고있다. 또한 잇따른 전략 수정으로 신사업 진입을 무기한 연기하는 등 갈피를 잡지 못하며 헤매는 모습이다.

사업의 성과 지표를 나타내는 실적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다음의 3분기 매출액은 1천95억원, 영업이익은 222억원에 그쳤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6.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2.5%나 감소했다.

시장에선 냉소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증권가에선 잇따라 어두운 전망을 내놓는 한편 주가도 1년 전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이 같은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지난 15일 최세훈 대표가 직접 나서 자사주를 매입했다. 곤두박질치는 주가를 방어하기 위한 긴급 조치다.

최 대표는 다음커뮤니케이션 주식 2천340주(비율 0.02%)를 주당 8만5천원에 매입하면서 총 4만3천340주를 소유하게 됐다. 이는 발행주식 총수 1천350만2천329주의 0.32%에 해당한다.

다음 측은 "최근 오버추어와의 결별 발표로 다음의 주식이 저평가됐으나 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자사주를 매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최근 중장기적인 수익 개선을 위해 검색광고 영업을 맡겼던 오버추어와 결별하고 네이버처럼 직접 광고 사업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다음의 홀로서기를 못미더워하는 눈치다.

오버추어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자체 수익으로 전환할 수는 있으나 다음의 검색점유율을 정체를 보이고 있고 광고단가도 기존 오버추어와 비교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현대증권 김석민 연구원은 "내년부터 오버추어와 결별이 가시화될 것으로 본다"며 "광고주 확대를 위한 광고대행 수수료 증가 및 마진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엇보다 다음의 가장 큰 위험요인은 검색 경쟁력의 약화와 함께 신성장 동력의 부재다. 1위 네이버로의 쏠림 현상이 점차 심화되고 있는데다 새로운 성장 기회로 삼았던 모바일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인터넷조사기관 메트릭스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네이버의 유선 PC기반 검색점유율은 79.2%로 1월 76.1% 보다 3.1%포인트 상승한 반면 다음은 같은 기간 17.6%에서 16.1%로 하락했다.

모바일웹 검색점유율은 9월 기준 네이버가 88.8%, 다음은 37.1%를 기록했다. 1년 전 네이버 86.9%, 다음 37.6%와 비교해 1,2위간 격차가 늘어나며 모바일에서도 점유율 추이는 고착화됐다.

실제로 검색 매출의 경우 올 1분기부터 3분기 연속 하락하면서 지난 2009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트레이드증권 성종화 연구원은 "PC 온라인 인터넷광고 중심의 다음 실적은 성장 둔화 추이가 확연하고 산업 자체도 성장 싸이클상 고도성장기를 지나 성숙기 초입에 들어선지 오래"라며 "성장성은 올해를 기점으로 한 자릿수로 떨어진데다 이를 극복할 신성장 모멘텀까지 약해 내년 이후에도 성장 부진 문제가 해소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모바일 등 신성장 사업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하지만 이 또한 많은 시도에 비해 성과는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다음은 연초 '소셜·로컬·모바일(SoLoMo)'을 올해 신성장 동력의 키워드로 설정하고 '마이피플' '캠프' '다음모바게' '다음TV' '단골' 등 네이버보다 앞서 다양한 서비스를 내놨다.

그러나 헤드쿼터의 전략부재인지, 경쟁사의 자본력 때문인지 손대는 사업마다 성과를 내지 못하고 NHN에 밀린 형국이다.

지난해 말부터 영업인력을 대거 모집하면서 공격적으로 추진해오던 중소상공인 대상의 로컬 사업 '단골'은 내부 사업 방향 수정으로 무기한 연기됐다. 또한 모바게라는 강력한 모바일 게임 플랫폼을 우군으로 확보했음에도 마이피플과 연동이 우선순위에 밀리면서 '카카오톡-애니팡'과 같은 성공은 바라만 봐야했다. 다음TV 역시 출시 초기에는 반짝 눈길을 끌었으나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다음이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과 다양한 시도에도 성과를 거두지 못한 반면 NHN은 안정적인 성장 전략을 택했다. 시작은 늦더라도 가능성을 확인한 후 자본력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장악해나가는 방식이다. 라인의 성공이 대표적 사례다.

성 연구원은 "경쟁업체와 비교해 신성장 동력이 열위에 있다"며 "마이피플은 카카오톡과의 경쟁이 어려워보이고 다음 모바게도 당분간 검증을 해봐야 하지만 현재까지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기존 검색경쟁력 약화와 신성장동력 부재라는 난관에 부딪힌 다음에 전문가들은 신규사업과 모바일 분야의 성과가 필요한 시점으로 보고있다.

NH투자증권 김진구 연구원은 "PC기반의 사업 성장성이 낮아지는 현재 상황에서 다음에 가장 중요한 과제는 모바일 중심의 사업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라며 "모바일 중심의 시장 성장성이 크다는 점과 자체 광고 전환 후 성공적인 멀티플랫폼 전략을 가져가기 위해서라도 모바일 트래픽 개선은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신한금융투자 최경진 연구원은 "검색 본연의 서비스 강화는 긍정적이지만 모바일 플랫폼 및 모바일 게임 등 신규 서비스의 미온적 성과는 다음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며 "모바일에서의 성과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업계의 우려가 과도하다며 내년께에는 다시 정상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입장이다.

최 대표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오버추어와의 계약 종료 및 자체 광고플랫폼 사업 준비와 관련, 제대로 설명이 안돼 시장의 과도한 우려가 아쉽다"며 "내년에는 실적 회복과 함께 검색광고를 포함해 긍정적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리기자 mirac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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