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리기자] 해커들의 개인정보 유출 수법이 점점 고도화되고 있다. 가입자들이 정보 유출 사실을 빨리 알아채지 못하도록 휴면 계정만 노려 개인정보를 빼가는 수법이 드러났다.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은 27일 중국 해커로부터 네이버, 다음, 네이트, 파란 등 국내 대형 포털 가입자의 개인정보 17만건을 산 뒤 영업에 이용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김모(29)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6월 경기도 성남시에 인터넷 홍보 대행업체를 세우고 중국 해커에게 250만원을 주고 포털 사이트 가입자의 개인정보를 샀다.
구입한 개인정보에는 아이디, 비밀번호, 이름, 주민등록번호 등 모든 정보가 담겨있다. 김 씨 일당은 개인정보를 이용해 인터넷 카페를 만들고 성인용품 판매사이트 2곳과 파일공유 사이트 27곳을 홍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사이버수사대 황기철 팀장에 따르면 "김씨 등이 입수한 포털 사이트 가입자의 개인정보는 자주 접속하지 않는 가입자의 개인정보가 대부분"이라며 "해커들이 전문적으로 휴면 계정만 골라서 빼낼 정도면 매우 전문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가입자들이 자주 접속하지 않는 점을 악용, 해당 개인정보를 이용해 카페를 개설하고 지식인 등에 댓글을 남기며 성인용품사이트나 P2P 사이트를 홍보 하는데 악용했다.
황 팀장은 "유출된 포털사이트 가입자의 개인정보에 대해 해당 포털을 상대로 유출 경위를 확인할 것"이라며 "해커들이 포털을 직접 해킹한 것인지 개인PC에 악성코드를 심어 정보를 빼낸 것인지는 수사를 진행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NHN 관계자는 "네이버는 해킹당한 사실이 없으며 이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김영리기자 mirac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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