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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서비스 혁신, '집단지성'에서 찾는다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 도입으로 기업 혁신 모색

[김관용기자] 국내 IT서비스 업계에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바람이 불고 있다. 각종 규제와 치열해진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조직 내·외부의 집단지성을 적극 활용한다는 것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미국 UC버클리대학교의 헨리 윌리엄 체스브로 교수가 제안한 모델로, 내·외부 아이디어를 모두 활용해 가치를 창출하는 기술 혁신 방안이다. R&D투자 규모는 갈수록 커지지만 성공 확률은 점점 떨어지는 현재의 기업환경을 타개하기 위해 고안됐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기업들은 연구 및 개발, 상업화 과정에서 대학이나 타 기업 등의 외부 기술과 지식을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며, 투입자원과 시간을 절약하고, 혁신 기술을 다른 기업에 이전해 추가적인 수익도 창출한다.

체스브로 교수의 경영 혁신 모델은 외부 지식의 일회적 활용이나, 내부 지식의 보완적인 형태가 아니다. 외부 지식을 내부 지식과 동일한 중요도로 취급하고, 외부 아이디어의 도입과 시장 진입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

◆IT서비스 3사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기업 혁신 모색

국내 IT기업들도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집단지성을 통한 기업혁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주로 공모전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국내 IT서비스 기업들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은, 공모전 우수자 채용 및 기업 브랜드 제고를 위한 것에서 벗어나, 기업의 혁신과 이를 통한 수익창출이 목표다.

최근 오픈 이노베이션을 가장 강조하고 있는 기업은 삼성SDS다. 고순동 삼성SDS 대표는 지난 10월 'TLC(Thought Leadership Conference) 2011'에서 "에스젠 코리아를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존중받고 귀하게 쓰이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며 "우수한 아이디어는 실행까지 연결될 수 있도록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었다.

삼성SDS는 오는 2월까지 전국민 대상 신사업 아이디어 공모전인 '에스젠(sGen) 코리아'를 진행할 예정이다.

'스마트 아이디어 제너레이션(Smart Idea Generation)'의 약자인 에스젠은 IT를 통해 세상을 변화 시킬 수 있는 스마트 라이프(Smart Life), 스마트 워크(Smart Work), 스마트 펀(Smart Fun)이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선정된 아이디어는 시상금 외에도 삼성SDS의 신사업에 활용되며, 창업 지원금까지 받을 수 있다.

특히 삼성SDS는 '제2의 NHN' 프로젝트인 사내벤처 프로그램 'CCC'도 운영 중이다. NHN은 2000년 초 삼성SDS로부터 분사한 사내벤처다.

삼성SDS는 아이디어 연구 사내모임인 'CCC(Creative Convergence Center)'를 만들어 이 가운데 참신하고 혁신적인 것들은 직접 사업으로 구체화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디어의 사업화가 결정되면 해당 사업을 전담하는 사내 벤처 설립을 회사가 지원하는 형태다.

삼성SDS 차인혁 기술전략기획 담당 상무는 "현재 기업들은 인재 확보와 역량강화, 사업 아이템 확보 등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데, 그 해답을 오픈 이노베이션에서 찾고 있다"면서 "삼성SDS는 사내, 전국민 대상 아이디어 공모전을 넘어 글로벌로 그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SK C&C 또한 매년 대학생을 대상으로 IT 관련 사업 아이디어 경연 대회를 개최하고, 이를 자사의 신사업 분야에 반영하고 있다. 올해 6월에 진행됐던 제3회 대회에서 SK C&C는 액화천연가스(LNG) 냉열을 이용한 그린IDC 제안을 대상 아이디어로 선정하고, 향후 SK C&C의 신사업에 반영시킨다는 계획이다.

또한 SK C&C는 '구성원 대상 직무발명 공모전 한마당'을 통해 구성원 중심의 사내 직무 발명 활성화와 ICT 분야의 다양한 지적재산권 발굴을 도모하고 있다. 올해에는 총 33건을 공모해 2건의 직무발명과 28건의 소프트웨어 저작권 선정의 성과를 거뒀다.

LG CNS의 경우에는 임직원이 참여하는 신사업 제안 게시판 '퓨쳐 플래닛(Future Planet)'을 운영하고 있다. 퓨처 플래닛은 임직원이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이 아이디어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전사 임직원들이 이에 대한 토론을 벌이고, 미완성 제안이라도 댓글을 통해 아이디어의 완성도를 높힌다.

LG CNS 측은 "과거 신사업 제안 게시판에는 한 달에 1~2건씩 올라오던 제안수가 퓨처 플래닛을 열자 몇 배로 늘어났다"며 "그 중 실제 사업 아이템 후보로 선정돼 후속 작업을 수행 중인 아이템들도 있다. 지난 6개월간 300여건의 신사업 관련 제안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해외에선 IBM과 시스코가 대표적

오픈 이노베이션을 활용해 기업 혁신을 추구하는 대표적인 IT기업이 IBM과 시스코다.

시스코의 경우 시스코 기술을 활용한 솔루션 개발 콘테스트 '아이프라이즈'를 진행하면서 우수한 프로젝트는 시스코의 차기 기술과 제품에 반영시켰다.

또한 시스코는 서버 시장 진출을 준비하면서 자사가 개발한 데이터센터 토탈 솔루션 'UCS(Unified Computing System)'를 자사 데이터센터에 먼저 적용해 보고 보완한 후 이를 패키지로 판매했다. 이를 통해 시스코는 IDC 기준 전 세계 x86 블레이드 서버 시장에서 점유율 3위를 기록했다.

IBM도 자사가 개발한 노하우를 타 기업으로 이전해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IBM이 최근 주력하고 있는 컨설팅 부문 제품은 대부분이 IBM 자체적으로 쌓은 노하우로, 100여개가 넘는 기업을 인수합병하면서 얻은 경험을 솔루션으로 개발했으며, 마케팅 솔루션 또한 자사 노하우를 제품화 한 것이다. 이를 통해 IBM은 컨설팅,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비즈니스가 매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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