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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문화를 바꾸자-하]"시간걸려도 자율정화가 최선"


 

원인을 알아야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법. 왜 인터넷에 게시판이 혼탁해졌을까. 여러가지 이유 중 한가지는 '문화'가 '기술'을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부터 중장년층까지 인터넷의 보급이 확산됐으나 성숙한 인터넷 문화가 아직 자리잡지는 못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많이 인터넷에 몰리다보니 게시판 문화가 제대로 성숙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우리사회가 갖고 있는 모순과 불평등한 구조에서 '악플문화'가 생겨났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게시판 문화가 활성화된 것은 2002년 월드컵과 지난해 대통령 선거를 전후해서다. 인터넷이라는 것이 오프라인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이 알려지고 게시판을 통한 여론형성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면서 일반인들도 인터넷에 각종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

마침 답답한 사회현실에 대해 제대로 비판할 공간이 없던 서민들이 일상에서 억압됐던 불만을 인터넷 게시판에 쏟아내다 보니 제대로 정제되지 않은 표현들이 나타나고 있다.

미디어다음의 석종훈 본부장은 "이 사회가 사람들에게 불만을 갖게 하고 있다. 이 불만들이 쌓여 인터넷 게시판에 욕을 하는 것이다. 답답한 심정을 게시판에 풀어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욕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명제로 게시판 정화 이뤄지지 않는다"

따라서 사회적 불만이 해소되지 않고 무조건 욕을 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은 지금껏 그래왔듯이 모든 문제를 국민의 탓으로 돌리는 결과 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측면에서 석종훈 본부장은 "인터넷 실명제와 같이 획일적인 규제로서는 게시판의 정화는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실명제를 하면 인터넷 악플은 일시적으로 없어지겠지만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해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댓글문화의 폐해를 가장 많이 느끼는 게시판 관리자들조차 실명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들은 한결같이 댓글문화를 바꾸는 것은 시간이 들더라도 지속적인 관리와 자율정화가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디시인사이드의 최지현씨는 "게시판을 관리하다 보면 업무에도 차질이 많아요. 하지만 실명제를 실시한다면 우리 사이트의 가장 큰 장점을 잃게 되겠죠"라고 말했다.

야후코리아의 김미희 대리는 "실명제는 오히려 인터넷 문화 발전을 막는 장애물"이라며 "깨끗한 게시물에는 여론 형성을 기대할 수 없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활성화하는 게 옳다"고 지적했다.

네이버의 박정용 팀장은 "실명제는 댓글 문화를 이해 못하는 사람들이 생각해낸 발상"이라며 "실명제보다는 운영의 묘를 살려 부작용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악플러는 글쓰기 금지"

상습적으로 악성 리플(악플)을 달거나 허위 비방글을 올리면 네티즌들이 알아서 발을 못 붙이게 만드는 등 자발적인 정화 노력도 보이고 있다.

윈도우비비에스는 지난해 8월부터 '악플근절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윈비비에스는 타인의 인신공격, 운영진의 눈을 피해 자행하는 불법 행위 등 악의적인 목적을 갖고 활동하는 일부 회원들을 '악플러'로 규정하고 지속적으로 신고 및 삭제 조치를 취하고 있다.

김동우 팀장은 "악플러에게는 글쓰기 금지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캠페인을 진행한 이후에 상당히 개선됐다"며 "주기적으로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듀얼메인보드사용자모임(www.2cpu.co.kr)의 운영자 정은준씨는 "올바른 한글을 사용하고 게시판의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오픈 당시부터 바른말 사용하기 운동을 사용하고 있다"며 "회원들이 적극 동참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강희종기자 hjka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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