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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등 위험권 경남-성남, '네가 져야 내가 살아'


서로의 경기 결과에 촉각 곤두세우고 있는 중

[이성필기자] "성남FC는 FA컵 우승과 생존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답니까?"

프로축구 경남FC 선수들은 23일 열리는 성남FC-FC서울의 FA컵 결승전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반대로 성남FC 선수들은 22일 경남-부산 아이파크의 K리그 37라운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남은 승점 36점으로 강등 탈출권인 10위, 성남은 34점으로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11위를 기록 중이다. 남은 시즌 양 팀간 맞대결이 없어 각자 승점 획득을 하늘처럼 여기고 있다. 그야말로 두 팀은 강등 탈출에 사활을 걸었다.

남 생각할 겨를이 없지만 서로 강등 탈출을 노리는 입장이니 상대팀 경기 결과에 신경이 가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경남은 성남이 FA컵 우승으로 상승세를 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경남이 부산을 이겨버리면 문제될 것 없는 걱정이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다.

경남의 A선수는 "성남은 일주일 동안 3경기를 치러야 한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큰 경기들을 해야 한다. 비교적 우리가 유리하다. FA컵 결승에서 승부차기까지 갔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두 개의 목표가 있는 경우 헷갈릴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당장 우리팀이 살아남아야 하는 입장에서는 성남이 못하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토로했다.

경남은 최근 4경기 2승 2무로 상승세다. 스토야노비치가 골을 넣고 있고 경험 많은 진경선이 중원에서 마당쇠 역할을 하고 있다. 갖춰진 틀을 시즌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원FC에서 강등을 경험했던 진경선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선수들에게 강등의 아픔을 설교하고 있다고 한다.

경남 관계자는 "확실히 강등을 겪어본 경험자가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경기 집중력이 시즌 초, 중반과는 다르다. 진경선은 팀 없이 반 시즌을 보냈었다. 당시의 경험을 선수들이 자기 일처럼 들으니 마음가짐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라고 전했다.

성남이라고 다를 바 없다. FA컵 결승 하루 전 열리는 경남-부산전 결과에 집중하고 있다. 성남의 B선수는 "경남에는 미안한 말이지만 내심 부산에 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래야 우리와 승점이 좁혀지거나 역전이 가능하다. 서로 다 알고 지내는 선후배라 말하기가 어렵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라고 전했다.

성남으로서는 FA컵 우승을 놓칠 생각이 전혀 없다. 이왕 결승까지 올라온 것, 죽어라 뛰어 보려고 한다. 정규리그 경기나 강등 탈출은 나중 문제다. FA컵 우승을 하면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할 수 있다. 그 뒤에 정규리그 두 경기에 올인하겠다는 생각이다.

성남 선수들은 김학범 감독의 지도력을 믿고 있다. 과거보다 유연해진 선수단 운용에 마음도 편해졌다. 대화가 많아졌다는 B는 "감독님은 성남의 역사와 자존심을 강조한다. 당연히 살아남겠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혀 있다. 만약 PO로 가더라도 충분히 할 수 있지만 지금은 10위가 되는 것이 목표다. 그 전에 FA컵 우승은 정규시즌 두 경기에 대한 영양제와 같다"라며 FA컵 우승과 클래식 잔류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말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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