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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등의 두려움을 지우면 순기능이 보인다


대전-대구, 강등 후 팀 체질개선 성공…클래식 강등권에 교훈

[이성필기자] 지난해 K리그 클래식에서는 대전 시티즌이 꼴찌를 피하지 못하며 챌린지(2부리그)로 강등됐다. 대구FC도 강등의 쓴맛을 봤고 강원FC는 상주 상무와 플레이오프에서 패하며 역시 강등이라는 운명을 피하지 못했다.

강등 후 세 팀은 체질개선에 나서야 했다. 대전은 사무국 슬림화를 단행했다. 또, 선수단의 합리적 운영을 위해 선수선발위원회를 구성, 선진 구단 운영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그 결과 대전은 이번 시즌 챌린지 우승을 차지하며 한 시즌 만에 클래식 복귀를 일궈냈다.

대구 역시 조광래 전 축구대표팀 감독을 단장에 선임하며 장기적인 팀 운영 비전을 내놓았다. 클래식에 있을 때는 명맥만 어렵게 유지하며 생존에 급급했지만 챌린지에서 뼈를 깎는 쇄신 작업을 해내고 있다. 두 구단 모두 현재진행형이기는 하지만 클래식에 있을 당시보다는 훨씬 나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공교롭게도 모두 강등이라는 암울한 현실이 팀 개편으로 구단의 생존을 스스로 모색하는 계기가 됐다. 구단운영 자금 역시 효율적 집행으로 방만 경영을 탈피하는 등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

강등 자체의 아픔은 크지만 체계 없이 인공호흡에 의존하던 팀을 서서히 자생력을 갖추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대전이 구단주의 교체에도 불구하고 현 사장의 임기를 보장하면서 구단 경영의 연속성을 유지한 뒤 안정을 찾으면서 챌린지 우승까지 내달린 것은 현재 강등권에 있는 팀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클래식에서는 현재 꼴찌 상주 상무(승점 30점)부터 8위 부산 아이파크(39점)까지 강등 위험군에 속해 있다. 9위 인천 유나이티드(38점), 10위 경남FC(35점), 11위 성남FC(33점)까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앞으로 각 팀당 남은 경기는 3경기에 불과하다. 상주는 한 경기만 패해도 강등될 수 있다. 군팀이라는 특수성으로 강제 강등됐던 2012년의 아픔을 극복하며 한 시즌만에 다시 올라왔고 나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매 시즌마다 절반 가까운 전역자가 나오며 조직력이 흐트러지는 현실을 감내해야한다.

성남은 올 시즌 시민구단으로 전환된 후 힘겨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박종환 감독이 불미스러운 일로 물러나는 홍역을 치러 이영진, 이상윤 두 감독대행을 거쳐 김학범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FA컵에서는 결승에 올라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구단 운영 면에서 역시 단기적인 시야를 넓히지 못하고 있다. 구단주인 이재명 성남시장이 성남 구단에 대한 지원을 고민할 정도로 시행착오가 계속됐다.

인천과 경남도 비슷한 사정이다. 인천은 선수단 임금체불 문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터져 나왔고 경남은 구단 경영에 중심을 잡지 못하면서 휘청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강등시 구단의 존속 여부에 물음표를 붙일 정도로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클래식 생존에 성공한다고 해도 합리적 구단 운영이 이뤄질 지는 두고봐야 한다.

최소 한 팀, 또는 두 팀은 강등을 당하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구단 입장에서는 강등이 위기이지만, 강등을 통해 구단의 틀을 재정비할 기회를 얻는다는 점에서는 아픔을 경험하는 것도 절망적인 것만은 아니다. 성적(클래식 생존)이라는 단기성 효과에만 급급했던 팀의 틀을 장기적 안목으로 바꿔놓는, 진정한 프로 구단으로 거듭날 수 기회로 삼을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프로축구연맹도 승강제의 효과 중 하나로 구단의 재정비를 기대한 바 있다.

대전 구단 관계자는 "매 시즌 이런저런 문제들로 괴로웠지만 올해는 승격 하나만 바라보고 모두가 똘똘 뭉치면서 희생했다. 팀이 클래식에 있을 때보다 확실히 나아졌다는 느낌이다. 외부의 흔들기도 버텨내는 힘을 길렀다. 만약 클래식에 계속 있었다면 하루살이에 급급했거나 파도 위의 난파선처럼 계속 흔들렸을지 모른다"라며 강등의 순기능을 전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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