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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없었다면…두산을 바꾼 '커리어 하이' 3총사


김재환·오재일·박건우…팀 타선 '뼈대'로 우뚝

[김형태기자] 두산 베어스가 21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눈앞에 뒀다. 4명의 10승 투수로 대표되는 안정적인 마운드, 독보적인 팀득점(832)에서 알 수 있는 막강한 타선을 겸비했다. 시즌 내내 불펜이 다소 빈약했지만 투타의 밸런스가 10개 구단 중 가장 뛰어났다.

지난해 20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성공한 두산은 그러나 정규시즌에선 3위(79승65패1무, 승률 0.549)에 머물렀다. 1위 삼성 라이온즈(88승56패, 0.611)와 무려 9경기나 차이가 났다.

주전 좌익수 김현수(28,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메이저리그로 떠났음에도 오히려 펄펄 날게 된 이유는 결국 기존 선수들의 각성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터질 듯 터질 듯 안 터지던 '중고 유망주' 3명이 약속이나 한 듯 저마다 개인 최고 시즌을 보내면서 팀 타선의 폭발력이 극대화됐다. 주인공은 바로 좌익수 김재환, 1루수 오재일, 우익수 박건우다.

우선 김재환(28).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독보적인 성적을 올렸다. '김태형 감독의 황태자'로 불린 지난해에는 '뭔가 보여줬야 한다'는 중압감에 쫓기다 시즌 중반부터 1군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그에 대한 기대치가 크게 낮아진 올해 그는 두산이 오랫동안 기대했던 거포의 잠재력을 마침내 발휘했다.

12일 현재 시즌 119경기에서 타율 3할3푼2리 33홈런 112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 4할8리에 장타율 0.638. 선수 개인이 팀 승리에 몇승이나 기여했는지를 보여주는 WAR가 5.23이다. 김재환 혼자서 시즌 5승 이상을 올려줬다는 얘기다.

지난해까지 프로 5시즌 동안 합계 13홈런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신데렐라' 수준이다. 승부욕과 성공에 대한 집념, 그리고 자기관리가 남다른 그는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굳건히 자리 잡았다. 토종 거포들 중 최형우(삼성, OPS 1.072) 정도가 그와 비교될 뿐 독보적인 성적이다. 무엇보다 타자에게 가장 불리한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기록의 순도가 무척 높다.

김재환은 "이 순간을 위해 무수히 많은 좌절의 순간을 견뎌왔다. 아직 보여주고 싶은 게 더 많다. 지금 이 자리에서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김재환과 두산의 '좌타 쌍포'를 이룬 오재일(30) 역시 잊지 못할 시즌이었다. 잦은 허리 통증으로 올 시즌 90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개인 첫 20홈런을 기록하며 한 단계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걸리면 넘어가는 일발장타력도 돋보이지만 정교하면서 섬세한 타격도 일품이다. 개인 첫 3할 타율(0.316)에 출루율(0.411)도 수준급이다. 표본이 작다는 한계가 있지만 타수(320)와 볼넷(54), 볼넷과 삼진(55) 비율이 교타자 이상으로 이상적이다.

지난 2005년 현대 입단 뒤 12년째인 오재일은 "올해 같은 시즌이 오기만을 꿈에서도 그렸다"며 "아직 시즌이 남았지만 내년에는 풀시즌을 치르면서 더 한 단계 올라서고 싶다"고 말한다.

올 시즌 두산의 '히트작' 중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박건우(26)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2009년 두산에 입단한 뒤 줄곧 '미래의 파이브툴 플레이어'라는 평가와 달리 1군에선 보여준 게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70경기라는 제한된 기회에서 타율 3할4푼2리 5홈런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준 그는 올 시즌 팀에 없어선 안 될 선수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시즌 119경기 타율 3할4푼 18홈런 72타점. 타격 8위에 WAR(4.12) 13위에 올랐다. 토종 오른손 타자들 가운데 8번째다. 여기에 상대의 허를 찌르는 베이스러닝으로 16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볼넷(34)이 다소 적은 편이지만 눈에 띄는 컨택트 능력을 바탕으로 148개의 안타(18위)를 쳐냈다. 최다안타 상위 20위 가운데 타석수(435)가 가장 적다. 그가 휘두르면 인플레이 타구, 그 중에서도 안타가 나올 확률이 높다는 의미다. 그가 지키는 우익수 수비도 수준급으로 평가된다.

이들 3명은 올 시즌 두산 팀 안타의 30%, 홈런의 45%를 합작했다. 이들이 라인업에 있을 때와 없을 때 두산의 공격력은 극과 극일 만큼 큰 영향을 받는다. 팀의 향후 5년 이상을 담보할 타자가 3명이나 등장한 점은 정규시즌 우승 이상으로 의미가 크다. 되는 집안은 뭘 해도 된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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