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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승리' 정현석, 존재 자체가 희망이다


위암 회복 후 복귀전서 1안타 2타점…"가족·팀 소중함 느꼈다"

[한상숙기자] 한화 정현석이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훈련을 마치고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내는 표정에서 설명할 수 없는 뿌듯함이 묻어났다. 위암 선고를 받은 뒤 8개월. 5일 인천 SK전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한화 이글스라는 이름의 소중함을 느꼈다"고 했다.

정현석은 지난 시즌 종료 후 건강검진 도중 위암 판정을 받았다.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다. 12월 12일 수술대에 오른 정현석은 위 3분의 2를 잘라내는 절제수술을 받았다. 아흐레 동안 병원에서 몸을 추스른 정현석은 2월까지 제주도와 강원도에서 요양하며 몸과 마음을 다스렸다.

정현석이 언제 그라운드에 돌아올 지 누구도 장담하지 못했다. 그러나 정현석의 계획은 분명했다. 5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정현석은 "생각보다 복귀가 늦어졌다. 4월에 재활군, 5월에 육성군과 2군을 거쳐 6월에는 복귀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목소리는 확신에 차 있었다.

위암을 초기에 발견해 별도의 항암치료는 없었다. 몸을 회복한 뒤 곧바로 훈련을 시작할 수 있었던 이유다. 3월부터 산행, 웨이트 트레이닝 등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린 정현석은 4월 3일 재활군에 합류해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5월 15일 육성군에 합류했고, 6월 19일부터 퓨처스리그 경기에 출전했다. 정현석은 4일 2군 LG전에서 4타수 3안타를 때리며 컨디션 회복을 알렸다. 그리고 5일 드디어 1군으로 콜업됐다.

그동안 누구도 짐작할 수 없는 고통을 감수해 낸 결과다. 정현석은 "수술한 직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걷는 것뿐이었다. 답답하고, 무기력했다"고 털어놨다.

가족과 야구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는 시간이었다. 그는 "옆에 있는 가족이 가장 애틋하더라. 그동안 몰랐던 가족의 소중함, 내가 속한 한화 이글스라는 팀과 동료, 팬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정현석은 이어 "모든 분이 내가 빨리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줬다. 구단에서는 착실하게 몸을 만들고 합류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해줬다. 재활군과 육성군, 2군 코칭스태프분들은 개인 프로그램을 짜주셨다. 그들의 도움 덕분에 이렇게 돌아올 수 있었다"면서 두루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화 선수단은 정현석의 쾌유를 바라는 마음에서 모자에 그의 별명인 '뭉치'를 새기고 경기에 나섰다. 정현석은 "동료는 내가 더 힘을 내서 빨리 돌아와야 할 이유였다. 어려울 때 힘이 되지 못해 미안했다"고 전했다.

이제 그동안의 미안함과 고마움을 그라운드에 쏟을 때다. 정현석은 이날 SK전 5회말 대수비로 출전한 이후 2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7회말에는 이재원의 큼지막한 타구를 담장 바로 앞에서 점프 캐치로 잡아내는 등 공수에서 빛났다. "수비는 지켜봐야 한다"던 김성근 감독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정현석은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 용기가 되고 싶다. 내 능력보다 더 좋은 활약으로 그들에게 도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다"고 했다.

2008년부터 한화 유니폼을 입고 뛴 정현석의 통산 성적은 323경기 타율 2할6푼2리 59타점 90득점. 그의 야구는 2015년 8월 5일 다시 시작됐다. 정현석은 "다들 얼굴이 좋아졌다고 한다. 좋은 것만 먹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니 더 건강해졌다. 오래 살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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