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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킬러, 중동 가다]②몸값 150억 용병과의 전쟁


카타르리그 진출 이근호, "올해 목표는 엘 자이시의 우승"

[최용재기자] 중동 카타르의 엘 자이시로 향하는 이근호의 표정은 밝았다. 낯선 환경으로 가지만 이근호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묻어 있었다.

중동 국가 특유의 환경이 있다. 중동 사람이 아니면 적응하기 힘든, 숨이 턱턱 막히는 아주 뜨거운 나라다. 또 음식, 언어 등에도 적응이 필요하다. 유럽보다 더욱 적응하기 힘든 곳이 바로 중동이다. 한국 선수들이 중동 원정경기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험난한 환경 속에 들어가지만, 그것도 첫 번째 경험이지만, 이근호는 웃었다. 걱정이 없었다.

이근호는 "환경, 음식, 언어 등 적응에 걱정은 하지 않는다. 환경이 힘들면 나만 힘든 것이 아니다. 같이 힘들다. 그리고 나는 환경에 둔한 편이다. 힘든 환경도 잘 버텨낸다. 음식도 큰 문제가 없다. 언어도 마찬가지다. 그 곳에서 통역이 있고 선수들과는 영어로 대화를 나눠야 한다. 영어는 잘 못하지만 손짓, 발짓, 몸짓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잘 해낼 수 있다"며 카타르에서의 적응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군대에서 막 제대한 몸인데 어떤 환경이 무섭겠는가.

그런데 환하게 웃던 이근호의 얼굴에 근심이 드리워졌다. 주전 경쟁이라는 '현실' 때문이었다. 한국, 그리고 K리그에서 최고의 공격수로 가치를 인정받았던 이근호지만, 중동은 첫 걸음이다. 게다가 중동 클럽들은 막대한 투자를 앞세워 거액 몸값의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는데 정평이 난 곳이다.

이근호는 중동에서 '용병'이다. 한 팀당 4명 보유가 허용된 외국인 선수 중 한 명이다. 카타르 선수들과의 경쟁이 아닌, 세계적인 공격수들과의 경쟁이 눈앞에 놓인 것이다. 엘 자이시가 이근호를 높은 몸값을 주고 영입한 것도, 외국인 선수다운 역할을 바라는 것이다.

중동에서 자신의 역량을 입증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이근호의 경쟁자들이 만만치 않다. 엘 자이시에는 가나 출신 공격수 모하메드 문타리, 브라질 출신의 23세 신예 공격수 호마링요가 포진해 있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리고 유고슬라비아 출신 미드필더 와그너도 있다. 게다가 엘 자이시는 다른 팀에 임대를 보냈던 외국인 선수의 복귀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된다면 팀에 있는 외국인 선수 누군가는 나가야 한다는 의미다.

카타르는 정규리그에서 3명의 외국인 선수만 출전할 수 있다.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는 4명의 선수가 출전이 가능하다. 이근호의 주전경쟁이 더욱 치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근호는 "주전 경쟁이 문제다. 내가 듣기로 우리팀에 150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한 외국인 선수가 있다. 그런 선수와 경쟁에서 이기려면, 게임에 뛰려면 열심히 해야 한다. 지금 가장 큰 고민이 경기에 뛸 수 있느냐다. 주전 경쟁이 걱정이 된다. 외국인 선수들이 모두 좋은 선수들이다. 또 나보다 먼저 팀에 합류해 뛰고 있는 선수들이다. 나보다 빨리 적응을 한 선수들이다. 정규리그에는 외국인 선수 3명만 출전할 수 있다. 나도 빨리 가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민은 하고 있지만 '확신'은 놓지 않은 이근호였다. 이근호가 지금껏 적응을 못한 팀은 없었다. 실력과 역량을 넘어 그 누구보다 열심히 뛰는, 그라운드에서 모든 것을 다 쏟아내는 스타일의 이근호다. 감독들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선수다. 감독들의 찬사를 받았던 이근호였다. 지금껏 이근호는 그렇게 살아남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150억원 고액 몸값의 외국인 경쟁 선수가 있더라도 이근호가 물러설 이유가 없다. 이근호의 투지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이근호는 "카타르에 오래 있고 싶다. 카타르에 오래 있는 것이 좋다. 그것은 카타르에서도 인정받는다는 의미다. 작년에 우리팀이 리그 2위를 차지했다. 올해는 우승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올 시즌 개인적 목표는 엘 자이시의 우승이다. 그리고 골도 많이 넣고 싶다"며 우승컵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었다.

이근호의 걱정은 하나 더 있었다. 축구팬들과의 교감, 소통에 대한 고민이었다. 한국 축구팬들의 시선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아무래도 중동은 한국팬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곳이고 정보도 제한돼 있어 팬들의 관심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중계도 없고, 경기 결과를 알아보는 것도 쉽지 않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 것일까. 이근호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③편에 계속…>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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