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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 "軍에서 축구하는 것 자체가 큰 혜택"


'말년 병장' 이근호, 떨어지는 낙엽 피하지 않는다

[최용재기자] 군대에서 '말년 병장'은 떨어지는 낙엽도 피한다고 한다.

제대를 앞두고 있는 만큼 말년 병장들이 몸을 극도로 사린다는 의미다. 군 복무를 마치고 새로운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다치기라도 한다면 그만큼 속상하고 손해 보는 일도 없다. 그래서 말년 병장들은 힘든 작업, 고된 훈련에 열외 되기도 한다.

상주 상무의 이근호. 그는 말년 병장이다. 전역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근호는 오는 9월16일 전역한다. 그리고 이제 상주 상무 소속으로 뛸 경기는 단 1경기 남았다. 1경기만 더 뛰면 이근호는 군인 신분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생을 출발할 수 있다.

K리그 클래식 일정대로라면 이근호의 전역일까지 3경기가 남았지만 이근호는 오는 9월5일 베네수엘라, 8일 우루과이와의 국가대표팀 A매치 2연전 명단에 포함돼 6일 전북전, 10일 제주전은 뛰지 못한다. 따라서 이근호의 상주 상무에서의 마지막 경기는 14일 홈에서 펼쳐지는 전남전이다.

그런데 말년 병장 이근호가 떨어지는 낙엽을 피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떨어지는 낙엽을 정면으로 받아내고 있다. 30일 열린 성남FC와의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에 출전한 이근호는 거친 몸싸움과 태클을 서슴지 않았다. 또 상대와 부딪혀 잠시 동안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기도 했다. 이근호는 몸을 사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 뛰었다. 상주의 선제골을 넣으며 팀의 1-1 무승부를 이끌었다. 말년 병장의 '투혼'이었다.

전역을 앞두고 있는 이근호. 해외 클럽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이근호다. 부상이라도 당한다면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이근호는 떨어지는 낙엽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다. 이근호는 언제 어디서나 최선을 다하는 선수다. 그리고 몸을 사린다는 오해를 받고 싶지 않았다. 상주 상무에 대한 예의였다.

이근호는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 것 같다. 14일 한 경기가 더 남았다. 나머지 경기는 국가대표팀 일정상 뛰지 못할 것 같다. (상주 상무에서의) 마무리를 잘 하고 싶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마지막이라고 대충 뛴다든지 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 싫다. 팀에 기여를 한 후 제대를 하는 것이 나에게도 팀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마지막 1경기를 승리하고 떠나겠다"며 군인다운 강인한 의지를 드러냈다.

상주 상무에 대한 고마움도 크다. 나태해졌던 자신을 다잡아줬던 팀이다. 또 군 생활을 하면서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것 역시 혜택을 받았다고 생각을 했다. 그렇기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이런 고마움을 갚아야 했다.

이근호는 "상주 구단, 체육부대에 너무 감사하다. 군 생활을 하면서 축구를 하는 것 자체가 큰 혜택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으로 인해 2년 동안 축구를 할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프로 생활을 하는 긴 시간 가운데 상무로 왔다. 나태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정신적으로 성숙해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며 구단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한층 성장한 자신을 돌아봤다.

조이뉴스24 상주=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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