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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선수가 아니었다"…김남일의 '위대한 자책'


김남일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스스로 채찍질

[최용재기자] 김남일(전북 현대)이 자책했다.

2일 열린 2014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G조 4차전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의 경기에서 전북이 1-0으로 승리한 후 만난 김남일. 그에게서 승리의 기쁨과 광저우에 설욕한 짜릿함, 최고의 경기력에 대한 자긍심 등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김남일은 예상과 전혀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김남일은 "오늘 나는 축구 선수가 아니었다"고 자책부터 했다. 천하의 김남일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한국의 간판 미드필더 김남일이다. 그가 스스로 자신에게 축구 선수도 아니었다고 깎아 내린 것이다.

김남일이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전북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좋았다. 압박도 잘 했다. 오늘 미팅할 때부터 우리 선수들이 잘 할 거라 믿었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좋지 않았다. 내 플레이는 실망스러웠다. 나의 경기력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자신의 플레이를 향해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왜 김남일은 자책했을까. 검증된 선수, 최고의 선수지만 스스로 아직은 최강희 감독의 전북에 녹아들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팀 동료들에게 피해를 준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김남일로 인해 전북의 새로운 닥공에 결점이 생길 수 있다는 근심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김남일은 "아직까지 잘 모르겠다. 감독님께서 원하는 축구를 내가 못 따라가는 것 같다.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다"며 자책한 이유를 털어놓기도 했다.

김남일은 올 시즌을 앞두고 인천에서 전북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새로운 팀, 새로운 전술을 만났다.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 베테랑 김남일이라 해도 팀에 녹아들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김남일의 가치와 경쟁력을 모르는 이는 없다. 그런데 김남일은 안주하지 않는다. 스타라고, 베테랑이라고 자만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을 낮추고 있다. 전북 축구에 녹아들기 위해, 전북과 하나가 되기 위해, 전북이라는 팀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다. 지금까지 해온 대로만 해도 별 탈이 없을 텐데 김남일은 더 완벽해지기 위해 자신에게 채찍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

최강희 감독은 이날 광저우전에 김남일을 출전시키기 위해 앞선 경기에서 휴식을 줬다. 최 감독 역시 김남일의 가치를 믿고 있다. 팀 동료들도 마찬가지다. 김남일은 이미 전북에 녹아들어 있다.

김남일 생각만 달랐다. 아직 부족하고 모자라다고 스스로 반성하고 있다. 팀을 위해 더 고민하고 훈련하고 뛰려 한다. 스타가 아니라 전북의 '신입 선수'로 자신을 정의했다. 자신을 낮추는 희생정신과 오직 팀만을 생각하는 팀 정신. 김남일의 자책이 '위대한' 이유다.

조이뉴스24 전주=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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