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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OB와는 천지차이"…압도적 시즌·생소한 두산


95년에는 시즌 최종일 우승 결정…21세기 단일시즌 최고승률 넘본다

[김형태기자] 지난 1월5일 서울 잠실구장. 구단 포토데이를 맞아 구장을 찾은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올해 역시 작년과 목표는 같다. 일단 '가을야구' 참가에 방점을 두겠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게 1차 목표다. 그걸 이루면 지난해처럼 단기전에서 승부를 걸 생각"이라고 했다.

한국시리즈 우승팀이지만 마냥 기쁠 수만은 없었다. 부동의 3번타자 김현수(28,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메이저리그 행을 결정한 직후였다. FA 2루수 오재원을 붙잡았고, 고참 불펜요원 정재훈을 롯데 자이언츠에서 다시 받아들였지만 고민이 적지 않았다. 중심타선의 공백, 여전히 불안한 불펜에 새로 합류한 외국인 투수들의 불확실성 등 불안요소가 하나둘이 아니었다.

그런데 정작 4월1일 시즌이 시작하자 반전이 일어났다. 두산은 시즌 내내 독주를 거듭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7월 한 달간 승률 4할2푼9리(9승12패·7위)에 그치면서 큰 위기를 맞는 듯했지만 8월 6할6푼7리(16승8패·1위)로 금세 반등하면서 구단 사상 2번째 정규시즌 우승을 목전에 뒀다. 매직넘버 3인 두산은 이변이 없는 한 이번 주에 우승 샴페인을 터뜨릴 전망이다.

◆압도적인 시즌

두산은 21년 전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거머쥔 적이 있다. 그러나 당시 상황은 올해와는 하늘과 땅만큼 상황이 달랐다. 당시 OB(두산의 전신) 베어스는 정규시즌 최종일까지 피말리는 싸움 끝에 간신히 1위가 결정됐다. 다름 아닌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와의 경쟁이었다. 당시 8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OB는 LG에 1경기 뒤진 68승45패5무였다.

마지막 8경기에서 LG가 5승3패를 기록한 반면 OB는 6승2패를 기록하며 간발의 차이로 앞서나갔다. 무엇보다 시즌 마지막 날 지금은 사라진 인천 도원구장에서 열린 태평양 돌핀스와 원정경기를 3-2로 잡으면서 사상 첫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74승47패5무로 74승48패4무인 LG를 간신히 제쳤다. 당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OB는 롯데 자이언츠를 4승3패로 누르고 창단 2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와 비교하면 올해 두산은 여유가 넘칠 정도다.

시즌 9경기를 남겨둔 19일 현재 2위 NC 다이노스를 10.5경기차로 멀찍히 따돌렸다. 우승을 확정지으면 부상선수 관리도 하고 체력을 비축하며 느긋하게 한국시리즈를 준비하게 됐다. 김태형 감독은 "95년에는 정말 시즌 끝까지 피를 말렸다. 당시 나는 주전 자리를 이도형에게 내주고 주로 벤치를 지키는 고참이었는데, 마지막 날까지 참 힘들었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지 0.659

두산은 남은 9경기에서 3승만 더하면 지난 지난 2000년 현대 유니콘스가 세운 단일시즌 최다승(91승)과 타이를 이룬다. 양대리그로 치러진 당시 드림리그 소속이던 현대는 승률 6할9푼5리(91승40패2무)라는 압도적인 전과를 올렸다. 1990년 이후 최고 승률 기록이다. 두산은 잔여시즌 전승을 하더라도 승률 6할7푼8리에 머물게 된다.

그렇지만 21세기 단일리그 최고 승률은 충분히 넘볼 수 있다. 지난 2008년 SK 와이번스가 기록한 6할5푼9리가 그것이다. 당시 SK는 126경기 체제에서 83승43패를 기록하며 타 팀들을 압도했다. 두산은 남은 시즌 7승2패를 기록할 경우 승률 6할6푼4리(95승46패1무)로 8년 전 SK를 넘어 21세기 단일리그 최고승률팀으로 올라설 수 있다. 그렇지만 이미 우승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기록을 위해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도 만만치 않다.

오히려 일찌감치 우승을 결정지은 뒤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해주고 후보들에게 출전기회를 주는 게 여러모로 합리적인 운용이라는 것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정작 중요한 건 한국시리즈다. 정규시즌 우승도 값지지만 한국시리즈 승자에게 모든 영광이 돌아가는 현재 시스템에선 정규시즌 기록에 목을 맬 필요는 없다"고 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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