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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이대호·오승환 '연착륙'…희비 갈린 韓 빅리거


'마이너행' 박병호는 눈물…ML 전반기 결산

[류한준기자] 지난 1994년 박찬호가 한국 출신 선수로는 처음 메이저리그 진출한 뒤 많은 이들이 그 뒤를 좇았다. 그리고 올 시즌 역대 가장 많은 '코리언 빅리거'가 활동했다.

메이저리그 베테랑인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를 시작으로 지난해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낸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어깨 수술 후 재활을 거쳐 다시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LA 다저스)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한국과 일본을 거쳐 태평양을 건넌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와 오승환(세인트루이스), KBO리그에서 뛰다 해외진출 자격을 얻어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룬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마이너리그를 거쳐 빅리그에 도전장을 낸 최지만(LA 에인절스)까지 모두 8명(투수 2명·야수 6명)이 전반기 25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각자 소속팀에서 다른 상황에 처했고 명암이 교차했다. 전반기 코리언 빅리거들 활약상을 되돌아봤다.

◆'든든한 맏형' 추신수

추신수는 전반기에 두 차례나 부상자 명단(DL)에 이름을 올렸다. 이때문에 결장한 경기도 꽤 된다. 몸상태가 좋았을 때는 누구보다 꾸준한 활약을 보였다. 현역 힌국인 메이저리거 중에서 가장 많은 풀타임 시즌 경험을 갖고 있는 베테랑다운 기록을 올렸다.

그는 전반기를 타율 2할7푼4리(117타수 32안타)로 마감했다. 소속팀 텍사스에서 리드오프 노릇을 잘해주고 있다. 7홈런 17타점으로 팀 타선에 힘을 실어줬다. 특히 1회 선두타자 홈런을 4차례나 기록했다. '거포 1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추신수는 전반기 마지막 출전 경기에서 의미있는 기록 하나를 더했다. 바로 통산 볼넷이다. 그는 600번째 볼넷을 골랐다. 현역 메이저리그 선수 중에서 37번째에 해당한다.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이치로 스즈키(마이애미 말린스·617개)에 이어 두 번째다.

◆김현수·박병호, 엇갈린 희비

이들처럼 시즌 초반과 전반기 종료때 명암이 뚜렷하게 교차한 선수는 없었다.

김현수는 시범경기때부터 타격 페이스가 떨어져 고전했다. 마이너리그 행을 지시하고 이를 은근히 압박한 벅 쇼월터 감독을 비롯해 구단과도 사이가 껄끄러웠다. 하지만 계약조건을 들어 마이너리그행을 거부했고 메이저리그에 남았다. 출전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팀내 경쟁자인 조이 리카드가 부진하지 김현수에게 기회가 왔다. 대타로 나오며 한정된 기회 속에서도 김현수는 타석에서 자신을 어필했다. 상대 투수에 대한 연구와 꾸준한 연습 덕분이다.

김현수는 전반기에 46경기 나와 타율 3할2푼9리(152타수 50안타) 3홈런 11타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했다. 소속팀 볼티모어도 이제는 더이상 의구심을 갖지 않는다. 다만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점은 다소 아쉬운 대목.

박병호는 김현수와 출발이 달랐다.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미네소타에 입단할때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시범경기에서도 홈런포를 가동하며 순조롭게 빅리그 적응을 시작했다. 한국인 타자로는 처음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안타를 쳤다. 데뷔 3경기 만에 마수걸이 홈런을 쏘아올렸다. 타구 비거리도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좋은날은 오래가지 않았다. 타격 페이스가 5월 중순부터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박병호도 당연히 위기의식을 느꼈다. 타격자세를 바꿔보며 슬럼프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

침묵이 길어졌다. 박병호는 6월 한달 동안 좀처럼 타격감을 끌어 올리지 못했다. 타율도 2할 아래로 떨어졌다. 그때까지 12홈런을 쏘아 올리긴했지만 타율은 1할9푼1리(215타수 41안타)까지 떨어졌다.

그는 결국 지난 2일 마이너리그행 통보를 받았다. 박병호는 현재 미네소타 산하 트리플A팀인 로체스터 레드윙스에서 빅리그 복귀를 위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오승환·이대호 '전반기만 같아라'

한국과 일본을 거쳐 미국 무대에 도전장을 낸 오승환과 이대호는 성공적인 전반기를 보냈다.

오승환은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개막 후 소속팀 세인트루이스 마운드 허리를 맡았다. 중간계투 임무를 맡었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3개월이 지났을때 보직에 변화가 생겼다. 세인트루이스는 마무리 트레버 로젠슬이 부진하자 그 자리를 든든한 '미들맨' 오승환에게 맡겼다.

그는 지난 3일 밀워키 브루어스와 맞대결에 소속팀이 3-0으로 앞선 9회 마무리로 나와 승리를 지켰다. 메이저리그에서 첫 세이브를 기록했고 한국·일본·미국 3개국 리그에서 모두 구원에 성공한 유일한 한국인 투수가 됐다.

오승환은 전반기 45경기에 등판해 2승 2세이브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마지막 투수로 나와 1이닝을 깔끔하게 무실점으로 막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이제는 오승환을 정상급 마무리로 평가하고 있다.

이대호는 실력 하나로 당당하게 경쟁에서 이겼다. 그는 메이저리그가 보장된 계약이 아닌 스플릿 계약으로 시애틀 유니폼을 입었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치열한 경쟁을 했다.

개막전 로스터 진입에 성공했으나 다른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플래툰 시스템이다. 시애틀은 좌타자 애덤 린드가 좌투수를 상대로 약점이 분명하게 드러나자 이대호를 좌완 선발 상대로 활용했다.

확실한 주전 자리가 보장되지 않았지만 이대호는 타석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끝내기 홈런을 포함해 클러치 상황에서 강한 면모를 선보였다. 그는 타율 2할8푼8리(177타수 53안타) 12홈런 37타점으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수비 실력도 증명했다. 그는 빅리그 1루수로서 손색 없는 활약을 보여줬다.

◆강정호·류현진, 부상 회복 그러나…

둘은 건강한 모습으로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강정호는 지난 시즌을 조금 일찍 마쳤다.시카고 컵스전에서 수비 도중 슬라이딩을 하는 주자와 부딪혀 시즌아웃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그는 다친 무릎 수술 후 재활에 매달렸다. 오프시즌 동안 한국으로 귀국하지 않고 미국에 남아 재활에 힘썼다. 강정호는 성공적으로 돌아왔고 복귀전에서 홈런포를 가동했다. 7월 들어 타격 페이스가 주춤하고 있지만 타율 2할4푼8리(165타수 41안타) 11홈런 30타점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야구장 밖의 문제도 불거졌다. 지난 6일 '강정호가 성폭행 혐의로 시카고 경찰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아직은 수사 과정이어서 상황을 지켜보는 단계다. 다만 구단은 현재까지는 무죄 추정 원칙에 따라 강정호를 예전과 똑같이 기용하고 있다. 강정호 역시 의혹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않고 경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류현진은 640일 만에 다시 메이저리그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5월 왼쪽 어깨 관절경 수술을 받고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재활단계를 거친 류현진은 지루한 시간을 버텨냈다. 그는 지난 8일 안방인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홈경기를 통해 선발등판했다.

결과는 좋지 못했다. 류현진은 4.2이닝 동안 8피안타 2볼넷 6실점을 기록했고 패전투수가 됐다. 비록 한 경기였지만 아직까지는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다. 구속과 구위 모두 기대에 모자랐다.

그는 후반기 시작 뒤인 오는 21일 두 번째 선발등판을 앞두고 있다. 복귀전에서 드러난 물음표를 얼마만큼 지워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시즌 도중 마이너리그로 떨어졌다가 빅리그로 돌아온 최지만은 지난 11일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첫 2루타를 쳤다. 굴곡이 있었지만 그나마 기분 좋은 전반기 마침표였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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