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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응팔③]성동일·라미란·최무성, 감사패 전달합니다


쌍문동 부모들 공감의 힘 높인 진짜 주인공들

[이미영기자] 따뜻한 쌍문동 이웃들이 떠났다. 시청자들과 함께 했던 1980~90년대 추억여행도 마무리됐다.

지난 16일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은 이번에도 스타들의 '흥행보증수표'가 됐다. '응답하라 1997'에서는 서인국과 정은지를, '응답하라 1994'에서는 정우와 유연석, 고아라, 김성균, 도희 등에 연기 전환점을 마련해줬던 '응답' 시리즈다.

'응팔'은 전작들을 넘어섰다. 시청률이 20%에 육박하며 역대 시리즈를 넘어섰고, 케이블을 통틀어 최고 시청률을 썼다. 이번엔 4060 세대까지 끌어안았다. 성동일과 이일화, 라미란, 김성균, 최무성, 김선영 등 쌍문동 부모들은 공감의 힘을 높이는 주역들이었고, 깊은 내공으로 뭉클함을 선사했다. 젊은 배우들이 연기한 찬란한 청춘만큼이나, 우리네 부모들의 청춘도 찬란했음을 알게 해준 고마운 배우들이었다.

성동일과 이일화는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벌써 세번째 부부 호흡을 맞췄다. 무뚝뚝하고 서툴지만 자식들에게 애틋한 성동일과 자식들을 감싸안을줄 아는 이일화는 우리네 부모님과 참 닮았다.

성동일은 따뜻한 부성애로 시청자들을 여러번 울렸다. 아이들 앞에서는 애써 담담했지만 큰형 앞에서 울음을 토해내던 장례식 장면도, 공부하러 떠나는 큰 딸에게 약봉지와 용돈을 챙겨주던 장면도, 자신과 똑닮은 딸의 결혼식에서 편지를 통해 사랑을 표현했던 아버지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아냈다. 명예퇴직을 피해갈 수 없어 가족들에게 못내 미안해하던 가장의 모습은 새삼 우리네 아버지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성동일은 내공있는 연기로 이 시대 아버지상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응답' 출연진들이 믿고 캐스팅 하는 이유가 있음을 증명했다.

라미란과 김성균 역시 쌍문동에 활력을 불어넣은 부부들이다. 코믹부터 섬세한 감정 연기까지, 모자람이 없었다.

라미란은 쌍문동의 안방마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실없이 구는 남편을 타박하다가도 그가 슬퍼할 땐 누구보다 힘이 되는 든든한 아내, 털털하고 쿨한 면모를 보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아들들을 보듬는 믿음직한 엄마로 감동을 전했다. 남자만 셋뿐인 집안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엄마의 마음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애잔함을 더하기도. 그런가하면 김선영, 이일화와 동네 아줌마 3인방을 이뤄 구수한 입담을 과시하며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시크하면서도 유머감각 넘치고, 화끈한 '치타여사'는 라미란의 연기력에 힘입어 더할 나위 없는 매력적인 캐릭터로 완성됐다.

김성균의 변신도 놀라웠다. 전작 '응답하라 1994'에서 스무살 대학생 '포블리'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그는 이번엔 두 아들을 둔 아버지로 분했다. 물론 이번에도 사랑스러웠다. 유행어 개그를 좋아하고 가족을 1순위로 생각하는 따뜻한 아버지. 특히 시크 도도한 아내 미란에게 끝없는 구애를 펼치고 소심한 아들 정봉과 사춘기 아들 정환에게는 친구 같은 아빠의 모습으로 그 시대 가부장적인 아버지가 아닌 정감 가는 아버지로 가족애를 그려내며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웃음을 안겼다.

배우 최무성과 김선영은 '응팔'을 통해 데뷔 이래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그동안 다양한 작품들에서 쌓아온 연기 내공이 '응팔'의 매력적인 캐릭터와 만나 '포텐'이 터졌다.

'응팔'은 배우 최무성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했다. 무성은 순박한 이웃이며, 따뜻한 아버지였다. 천재 바둑소년이기에 앞서 세상 하나 밖에 없는 아들에게 "사랑한다"며 진심 어린 사랑을 표현할 줄 아는 멋진 '택이 아빠', 꼬마 진주에게 종이인형을 곱게 잘라주는 은근 귀여운 봉황당, 고향 동생이자 동네 이웃인 선영과 중년 로맨스를 꽃 피우는 남자 무성. 인간미와 매력으로 똘똘 뭉친 캐릭터는, 배우 최무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배우 김선영은 남편을 여의고 홀로 자식들을 키우고 있는 쌍문동 아줌마를 연기하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시어머니의 홀대 뒤 친정엄마와 통화하며 눈물을 꾸역꾸역 삼키고, 아들에게 좋은 운동화 하나 사다주지 못해 가슴 아파하는 엄마. 자식들 걱정에 자신의 속마음을 애써 감추면서도 "너도 한 번은 그냥 행복하게 살아봐야지"라는 말에 눈시울을 붉히는 여자 선영. 김선영은 섬세한 감정선으로 공감 캐릭터를 만들었고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눈물 겹도록 푸르던 시절, 나에게도 그런 청춘이 있었다. 그 시절이 그리운 건 단지 젊은 내 모습이 그리워서가 아니라 아빠의 청춘이 친구들의 청춘이 내 사랑하는 모든 것들의 청춘이 있어서기 때문이다"라는 내레이션은 이들에게, 그리고 그 시절 우리 부모들에게 고하는 헌정시이기도 했다. 그 시절 참 많이도 고단했을 우리네 부모들을 만날 수 있어 참 고맙고 행복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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