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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인 하룻밤' 한예리, 오로지 연기로 승부를 걸다(인터뷰)


'독립영화계의 전도연' 원조 격…한예종 후배들 향한 칭찬도

[권혜림기자] '독립영화계의 전도연'이라는 수식어가 있다. 독립영화계를 누볐던 출중한 여배우들이 하나 둘 충무로에 굵직한 족적을 남길 때마다 소환되는 별명이다. 연기에 대한 극찬이자, 수수하면서도 매력적인 미모에 대한 찬사이기도 하다.

많은 여배우들의 이름 앞에 같은 꾸밈말이 붙었지만, 배우 한예리는 '독립영화계 전도연' 중에서도 원조의 원조 격이다. 본명인 '김예리'로 활동하던 당시부터, 한예리는 신선한 마스크와 무리 없는 연기로 관객의 시선을 붙들었다. '기린과 아프리카'(2007), '바다 쪽으로, 한 뼘 더'(2009), '백년해로외전'(2009) 등 뜨거운 호평을 얻었던 독립영화들을 통해 충무로에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다.

영화 '코리아'와 '동창생' '스파이' '해무' 등 상업 영화에서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한예리는 첫 로맨틱코미디 영화 '극적인 하룻밤'(연출 하기호, 제작 연우무대)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여주인공 시후로 분해 처음으로 로맨스 극을 이끄는 경험을 했다.

'극적인 하룻밤'은 두 남녀가 '원나잇 쿠폰'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청소년관람불가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동명 연극인 원작에서 모티프를 얻어 영화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영화에서 한예리가 연기한 시후는 애인에게 헌신했지만 헌신짝처럼 버려진 인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못 먹는 음식도 마다 않고 그가 부르면 잠을 자다가도 뛰쳐나가는 5분대기조 연애 '을' 시후 캐릭터를 맡았다. 헤어진 연인의 결혼식을 찾아간 시후는 그 곳에서 정훈(윤계상 분)과 새로운 만남을 시작하게 된다.

'코리아'에선 북한의 국가대표 탁구선수 순복으로, '해무'에선 조선족 여인 홍매 역으로 스크린을 누볐던 한예리다. 이번엔 '무기'가 없다. 날렵한 운동 신경으로 갈고닦았던 탁구 실력, 능숙하게 익혔던 북한 사투리도 없이, 사랑 앞에 고민하는 평범한 20대 여인의 속내를 그리는 데 집중했다.

한예리는 "촬영이 재밌었다"며 "육체적으로 어렵거나 힘든 영화들을 주로 해 왔어서 그런지 몰라도, 이번엔 오붓하게 감독, 상대 배우와 가족처럼 아침마다 세트로 출근하듯 편하게 즐겁게 촬영했다"고 알렸다.

이어 "연기 외의 무기가 없으니 연기로 승부해야 한다고, 로맨틱 코미디가 어려운 장르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며 "남녀주인공이 사랑 이야기로만 이야기를 끝까지 끌고 가려면 연기로 공감을 얻을 수밖에 없지 않나. 전엔 '무기'들이 많았는데, 이제 기댈 곳이 오로지 연기 밖에 없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시후는 밝고 상당히 긍정적인 인물이에요. 대범하고 용기도 있죠. 저는 시후보단 소극적인 측면이 많아서 시후가 멋있게 느껴졌어요. 남자친구가 극 중 정훈처럼 현실적 문제로 저를 피한다면요? 전 과감하게 포기할 것 같아요. 너무 힘들 것 같거든요. 시후도 온전한 상태는 아니잖아요. 그런 에너지를 상대에게까지 쏟아주는데 상대가 그렇게 나온다면 더이상 여력이 안 된다고 느낄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저는 시후가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무용을 전공한 한예리는 연기로 꿈을 확장해 독립영화계에서부터 필모그라피를 쌓아왔다. 같은 학교 출신의 후배 연기자들에 대한 질문에 한예리는 "너무 너무 훌륭한 것 같다"며 "제가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생각할 정도"라고 답했다.

"저도 아직 천천히 가고 있는 과정에 있고 그 친구들도 마찬가지라 생각해요. 제가 나은지 아닌지를 생각하긴 성급한 것 같아요. 묵묵히 자신이 할 수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감사하죠. 한예종 후배들이 굉장히 잘 하는 모습을 보며 대단하다고 느껴요."

그가 언급한 한예종 출신 여배우들 중엔 '은교'로 화려하게 데뷔해 안방극장으로도 발판을 넓힌 김고은을 비롯해 올해 충무로 최고의 신예로 꼽히는 '검은 사제들' 박소담, '인간중독' '간신'의 임지연, '봄'으로 호평을 받았던 이유영 등이 있었다.

"tvN 드라마 '처음이라서'에서 박소담 씨를 봤는데, 너무 상큼하더라고요. 아니, 어떻게 그렇게 잘 웃죠?(웃음) 고은 씨도 tvN '치즈 인 더 트랩'에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기대가 돼요. 고은 씨는 데뷔 후 한참 지나고야 실제로 보게 됐는데 유영 씨, 소담 씨는 아직 한 번도 뵌 적이 없어요. 사석에서 만난다면 굉장히 반가울 것 같아요."

한예리는 이들을 가리켜 "아직 후배라는 마음보다는 동년배라는 생각이 든다"며 "그 친구들이나 저나 이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하지 않았나. 배우라는 직업이 한 작품 한 작품 다르게 알려지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겸손한 답을 내놨다.

이어 "여러 영화 중 한 작품이 선택돼 관객에게 보여지는 경우가 많으니 그 모습만 기억하는 분들도 사실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를 포함해, 여태까지 잘 해왔던 친구들이 앞으로도 지치지 않고 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극적인 하룻밤'은 오늘(3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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