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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손아섭·정근우·이용규…'악바리 4명'이 해냈다


9회 연속 안타·출루로 대역전 발판…韓 야구사 장식할 명장면

[김형태기자] 대역전극의 주역은 4명의 악바리였다.

근성으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악바리 4명이 9회초의 기적을 만들었다.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프리미어12 4강전. 0-3으로 패색이 짙던 9회초 한국의 첫 네 타자로 나선 오재원, 손아섭, 정근우, 이용규는 대역전극의 멍석을 너나할 것 없이 활짝 깔며 반전의 기운을 몰고 왔다.

물꼬는 오재원이 틀었다. 양의지 대신 9회초 선두타자로 방망이를 잡은 오재원은 일본 마무리 노리모토를 상대로 날카로운 좌전안타로 한국 타선의 혈을 뚫었다. 상대팀 입장에선 얄미울 만큼 근성으로 똘똘 뭉친 그는 노리모토의 강속구에 헛스윙 2번으로 컨택트 타이밍을 잡기 곤란해 했다. 하지만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바깥쪽 낮은 공을 결대로 밀어쳐 깨끗한 좌전안타를 만들었다.

선두타자가 살아나가자 한국 덕아웃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김재호 대신 좌타석에 들어선 손아섭 또한 근성이라면 첫 손가락에 꼽히는 타자. 그는 초구 파울을 기록한 뒤 2구째를 노려 마운드를 맞고 중견수 쪽으로 강하게 튀는 안타를 때려냈다. 좋은 코스에 공이 오면 적극적으로 휘두르는 성향이 빛을 발한 결과였다.

무사 1,2루에서 한 건 해준 선수는 정근우. 앞선 7회 이날 한국의 첫 안타를 기록한 정근우는 좌익수와 파울라인 사이에 날카롭게 떨어지는 2루타를 쳐 이날 한국의 첫 득점을 인도했다. 정근우의 거침없는 타격이 나온 순간 2루주자 오재원이 부리나케 3루를 돌아 홈을 파고들었다. 스코어 3-1.

계속된 무사 2,3루에서 좌타석에 들어선 이용규는 '악바리계'의 전설적인 인물. 오기와 근성으로 똘똘 뭉친 그는 이번 대회 내내 타격 컨디션 저하로 고전했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 몸을 사리지 않는 자세가 빛났다. 볼카운트 2-1 상황에서 위기에 몰린 노리모토의 공이 몸쪽으로 들어오자 기술적으로 피하는 척하면서 맞았다. 이용규의 오른 어깨 소매를 스치고 지나간 공을 구심이 놓치지 않고 지적하면서 이용규는 몸맞는 공으로 걸어나갔다.

상황이 무사 만루가 되면서 역전극의 희망이 영글어졌고, 결국 후속 김현수의 밀어내기 볼넷에 이은 이대호의 2타점 역전 적시타가 터지면서 한국은 기적 같은 뒤집기에 성공했다.

결승타의 주역은 물론 이대호였지만 패색 짙은 경기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끈질긴 타격으로 줄기차게 찬스를 만들어낸 4명의 악바리가 없었다면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오재원, 손아섭, 정근우, 이용규의 9회초 연속 안타와 출루행진은 한국 야구사에 오래 기억될 또 다른 명장면으로 자리잡을 듯하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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