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넥센 스나이더 '내가 가을사나이'

[류한준기자] 브래드 스나이더(넥센 히어로즈)가 벼랑 끝으로 몰렸던 넥센을 구했다.

스나이더는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상대 선발투수인 좌완 김광현에게 약했던 게 이유였다.

그를 대신해 박헌도가 좌익수 겸 7번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스나이더는 벤치에서 동료들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김광현이 5회까지 던지고 마운드를 메릴 켈리에 넘기고 내려간 뒤인 6회말 스나이더는 박헌도를 대신해 대타로 나왔다.

스나이더는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치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8회말 맞은 두번째 타석에선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세번째 타석에서 결정적인 한 방을 쳤다.

연장전으로 돌입한 승부에서 넥센은 11회초 1실점해 3-4로 뒤졌다. 이대로 경기가 끝난다면 8일 2차전을 치러야 한다. 넥센 입장에서는 절대 원하지 않은 상황.

1사 후 김민성이 2루타를 치고 출루했다. 소중한 기회였다. 넥센 벤치는 김민성을 빼고 대주자 유재신을 교체 투입했다. 짧은 안타가 나오더라도 홈을 노리겠다는 의도였다.

다음 타자 스나이더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SK 네번째 투수 정우람이 던진 초구에 배트를 휘둘러 우익수 오른쪽으로 떨어지는 2루타를 만들었다. 유재신은 3루를 돌아 홈을 밟았고 넥센 벤치는 환호했다.

스나이더는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하는 결승 득점의 주인공도 됐다. 그는 서건창의 볼넷으로 3루까지 간 뒤 2사 만루에서 윤석민의 내야 뜬공 때 나온 SK 유격수 김성현의 포구 실책으로 홈을 밟아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넥센은 SK에게 5-4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낸 스나이더는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그는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정규시즌에서도 그런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 뿐만 아니라 선수들 모두 각자 맡은 역할이 있다. 교체로 경기에 들어가 안타를 치고 타점도 올려 정말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나이더는 동점 타점을 올린 2루타를 친 상황에 대해서는 "바로 앞선 타석에서 직구에 삼진을 당했다. 그래서 다음 타석에서는 초구에 직구를 노리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스나이더는 끝내기 상황이 됐던 윤석민의 타구에 대해서는 "공이 방망이에 맞는 순간에는 아웃이 될 거라고 봤다"며 "그런데 타구가 뜬 뒤 상대 투수가 가만히 서 있는 걸 보고 다른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겠다고 봤다. 그래서 홈으로 더 빨리 뛰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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