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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생 클린업 트리오…두산의 새 가능성


민병헌·김현수·양의지 연일 맹타…'4번 거포 부재' 메울 대안 부상

[김형태기자] 27일 현재 타격 15위에 가장 많은 선수를 배출한 구단은 두산 베어스다. 양의지(0.342·7위), 민병헌(0.336·8위), 김현수(0.320·14위), 김재호(0.320·15위)가 포진해 있다. 삼성과 넥센, 한화가 2명씩, NC, kt, SK, KIA는 한 명씩 올랐다. 두산 타선의 힘을 느낄 수 있다. OPS 부분에서도 양의지(0.987·8위), 김현수(0.918, 16위)가 상위권에 등재된 상태다.

올 시즌 타격호조를 보이고 있는 두산 타선의 4인방 가운데 3인(양의지·민병헌·김현수)이 1987년생 동갑내기라는 건 우연이 아니다(1988년 1월생인 김현수는 87년생들과 함께 학교를 다녔다). 유난히 스타가 많이 배출된 87년생들 가운데에서도 이들은 실력 먼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선수들이다. 타고투저 시즌이라지만 두산이 시즌 팀타율 2할9푼(3위)의 고감도 방망이를 과시하고 있는 데는 이들의 활약이 무척 크다.

우선 양의지. 야구계 일각에선 이런 말이 슬며시 나오고 있다. "양의지가 강민호(롯데)에 비해 뒤쳐지는 건 국가대표 경력과 명성 뿐"이라는 것이다. 양의지는 잡초 사이에서 핀 꽃이다. 지난 2006년 광주 진흥고를 졸업하고 두산에 입단할 때 받은 계약금은 3천만원이 전부였다.

드래프트 2차 8라운드로 간신히 프로 무대에 진출한 탓에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경찰청 복무를 거쳐 2010년부터 팀의 주전포수로 발돋움하더니 이후 리그를 대표하는 포수 중 하나로 성장했다. 타격능력은 해가 갈수록 일취월장하고 있고, 수비능력도 수준급이다.

한때 양의지에 대해 "공격에 비해 수비가 다소 떨어진다"는 평이 있었지만 현장에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한다. 포수 출신인 김태형 두산 감독은 "괜한 소리일 뿐이다. 예를 들면 '미트질'이란 게 있다. 공을 받을 때 소위 '쪼아주는 걸' 잘 해야 좋은 포수라는 이상한 선입견이 한국에는 있다. 빠지는 공을 미트질로 스트라이크처럼 보이게 하는 건 허상이다"고 한다.

그는 "그런 건 후보들이 감독에게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보여주는 행위일 뿐이다.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포수들은 그런 걸 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 양의지도 공을 받을 때 쪼아주질 않으니 수비가 허술해 보이는 것처럼 느껴질 뿐"이라고 덧붙였다.

양의지의 요즘 모습이라면 강민호와 함께 시즌 뒤 열리는 프리미어12 대표팀 선발도 충분히 기대해 볼만하다. 양의지는 "경찰청 때 야구월드컵에 참가한 경험이 한 번 있다. 프리미어12는 기회가 주어지면 꼭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민병헌과 김현수는 여전하다. 항상 그렇듯 항상 꾸준히 자신의 몫을 해준다. 매 시즌 3할타율에 두자릿수 홈런이 거의 보장된 선수들이다. 올 시즌에도 29개의 홈런과 149타점을 합작했다. 요즘 3번타자로 나서는 민병헌이 장타로 찬스를 만들면 4번 김현수가 불러들이는 공식이다.

타자에게 불리한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도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이들은 각각 '돈방석'을 예약해둔 상태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김현수에 이어 민병헌은 2017년 시즌 뒤 FA로 풀린다. 이들은 두산이 반드시 잡아야 할 선수들로 분류된다.

이들 3인방의 활약은 26일 잠실 롯데전에서도 눈에 띄었다. 민병헌은 4회말 1사1루서 몸쪽 공을 기막히게 밀어쳐 우전안타로 연결했다. 찬스가 이어지자 뒤이어 등장한 김현수는 백스크린을 강타하는 역전 3점포로 화답했다. 후속 양의지 또한 우중간 2루타로 호투하던 롯데 선발 박세웅을 두들겼다.

4회 1사까지 10명의 타자를 내리 잡아낸 박세웅은 이들 3인방의 기세에 호투의 흐름이 끊기면서 결국 패전투수로 이름을 올려야 했다. 이날 동갑내기 3인방은 11타수 5안타 3타점을 합작했다. 두산이 5-3으로 승리하는 데 타선에서 큰 힘을 발휘했다.

확실한 4번타자 부재로 고민하는 두산에 이들 87년생 클린업트리오로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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