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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보물로 성장하는 황인범, '실력 괜찮네'


전북전에서 중거리 슈팅 골맛, 유스 출신으로 기대감 커

[이성필기자] 지난 5월말 꼴찌에 허덕이는 대전 시티즌 지휘봉을 잡은 최문식 감독은 비상 체제에서 뒤를 보지 않은 축구를 구사해 클래식 잔류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선언했다.

대전에 소극적인 축구는 없다. 상대가 강팀이라도 맞받아치는 축구를 구사해 지더라도 후회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물러서서 수비만 하다가 지는 것은 최 감독의 지도 스타일이나 성격에도 맞지 않는다.

전술 변화도 확실하게 시도했다. 4-1-4-1 포메이션에 기반을 둔 공격 축구로 상대와 맞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그 중심에는 유스팀 출신 젊은 미드필더 황인범(19)이 있다.

황인범은 최 감독이 부임 후 벤치에 앉지 않고 관전을 했던 대전의 첫 경기였던 지난 5월 30일 13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며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아크 부근에서 왼발 중거리 슈팅을 해 만든 멋진 골이었다. 이 골은 황인범이 18세 253일의 나이에 넣은 골로 대전 구단 최연소 득점 기록이었다. 대전의 프랜차이즈 스타 김은중이 보유했던 18세 358일의 최연속 골 기록을 지난해 서명원이 18세 346일로 깨기 무섭게 다시 앞당겼다.

탄력을 받은 황인범은 6월 10일 FC서울전에서도 골맛을 봤다. 지난 1일 성남FC전에서도 유성기의 패스를 받아 골을 넣었다. 모두 팀이 패해 빛이 바랬지만 그의 골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최 감독은 과거 16세 이하(U-16) 대표팀 코치 시절 황인범을 지도했던 경험이 있다. 최 감독은 "(황)인범이가 어리지만, 볼을 다루는 센스가 있다. 중앙 미드필더로 조율 역할을 맡기겠다"라며 7월 대대적인 팀 개편에서도 황인범을 중심에 둘 것을 선언했다.

대전 태생인 황인범은 대전 유스팀인 유성중학교, 충남기계공고를 거쳤다. 연령별 대표팀에도 빠짐없이 승선한 엘리트다. 대전 관계자는 "프로에 올릴 때도 기대가 컸다. 프로 템포에 적응하지 못하니 연습을 정말 많이 하더라. 스스로 상황을 부여하고 그에 맞춰 훈련하는 축구 지능도 있다"라고 전했다.

최 감독과 구단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황인범은 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20라운드에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리그 1위팀을 상대로 최 감독은 황인범을 고민혁과 함께 제로톱 이현승 아래 전진 배치했다. 리바운드 볼이 생기면 황인범이 과감하게 슈팅하기를 바란 것이다.

효과는 만점이었다. 0-1로 지고 있던 전반 27분, 황지웅이 왼쪽에서 연결한 볼을 받아 황인범이 미드필드 왼쪽에서 호쾌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터뜨렸다. 권순태 전북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볼은 골대 오른쪽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스타 탄생의 순간이었다. 경기장에 있던 관중 모두는 기립박수를 쳤다. 만 19세인 황인범의 과감한 판단력과 묵직한 슈팅에 두 번 놀랐다. 최 감독도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대전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는 황인범이 그나마 A대표팀 승선 희망을 주는 선수"라고 칭찬에 바빴다.

최 감독은 이날 황인범을 중심으로 새로 영입한 이현승, 한의권, 고민혁, 손설민, 김태봉을 모두 투입하는 강수를 던졌다. 경기 전 최 감독은 "오늘은 예고편이다"라며 강력한 생존 축구를 예고했는데 황인범이 역시 최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황인범은 자신의 득점 후 계속되는 실점에도 신경쓰지 않고 마치 치타처럼 뛰어 다녔다. 대전은 이들의 활약에 황인범의 조율 능력과 골이 섞여지는 그 날을 기다리는 기다리고 있다. 이날 대전은 객관적 전력에서 앞서는 전북과 난타전 끝에 3-4로 아쉽게 패했지만 황인범 등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패배 결과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조이뉴스24 대전=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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