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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타석 홈런 정훈 "그래도 수비가 먼저"


모자챙에 문구 직접 적어 넣고 '실수 줄이기' 다짐

[류한준기자] 정훈이 롯데의 3연승을 화끈한 방망이로 이끌어냈다. 정훈은 26일 열린 SK 와이번스전에서 올 시즌 개막 후 두 번째로 한 경기 4안타 맹타를 기록했다. 그 중 두 개는홈런으로 경기 후반 상대 추격의지를 꺾는 연타석포였다.

정훈은 롯데가 SK에 10-5로 이긴 뒤 수훈선수로 선정됐고 중계방송 인터뷰도 가졌다. 팀 동료 황재균이 정훈을 향해 케첩을 뿌리는 장난도 쳤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롯데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덕아웃에서 껄껄 웃었다.

그러나 맹활약을 펼치고도 정훈은 마음놓고 웃을 순 없었다. 최근 들어 수비에서 자주 범하고 있는 실책 때문이다. 그는 16일 수원 kt 위즈와 경기가 끝난 뒤에도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수비 실수로) 투수들에게 특히 더 미안하다"고 고개를 떨군 바 있다. 당시에도 임시로 맡은 리드오프 역할을 잘 수행하는 등 공격에서는 제몫을 해내고 있었지만 수비 때문에 정훈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이날 SK전도 마찬가지다. 정훈은 "타격보다 수비가 먼저"라며 "수비 부담이 분명히 있다. 자꾸 실수를 반복하게 되니 어쩔 수 없더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반면 타석에선 오히려 편하다"며 "그래서 최근 잘 맞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정훈은 타율을 3할2푼9리(167타수 55안타)까지 끌어올렸다. 규정타석(145타석)을 채운 롯데 타자들 중에서 강민호(3할3푼1리)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이런 페이스를 시즌 마지막까지 유지한다면 지난해 아쉽게 달성하지 못한 3할 타율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 정훈은 "그래도 역시 수비를 먼저 생각하고 있다"며 "안타보다는 수비 실책을 줄이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6연전 기간 동안 자청해서 내야 펑고 훈련을 따로 받았다. 정훈은 "수비에서 실수가 나오는데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고 했다. 각오도 새롭게 했다. 모자챙 안쪽에 매직펜으로 '수비집중'이라고 직접 적어넣었다. 정훈이 올 시즌 주된 모토로 삼은 문구다.

그는 "kt와 3연전 기간 동안 타석에선 멀티히트를 쳤는데 수비에선 실책 두 개를 저질렀다. 숙소로 돌아가 바로 적어넣었다"고 했다.

그는 수비 실수를 줄이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이종운 롯데 감독도 "(정)훈이의 경우 기술적인 문제라기보다 실수를 하다보니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이 감독은 "훈이 스스로가 이를 잘 헤쳐나와야 한다"고 격려했다.

정훈은 지난 2012시즌부터 2루 수비를 보는 시간이 조금씩 늘어났다. 선배인 조성환(은퇴, 현 KBS N 스포츠 야구해설위원)과 박준서에 이어 롯데의 세 번째 2루수로 뛰었다. 당시에는 포구 후 송구가 불안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는 2013년부터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지난해부터 확실하게 주전 자리를 꿰찼다. 주전으로 기용되고 있는 만큼 책임과 부담도 함께 커진 것이다. 이 감독의 얘기처럼 실책을 최소화하고 실수를 줄이는 건 정훈의 몫이다. 정훈은 "내가 팬이라고 하더라도 실수에 대해서 비난을 하겠더라"고 했다. 그러나 심한 자책은 오히려 경기력 유지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실책 역시 경기의 한 부분이다.

조이뉴스24 인천=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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