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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재, 몸 던진 투지와 가족 향한 미안함


송구 맞더라도 살겠다는 투지, 조동찬 부상 이후 웃는 것도 조심스러워

[정명의기자] 적장의 퇴장까지 유도(?)해낸 LG 트윈스 문선재(25)의 주루 플레이에는 몸을 사리지 않은 투지가 숨어 있었다.

문선재는 지난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7회말 대주자로 투입돼 도루를 시도, 상대 견제에 걸렸지만 재치있는 슬라이딩으로 2루에서 세이프됐다. 이 과정에서 문선재가 3피트 라인을 이탈했다는 항의를 하던 김기태 KIA 감독이 퇴장당하는 장면까지 연출됐다.

다음날인 16일 잠실구장. 문선재는 "태그를 피해 살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내가 실수(견제에 걸린)를 했기 때문에 아웃되면 내가 죽게 생긴 상황이었다"고 전날 상황을 떠올렸다.

이어 문선재는 "견제에 걸린 뒤 아예 슬라이딩도 안하려고 했다. (송구에) 맞고라도 살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슬라이딩 없이 2루로 뛰어 들어가 템포를 죽인 뒤 태그를 피해 슬라이딩, 세이프 판정을 받았던 문선재다.

세이프가 됐긴 했지만 문선재의 도루는 인정되지 않았다. 1루수 필의 송구 실책이 기록되며 문선재에게는 도루 실패 기록이 주어진 것. 분명 견제에 걸린 것은 문선재의 주루 미스다. 하지만 문선재는 재치 넘치는 주루 플레이로 세이프됐다. 송구를 맞고라도 살겠다는 투지가 만들어낸 장면이었다.

문선재에게는 난감했던 장면이기도 했다. 김기태 감독은 지난해까지 LG 사령탑을 맡았던 문선재의 이전 스승. 그런 김 감독이 자신의 플레이 때문에 격렬한 항의를 펼치다 퇴장까지 당한 것이다. 잠시 2루 베이스 뒤에서 쉬고 있던 문선재는 당황스러움에 항의하는 김 감독의 뒤로 멀찍이 물러났다.

문선재가 신경을 쓴 것은 또 있었다. 중계 카메라에 포착된 자신의 웃는 얼굴이었다. 문선재가 KIA 2루수 최용규와 나란히 서서 잠시 얼굴에 미소를 띄웠다. 문선재는 "(최)용규 형이 '그냥 죽지 그랬어'라고 말하더라. 그래서 웃음이 났다"며 "그런데 웃는 것가지고도 뭐라고 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수많은 안티팬을 거느리고 있는 문선재다. 지난 2013년 삼성과의 경기에 1루수로 나섰다가 수비 중 조동찬과 충돌, 조동찬에게 큰 부상을 입혔기 때문. 사고 후 문선재는 조동찬에게 거듭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문선재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다.

문선재는 "당시 충돌 후 물을 마신 것만 가지고도 욕을 많이 먹어서 뭐든 조심하게 된다. 그 때 내가 찾아서 마신 것도 아니고 옆에서 주길래 마신 것 뿐인데"라며 "그 일로 가족들까지 안 좋은 소리를 들어서 미안하다"고 어두운 목소리를 들려줬다.

조이뉴스24 잠실=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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