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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레일리 "땅볼 유도가 내 특기…사직구장 기대"


장원준 빈자리 메울 일순위 후보…'찜닭 좋아요' 음식 적응 OK

[류한준기자] KBO리그에 처음 발을 내딛지만 그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브룩스 레일리(롯데 자이언츠)는 송승준, 조쉬 린드블럼과 함께 올 시즌 롯데 선발 마운드를 책임질 선수로 꼽힌다.

롯데는 올 시즌 선발진에 좌완이 귀한 편이다. 지난 시즌까지 장원준(두산 베어스)과 쉐인 유먼(한화 이글스)이 있었지만 둘 모두 다른 팀 유니폼을 입었다. 올해 롯데 선발 요원 중에서는 레일리가 유일한 좌완이다.

레일리는 오프시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팀을 떠난 장원준과 한화로 이적한 유먼의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

레일리는 지난 2일 일본 가고시마에서 열린 팀 자체청백전에서 청팀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인상깊은 투구를 보였다. 그는 3이닝 동안 안타는 단 한 개만 내줬다. 무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두 번째 투수 정재훈에게 넘기고 내려왔다.

레일리의 피칭 내용 중 눈에 띄는 부분은 땅볼로 처리한 횟수다. 레일리는 가고시마 캠프 마지막 청백전을 앞두고 "스트라이크존과 변화구 점검, 땅볼 유도"라고 말했다. 그는 백팀 타자 11명을 상대하며 6차례나 땅볼 타구를 유도해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레일리는 "미국에서 선수로 활동하면서부터 굳어진 내 스타일"이라고 웃었다. 그는 "타자와 승부를 할 때 땅볼 유도가 항상 첫 번째"라며 "생각한 대로 잘 던진 것 같다"고 얘기했다.

동료들도 레일리의 구질과 투구 내용에 대해 칭찬이 이어졌다. 레일리는 "선수들의 말은 정말 고맙다"면서도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고 더 발전해야 한다. 직구가 아닌 커브를 던질 때도 스트라이크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레일리는 청백전에서 직구 외에 커브와 체인지업을 던졌다. 구속은 커브의 경우 125km, 체인지업은 133km를 각각 기록했다. 레일리는 청백전 투구를 통해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하지만 아직 온전한 평가를 내리기엔 이르다. 시범경기도 치러야 하고 정작 중요한 건 오는 28일 개막하는 정규시즌 활약이다.

레일리는 "시즌은 길다"며 "그 기간 동안 힘이 드는 건 당연하다. 부진한 경기를 하거나 슬럼프가 길어진다고 하면 다른 무언가를 시도하기보다는 항상 해오던 대로 꾸준히 연습하고 준비를 할 뿐"이라고 했다. 그는 "좀 더 굳게 마음을 먹어야 한다. 멘탈적인 부분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슬럼프 탈출 노하우를 언급했다.

그는 1988년생이다. 한국나이로 28세. KBO리그에서 뛰는 외국인선수치고는 젊은 편에 속한다. 한국행을 결정하고 롯데 유니폼을 입은 소감은 어떨까.

레일리는 "아내와 부모님과 전화를 하면서도 얘기를 했다. 지금 이 순간이 더없이 행복하다"며 "팀과 동료 그리고 코칭스태프 모두가 친절하게 잘 해준다. 무엇보다 가식 없이 늘 진실되게 대해주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롯데로 온 건 더할나위 없는 선택"이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는 "어떻게 더 나은 플레이를 할 지 그부분만 고민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가고시마 캠프 일정이 끝나면 레일리에게도 본격적인 부산 생활이 시작된다. 그는 "애리조나 캠프에서 돌아온 뒤 가고시마로 가기 전 하루 동안 부산에 있었다"며 "음식이 맛있었다. 특히 찜닭이 그렇다"고 말했다.

찜닭하면 떠오르는 선수가 있다. 2012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3년 동안 롯데 마운드를 받쳤던 유먼이다. 유먼은 롯데 시절 '찜닭 맛이 일품'이라는 얘기를 자주 했다. 레일리는 입맛만큼은 이미 한국식에 적응을 끝낸 셈이다.

그는 "사직구장도 가봤다"며 "사진으로 보며 느낀 것보다 실제로 와서 보니 크고 넓었다. 앞으로의 생활이 정말 기대된다"고 했다. 레일리는 조만간 아내를 만난다. 대학시절 처음 만나 결혼에 골인한 아내 역시 미국여자축구국가대표에 선발될 정도로 운동을 잘한다. 레일리는 "아내가 곧 한국에 와서 2주 동안 있을 것"이라며 "한국생활에 대한 준비를 돕고 다시 미국으로 갔다가 여름쯤 다시 돌아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레일리는 열성적인 롯데 팬들의 존재가 반갑다. 그는 "시카고 컵스에서 뛴 경험이 있다"며 "컵스팬들은 열성적인데 얘기를 들어보니 롯데팬들은 그들과 닮은 것 같다"고 했다.

물론 성적이 좋고 야구를 잘 한다면 팬들의 응원은 큰 힘이 된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 선수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레일리는 "나와 팀이 좋은 성적을 낸다면 그런 불편함은 언제든 환영"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음의 준비는 되어있다. 오히려 프로선수로서 아무도 나를 알아보지 못한다는 것이 더 슬픈 일"이라며 다시 한 번 껄껄 웃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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