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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 새내기' 강정호. PNC파크 넘어라


스프링캠프서 '눈도장' 받는 것이 최우선 과제

[류한준기자]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메이저리거 데뷔를 앞두고 첫 발걸음을 뗐다.

강정호는 새로운 소속팀이 된 피츠버그의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플로리다에 짐을 풀었다. 팀 동료들보다 2주 앞서 캠프에 왔다.

강정호가 담금질을 시작할 브래드턴 맥케니치필드는 지난 1925년 피츠버그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빌 멕케니치의 이름을 땄다. 강정호에겐 낯선 곳은 아니다. 현대 유니콘스 시절 이곳에서 스프링캠프를 가진 경험이 있다.

경쟁자이자 동료들인 피츠버그 야수조가 모두 합류하는 24일(이하 한국시간)부터 본격적인 합동 훈련이 시작된다. 강정호에게 이번 스프링캠프는 무척 중요하다. 부담감도 극복해야 한다.

강정호는 지난 15일 피츠버그 소식을 전문적으로 전하고 있는 매체인 '파이어리츠 프로스펙츠'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내가 잘해야 좀 더 많은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다"고 했다.

야수로서는 국내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최초의 선수라는 상징성과 의미를 강정호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장점' 끌어올리기

강정호가 갖고 있는 기량에 대해 미국 현지 평가는 후한 편이 아니다. 의문부호를 붙이고 있다.

그는 지난해 넥센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40홈런을 기록했다. 2012년에는 25홈런 21도루를 기록하며 '20-20' 클럽에도 이름을 올렸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거둔 성적이지만 강정호는 지난해까지 9시즌을 뛰며 통산 139홈런을 쳤다. 유격수로는 흔치않게 장타력에서 장점을 갖고 있는 것이다.

물론 국내와 미국에서 상대하는 투수들의 기량과 스타일은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타격을 해야 한다.

'파이어리츠 프로스펙츠'는 강정호가 훈련하는 장면을 지켜본 뒤 "장타력이 눈에 띈다"고 전했다. 이런 기대를 캠프까지 이어가야 한다.

타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의구심을 털어내야 한다. 피츠버그가 강정호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에 있었다.

강정호는 캠프에서 유격수뿐 아니라 2, 3루 수비 훈련도 할 가능성이 높다. 넥센에서는 그동안 꾸준히 유격수로 나왔다.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새로운 자리가 주어져도 적응을 해야 한다.

그는 플로리다로 오기 전 넥센의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2루수 훈련을 시작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기본적으로 수비 센스가 있는 선수"라며 "(강)정호는 피츠버그에서 2루수나 3루수 수비에도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호의 포지션 결정은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이 최종 결정할 문제다. 강정호는 "모든 포지션에서 뛸 수 있게 준비를 하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했다.

▲투수친화적 홈구장을 넘어라

강정호가 스프링캠프에서 연착륙에 성공한다면 메이저리그 개막과 함께 피츠버그의 홈구장 PNC파크에서 뛸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PNC 파크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대표적인 투수친화적인 구장으로 꼽힌다. 메이저리그 관련 각종 통계를 소개하고 있는 '팬그래프닷컴'의 소개에 따르면 PNC 파크에서 홈런이 나오는 확률은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중 28위다.

특히 우타자가 홈런을 칠 확률은 가장 낮다. 좌중간 펜스가 다른 구장과 견줘 깊은 편이라 우타자에게 불리하다. 홈플레이트를 기준으로 좌중간 펜스까지 거리는 389피트(약 118.57m)나 된다. 가장 먼 곳은 410피트(약 124.97m)다. 그런데 외야 좌석 배치 때문에 가운데 펜스는 오히려 399피트(약 121.62m)로 줄어든다.

우중간 펜스까지 거리는 375피트(약 114.3m)다. 좌중간을 제외하면 국내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잠실구장 펜스와 비슷한 거리다. 강정호는 지난해 잠실구장에서 4홈런을 기록했다.

강정호가 지난 시즌 기록한 40홈런의 방향을 살펴보변 좌측이 17개, 좌중간이 8개, 가운데가 7개, 우중간이 2개, 우측이 5개였다.

PNC 파크의 가장 먼 곳이 좌중간인데 강정호는 그 쪽 방향으로 타구를 날려서도 충분히 담장을 넘길 수 있다. 좌중간으로 넘어간 타구 중 한 개를 빼고 나머지는 모두 비거리 120m를 넘겼다. 우타자에게 불리한 PNC 파크라고해도 얼마든지 홈런을 노려볼 수 있다는 의미다.

▲마이웨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강정호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건 자신감이다. 그는 국내에서 몸에 익은 타격폼을 수정하지 않기로 했다. 강정호는 타격 준비시 왼발을 크게 든다. 공을 때릴 때 힘을 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타격 준비부터 배트에 공을 맞히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찰나의 순간 이뤄지는 타격이기 때문에 손해를 볼 수 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던지는 강속구 공략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따른다.

강정호가 다리를 드는 이유는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서다. 중심이동이 크게 없다. 일반적인 '외다리 타법'과 차이다.

염경엽 넥센 감독도 강정호의 타격 자세에 대해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강정호의 방식에 힘을 실어줬다. 염 감독은 지난 시즌 취재진으로부터 강정호의 타격 준비 자세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염 감독은 그 때마다 "(강)정호가 다리를 드는 건 투구 동작에 대한 타이밍을 잡기 위한 것"이라며 "투수의 키킹 동작이 짧을 경우 정호가 다리를 드는 시간도 같이 짧아진다"고 설명했다.

강정호는 '파이어리츠 프로스펙츠'와 인터뷰에서 "(다리를 드는 동작은)자연스러운 것이라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피츠버그 캠프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할 것"라고 말했다. 타격폼을 인위적으로 바꾸지 않겠다는 의미다. 자신의 타격 습관을 그대로 가져가는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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