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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 '화려한 은퇴'는 없다…"나는 스타가 아니다"


아시안컵 끝으로 대표 은퇴하는 차두리, 그가 꿈꾸는 마지막은?

[최용재기자] 차두리(FC서울, 35)의 국가대표 은퇴가 다가오고 있다.

차두리는 고심 끝에 이번 2015 호주 아시안컵 출전을 끝으로 국가대표팀에서 은퇴하기로 결정했다. 차두리는 소속팀 FC서울에서는 올해 1년 더 선수 생활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태극마크는 내려놓기로 했다.

지난 14년 동안 후회 없이 대표팀 생활을 했다. 영광과 상처 모두 받았지만 후회는 없었다. 그리고 은퇴를 결심한 더욱 중요한 이유. 이제는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길을 터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물러난 자리에, 후배들이 들어와 자신보다 더 훌륭한 활약을 하고, 더 멋진 선수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차두리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차두리의 국가대표 경기는 적으면 1경기, 많으면 3경기가 남았다. 이제 아시안컵은 8강 토너먼트로 진입했다. 한 경기 지면 대회는 끝난다. 그렇기에 한국 대표팀이 8강전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지면 차두리의 국가대표 생활도 끝나게 된다. 한국의 다음 경기가 곧 차두리의 은퇴경기가 될 수도 있다. 차두리는 아시안컵 매 경기가 마지막이 될 수 있다.

차두리의 지금 마음, 심정은 어떨까. 오는 22일 열리는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이 자신의 마지막 대표팀 경기가 될 수도 있다. 이 경기에서 반드시 이겨야 차두리의 대표팀 생활도 연장된다. 우즈베키스탄전에 임하는 자세, 대표팀의 그 어떤 선수보다 차두리의 의지와 간절함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일 오후 호주 멜버른의 대표팀 훈련장인 레이크사이드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마친 차두리를 만났다.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는 8강전을 앞둔 차두리. 그런데 의외였다. 그는 '덤덤'했다.

차두리는 "대표팀이 우즈베키스탄전에 만약 패배한다면 나의 대표팀 생활도 끝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은퇴에 대해서는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당장은 크게 생각할 일도 아니다"라며 차분하게 말했다.

차두리가 덤덤할 수 있는 결정적 이유, 우즈베키스탄전이 자신의 국가대표 은퇴전이 되지는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벌써 대표팀 생활을 끝낼 수는 없었다. 차두리는 앞으로 딱 3경기만 더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뛰기를 바라고 있다. 3경기면 된다.

차두리는 "나의 대표팀 생활이 당장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게 빨리 끝날 수는 없다. 은퇴를 앞두고 있는 지금 나는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고 있다. 지금은 결승전까지 가겠다는 생각뿐이다. 결승전 장소인 시드니로 넘어가서 31일까지 남고 싶다. 은퇴에 대한 생각보다는 결승에 간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며 오직 결승전을 치를 그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우즈베키스탄과 8강전이 될 지, 4강전일 지, 아니면 차두리의 간절한 바람대로 결승전이 될 지, 분명 이번 아시안컵에서 차두리의 은퇴 경기는 열리게 된다.

차두리는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다. 팀 동료와 코칭스태프, 그리고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선수다. 그동안 한국 축구에 헌신했고, 한국 축구의 영광과 함께 했고, 한국 축구의 하나의 아이콘이었던, 한국 축구 역사에 이름을 남길 만한 선수다.

이런 스타의 은퇴 경기 하면 어떤 생각이 들고 어떤 장면이 떠오르는가. 큰 박수를 받아야 하고, 눈물과 감동이 섞일 것이며, 팀 동료들이 전하는 우정과 존경의 마음도 있을 것이다.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차두리가 주인공이 될 수밖에 없다. 팬과 동료들의 갈채 속에 '화려하게' 차두리는 태극마크를 내려놓을 것이다. 차두리는 분명 그럴 만한 가치가 있고 자격이 있는 선수다.

그런데 차두리는 이런 '화려함'을 거부했다. 차두리는 화려한 은퇴를 원하지 않고 있다. 자신에게 초점이 맞춰지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자신이 아닌 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했다. 주인공은 자신이 아닌 동료들이 돼야 한다고도 했다. 차두리가 바라는 이상적인 은퇴경기의 모습은 아시안컵 우승컵을 들어올려, 대표팀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차두리는 "나는 마지막까지 대표팀을 도와야 하고 대표팀을 위해 뛰어야 한다. 이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다. 마지막에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아시안컵 우승을 하면 너무나 기쁠 것 같다. 나의 은퇴경기가 아니라 동료들과 함께 우승을 하는 경기가 돼야 한다"며 아시안컵 우승컵을 동료들과 함께 들어올리기를 열망했다.

그리고 차두리가 화려한 은퇴경기를 거부한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차두리는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화려하게 은퇴할 생각이 없다. 화려하게 은퇴를 하는 것은 스타 선수들이 그렇게 하는 것이다. 나는 스타가 아니다."

조이뉴스24 멜버른(호주)=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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