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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故 신해철에 띄운 편지…먹먹하고 뜨거웠다(종합)


신성우-이수-김진표 등 추모 함께해

[이미영기자] '마왕' 신해철이 하늘로 떠난지 두 달, 노래들은 이 땅에 남았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노래들,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위안을 안겼던 노래들이 무대에 울렸고 팬들을 울렸다.

많은 음악 동료들이 함께한 넥스트의 공연에 故 신해철의 음악 열정이, 뛰어났던 천재성이, 27년 동안 남긴 음악들이 오롯이 살아났다. 신해철을 잃은 슬픔과 뜨거운 열기과 공존했기에, 신해철이 더욱 그리운 하루였다.

27일 오후 서울 안암동 고려대학교 화정 체육관에서 넥스트 Utd. 콘서트(부제 '민물장어의 꿈')가 열렸다. 공연에는 신해철의 가족들과 약 5천여 명의 관객이 찾아 넥스트와 故 신해철의 음악에 열광하고 고인을 기렸다.

공연의 시작은 故 신해철이 열었다. 어린시절과 학창시절 고인의 사진들로 꾸며진 영상, 故 신해철의 육성 내레이션을 시작으로 넥스트 3집 앨범 수록곡 '세계의 문' 노래가 흘러나왔다. 역대 넥스트 멤버 김세황 김영석 이수용 지현수의 연주에 고인은 스크린 속에서 함께 노래했다. 생전 이 곡을 열정적으로 부르던 고인의 모습과 목소리는 시작부터 관객들을 먹먹하게 혹은 열광케 했다.

공연의 1, 2부는 故신해철과 동시대 함께 활동을 했거나 음악으로 인연을 맺었던 신성우와 이수, 홍경민, 김진표, 김원준, 에메랄드캐슬 지우, K2 김성면, 변재원, 크래쉬 안흥찬 등 연예계 동료들이 고인의 빈자리를 채웠다. 무대를 휘어잡는 강렬한 록부터 감성 발라드까지, 故 신해철의 폭넓었던 음악들이 관객들의 추억을 일깨웠다.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신성우는 "(신)해철이가 여기 있다고 생각하고 가열차게 외치는 거야"라며 관객들의 함성을 유도한 후 '라젠카, 세이브 어스(Lazenca, Save Us)'로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고인의 제자였던 이수는 '더 드리머(The Dreamer)'로 무대를 장악했으며 곡의 말미에는 눈시울을 붉히며 "사랑합니다"를 외쳤다.

김진표는 故 신해철을 담은 자작랩으로 관객들을 뭉클하게 했다. 음악적 우상인 신해철의 제스처를 공연에서 따라한 적 있다는 이야기, 어린 아이처럼 자기 자랑을 하던 모습을 떠올렸다. 그는 "이런 것을 왜 벌써 추억해야 하는지"라며 "이제는 정말 슬픈 표정 하지 말라고. 지금 웃고 있지. 해줄 수 있는게 이것 뿐이라서 미안해. 잊지 않을께"라는 가사로 먼저 세상을 떠난 故 신해철을 기렸다.

2부 포문을 연 '사탄의 신부'. 데빈, 김동혁, 쌩, 쭈니 등 넥스트의 역대 멤버들의 연주와 신해철의 목소리가 어우러졌다. 넥스트의 전성기를 열어준 곡들이 차례로 소개됐다.

김원준의 '그로잉 업(Growing Up)'과 에메랄드캐슬 '먼훗날 언젠가', K2 김성면의 '이중인격자' 무대가 지난 추억을 불러일으켰다. '응답하라 1994'에도 삽입되며 다시 한 번 큰 인기를 끌었던 '인형의 기사' 무대에서는 관객들이 다함께 노래를 합창하기도 했다. 2부의 마지막곡 무대였던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에서는 크래쉬 안흥찬이 강렬한 록무대로 관객들을 뛰게 했고, 전율케 했다. 한껏 달아오른 무대가 끝나자 관객들은 "넥스트"를 환호했다.

3부는 넥스트의 영광을 함께 했던 과거 멤버들, 그리고 신해철이 마지막까지 음악적 열정을 불태우며 재결성했던 넥스트유나이티드 멤버들이 하나로 어우러졌다. 넥스트유나이티드의 현 보컬인 이현섭은 넥스트의 지난 노래와 신해철의 솔로곡들을 무대에 올렸다.

'해에게서 소년에게' '히얼 아이 스탠드 포 유(Here, I Stand For You)' 등 울림 있는 무대로 관객들에 감동을 전한 이현섭은 故 신해철을 떠올렸다. 그는 5천여 관객들을 향해 "오늘은 마음껏 웃고 마음껏 떠들고 마음껏 뛰고 마음껏 울다 가셨으면 좋겠다. 그렇게 하는게 형도 원하는 바일 거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현섭은 故 신해철에 보내는 노래라며 피아니스트인 故 신해철의 사촌동생 신지우 양의 피아노 연주에 맞춰 '일상으로의 초대'를 불렀다. 이현섭은 목이 메어 끝내 노래를 잇지 못하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

관객들도 '날아라 병아리'로 故 신해철을 추억했다. 故 신해철이 가족들과 행복하게 웃던 모습, 아들과 딸을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던 모습, 아내와 뜨겁게 키스하는 모습, 편안한 잠옷 차림의 일상, 무대 위에서 관객들에게 둘러싸여 행복해하는 모습이 스크린에 담겼다. 관객들은 조용히 노래를 따라부르기도 하고 눈물을 쏟기도 했다.

이현섭은 "지난해 형에게 사는게 힘들다고 넋두리를 했다. 펑펑 울었다. 두번째까지는 받아줬는데 세번째부터는 그만 징징 대라고 하셨다. 엄청 혼냈다. 그 때 혼내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거다. 형 없어도 우리끼리 잘 살고 잘 먹고 잘 놀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보여주자"고 했고, 관객들은 뜨거운 함성으로 화답했다.

약속대로 뜨거운 무대가 이어졌다. '안녕'으로 관객들과 한바탕 뛰어논 이현섭은 "감사하다. 형이 지켜봤다면 흐뭇해 했을 것"이라고 만족스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현섭은 "형이 저번 공연에서 앞으로 여러분 기다리지 않게 하겠다고 했었는데 어떤 방식으로든 그 마음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형이 쌓아왔던 명성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하겠다. 넥스트의 음악은 영원할 것이다"고 약속했다. 관객들은 박수로 넥스트의 앞날에 응원을 보냈다.

넥스트의 공식 마지막 무대였던 '재즈카페'가 끝난 후 故 신해철의 '민물장어의 꿈' 공연장에 울려퍼졌다. 故 신해철의 장례식장에 울려퍼져 애달픈 슬픔을 전하기도 했던 곡이다. '민물장어의 꿈' 속에 담긴 故 신해철의 생전 영상을 보며 관객들의 저마다의 방식으로 고인을 추모했다.

이날 공연에서 신해철의 흔적은 곳곳에서 느껴졌다. 관객들은 '마왕' 신해철을 잃은 슬픔에 눈물을 쏟기도 했고, 신해철의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다. 그러나 관객들은 그가 남긴 음악의 향연에 여전히 환호하고 즐거워했다. 넥스트의 앞날을 응원했고 축복했다.

마지막곡 '그대에게'는 넥스트와 관객들이 온마음을 다해 신해철에 띄우는 편지였다.

'나는 언제나 그대 곁에 있겠어요~'.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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