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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에서 양산되는 '태극마크에 배고픈 자들'


훈련 첫 날 강수일 뜨자 다음날 이종호 오버헤드킥 골로 어필

[이성필기자] 축구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제주 서귀포 전지훈련에서 열정이 있고 배고픈 선수를 찾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번에 대표 소집된 28명 중 14명이 태극마크를 처음 달았다. 첫 대표 선발이라는 압박을 이겨내고 즐기면서 창의력을 발휘하는 자가 슈틸리케 감독의 '깜짝 발탁' 대상자가 될 수 있다. 꼭 내년 1월 아시안컵에 출전하지 못하더라도 8월 중국 우한에서 열리는 동아시안컵과 이후에 예정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예선이 기다리고 있다. 앞으로 쓰임새 많은 대표팀의 일원으로 합류가 가능할 수 있기 때문에 허투루 보낼 수 없는 시간이다.

슈틸리케 감독의 의도는 연일 선수들의 헝그리 정신을 자극하고 있다. 15일 서귀포 시민축구장에서 열린 첫날 훈련에서는 강수일(포항 스틸러스)이 단연 눈에 띄었다. 가장 고민이 깊은 공격수 포지션에서 가능성을 엿보인 것이다.

둘째 날인 16일에는 이종호(전남 드래곤즈)가 자신의 장기인 저돌적이고 투박한 플레이가 무엇인지 보여줬다. 이종호는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로 금메달에 기여했고 올해 10골 2도움의 개인 최고 성적을 내는 등 해가 지날수록 실력이 늘고 있다.

이종호는 김승대(포항 스틸러스)의 엉덩이 근육 부상으로 대체 선발됐지만 상황에 개의치 않았다. 연령별 대표팀을 꾸준히 거쳐오며 얻은 자신감이 A대표팀 첫 발탁이라는 부감담을 누그러뜨렸다. 이종호는 "(슈틸리케 감독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도록 노력하겠다. 현재 목표한 것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포부대로 이종호는 동료들과의 몸싸움을 극복하며 골문 앞에서 힘을 보여줬다. 오버헤드킥으로 골을 넣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수비가 잠시 틈을 보이자 놓치지 않고 재치있는 플레이로 모두의 탄성을 이끌어냈다.

상대적으로 덜 관심을 받은 미드필드 쪽에서는 김은선(수원 삼성)이 눈에 띄었다. 좁은 공간에서 좌우로 연결해주는 패스나 전체 틀을 잡아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의 파트너가 되거나 플랜B로 나서야 할 때는 큰 경기 경험이 없어 검증이 필요하다는 문제가 따르지만 인상을 남기기에는 충분했다.

올 시즌 '신인들의 무덤' 전북 현대에서 당당히 주전을 차지한 이주용도 처음 A대표팀에 온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적극성이 돋보였다. 동료들이 "주용아"를 수없이 외칠 정도로 볼에 대한 집착이 좋았고 직선적인 플레이로 공격수들 근처까지 파고드는 등 슈틸리케 감독이 요구한 '굶주린' 모습을 보여줬다.

축구대표팀 관계자는 "A대표팀에 처음 오는 선수들이 다수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서로 질문을 하면서 도움을 주고 받는 장면이 많다. 토론을 통해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려는 모습들에 코칭스태프도 흐뭇하게 여기고 있다. 자신이 아시안컵에 선발되지 않아도 나중에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고 훈련 프로그램을 충실히 소화하고 있다"라며 긍정적인 기운이 퍼지고 있음을 전했다.

조이뉴스24 서귀포(제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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